멤피스


전날 밤, 룩소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다시 카이로로 돌아온 우리는 아침 일찍 카이로의 남쪽에 위치한 멤피스로 향하였다. 멤피스로 가는 길에는 당나귀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당나귀는 성격이 온순하고, 소나 말보다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곳 사람들은 당나귀를 주로 타고 다닌다고 한다. 길을 가는 사람들 뒤로 약간은 허름한 건물들과 도로가 보였다. 드디어 멤피스에 도착했다.

 

 

 

 

그림 1 프타 신의 모습

 

 

고대 이집트의 정치․경제․문화․종교의 중심지이고, 한 때는 파라오의 대관식을 거행할 정도로 번성했던 멤피스지만, 길가에 드문드문 있는 옛 신전이나 왕궁의 흔적만이 그런 과거의 일들을 말해주고 있었다. 멤피스는 하 이집트의 제 1왕국 때부터 상․하로 통일된 이집트 고왕국의 기원전 2200년까지의 수도였다. 멤피스라는 이름은 옛 이름은 고대 이집트어로 ‘피라미드의 아름다움은 영원하다’라는 뜻으로, 사카라의 남부에 있는 고왕국 제6왕조의 페피 1세의 피라미드의 이름인 멘네페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흰 성벽’이라는 뜻의 이네브 헤즈, 상,하 두 이집트의 지배를 상징한 ‘두 땅을 묶는 곳’이는 뜻의 앙크 타위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또한 멤피스는 창조신 프타 신앙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멤피스에는 왕궁 이외에도 프타 신전이 곳곳에 있었는데, 4세기 초 로마의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공인(밀라노 칙령)하고, 데오도시우스 1세가 그리스도교 이외의 신앙을 금지시켰고, 이 때 멤피스의 프타 신전도 파괴되었다. 고대 이집트어로 프타는 ‘우주의 건설자’라는 뜻으로, 다른 곳에서와 달리 멤피스에는 프타를 중심으로 한 천지창조 신화가 있었다.

 

이 신화에 따르면 프타가 그의 심장과 혀로 아툼을 비롯하여 헬리오폴리스의 아홉 신을 만들어 천지를 창조했으며, 태양신 라의 눈물로 인간을 창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집트 신화에서 프타의 부인은 파괴의 여신인 세크메트이며, 아들은 연꽃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를 가진 네페르툼인데, 이들은 ‘멤피스의 삼신’이라고 불린다. 프타의 모습은 등에 육체적인 안녕을 상징하는 메나트를 메고 손에는 생명을 나타내는 앙크(☥)와 부활을 상징하는 제드 장식의 지팡이를 들고 머리를 깎은 미라로 표현된다. 

 

 

지금의 멤피스에는 프타 신전 유적의 입구에 있는 조각 박물관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곳에는 위대한 파라오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와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 거상은 원래 누워있는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3천 4백여 년 전에 람세스 2세가 프타 신전을 확장하면서 만든 것으로 그 당시 신전 앞에는 2개의 거상이 있었다. 하나는 지금 멤피스의 조각 박물관에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얼마 전까지 카이로의 람세스 중앙역 광장에 서 있었다.

 

이 거상은 대기오염과 자동차, 열차의 진동으로 훼손될 염려가 있어 2008년에 대이집트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현재 조각 박물관 안에 누워있는 람세스 2세의 거상은 왕관의 일부와 무릎 이하의 한쪽 다리와 한쪽 팔꿈치가 떨어져나가고 늪에 박혀 있던 것을 1820년에 발굴하여 이곳에 옮겨다 놓았다고 한다. 한 개의 큰 석회암을 깎아서 만든 이 석상은 원래 그 길이가 15m였다. 지금은 파손되어 12m만 남아 있으며 그 무게가 80t이나 된다.

 

박물관 앞뜰로 나오면, 람세스 2세의 입상과 여러 가지 조각들, 그리고 멤피스의 스핑크스와 멤피스의 신수인 황소 아피스의 해부대가 있다. 멤피스의 스핑크스는 기자의 스핑크스 다음으로 큰데, 기자의 것보다 얼굴부분이 훼손되어있지 않아서 스핑크스의 얼굴을 볼 수 있다.

 

 

 

 

그림 2 성스러운 소 아피스

 

 

설화 석고로 만들어진 아피스의 해부대는 프타 신전에서 길러졌던 황소 아피스의 미라를 만들 때 사용된 것이다. 아피스는 죽은 왕과 마찬가지로 죽은 자들의 신인 오시리스가 되었다고 믿어졌으며, 미라는 오시리스의 자격으로 사카라의 무덤에 매장되었다. 멤피스의 신수로서 아피스는 '프타의 대리자'로 숭배되었고, 또한 풍요와 힘을 나타내는 왕권의 상징이었다. 따라서 아피스는 프타 신전 내의 ‘아피스의 집’에서 길러졌으며, 화려한 치장을 하고 굉장히 성대한 대접을 받으며 살았다. 하지만 이러한 아피스의 칭호는 아무 황소에게나 내려지는 것이 아니었다. 아피스를 찾기 위해 사제들이 각지로 파견되었는데, 그들은 죽은 아피스가 환생되었음을 입증하는 특별한 신체적 특징을 가진 송아지를 찾아내야만 했다. 그 신체적 특징은 29개의 모양의 표식으로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 이마에 하얀 역삼각형 무늬가 있고, 어깨에는 독수리 모양의 하얀 무늬가 있으며, 엉덩이 근처에는 매와 비슷한 무늬가 있으며, 혀에는 풍덩이를 닮은 무늬가 있는 등의 특징들이다. 멤피스의 사제들은 신체적 특징을 가진 송아지를 찾으면 '아피스의 집'까지 개선행진을 벌였다. 이러한 아피스 숭배는 헬레니즘 시대까지 계속되다가 세라피스 숭배로 바뀌었다.

 

이처럼 이집트 신화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이 숭배의 대상이 된다. 선사시대의 이집트인들은 송아지를 보살피는 어미 소의 자애로움, 악어의 강건함, 사자의 사나움 등과 같은 동물들이 각기 가진 성격에 대해 찬탄이나 공포의 마음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인간과 결합시켜 신격화 하였다. 동물을 숭배하는 것은 신앙의 하나가 되어가며, 고대 이집트에서는 거의 모든 시대에 걸쳐 신들과 관련된 동물을 신전에서 사육했으며, 이들 동물은 자유로이 호화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태양, 대지, 물의 신 세베크를 상징한 악어는 크로코딜로폴리스에 있는 신전 연못에서 아무 걱정 없이 지냈고, 지혜의 신인 토트를 나타내는 따오기는 헤르모폴리스에서 사육되었다. 환희와 사랑의 여신을 나타내는 고양이는 바스트(Bast) 신전 내에서 돌아다니게 하고, 신성한 황소 아피스(Apis)는 멤피스에서 길러졌다. 아피스 황소처럼 이 신성한 동물들은 죽은 후에도 신의 대접을 받으며 사후에는 미이라로 만들어졌다.

 

세베크 악어와 같은 경우는 사제들이 그 악어의 앞다리와 귀를 금과 보석으로 장식하였으며, 성역에 모인 순례자들이 악어에게 최고급 먹이를 먹였다고 한다. 그 악어가 음식을 받으면 순례자에게 자신의 자비를 베푼다는 표시였으며, 사람에게는 나일강에 뛰어들어 악어의 먹이가 되는 것이 최고의 영예로 생각되었다고 한다는 것에서 그 당시 동물숭배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이렇게 동물이나 자연에 대한 숭배는 자연환경에 지배되어 그 뜻대로 생활활 수밖에 없었던 원시사회에서는 흔히 있었던 일이다. 멤피스에서 아피스 황소에 대한 숭배가 그러했듯이, 문명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동물숭배 또한 점차 사그라졌다.

 

 

참고문헌

 

손주영•송경근, 이집트 역사 다이제스트 100, 가람기획, 2009, pp 31-34

http://ko.mythology.wikia.com/wiki/%EB%A9%A4%ED%94%BC%EC%8A%A4_%EC%8B%A0%ED%99%94

 


이태원, 이집트의 유혹, 기파랑, 2009, pp 163-169

http://thaiscampos.suite101.com/animal-worship-in-ancient-religions-a198171

http://en.wikipedia.org/wiki/Animal_worship

http://bipedsandbrutes.wordpress.com/2011/11/03/the-origins-of-animal-worship/

http://cafe418.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yMaB&fldid=I0Zm&contentval=0000czzzzzzzzzzzzzzzzzzzzzzzzz&nenc=y8McCQFicrvxGHM_CDtQew00&fenc=&q=&nil_profile=cafetop&nil_menu=sch_updw

http://www.tournile.com/focus/myth/why.php

http://blog.ohmynews.com/greenyds/248851

http://blog.daum.net/holysitesearch/357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ruxhana&logNo=130037299903&widgetTypeCall=true

Posted by 올아프리카 africa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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