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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의 동성연애는 시기상조?

africa club 2012. 10. 28. 14:45


〈아프리카에서의 동성연애는 시기상조?〉

 

 

 

성적 소수자들이 가장 살기 힘든 곳은 어디일까? 알 만한 사람들은 지체 없이 아프리카를 지목한다. 차별금지법에서 성적 지향 관련 조항을 삭제한 우리나라와 같이 성적 지향에 기반한 차별이 횡행하고 있는 곳은 많이 있지만, 아프리카에서의 성적 소수자들의 삶은 특히 고달프다. 우간다공화국(Republic of Uganda, 이하 우간다)과 나이지리아(Nigeria)를 포함한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간다에서 동성애는 징역 14년 형에 처해지는 불법 행위로 규정되어 있다. 지난 2010년 10월 9일 우간다의 신문 롤링스톤(Rolling Stone)은 우간다의 동성애 인권 운동가 100명의 사진과 이름, 주소 등을 공개하며 "교수형에 처하라(Hang Them)"는 문구를 1면에 실었다. 이렇게 아우팅을 당한 사람들 중 한 명이었던 데이비드 카토(David Kato Kisule)는 지난해 1월 둔기에 맞아 살해당했다. 심지어 2009년 10월에는 동성애혐오 법안(Anti-Homosexuality Bill)이 추진됐지만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으면서 무산되었다.

 

우간다 국회의원 데이빗 바하티(David Bahati)가 발의하고 무세베니(Yoweri Kaguta Museveni)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이 법안은 이전에 동성애 행위로 기소된 사람, HIV 감염인, 미성년자와 동성애 행위를 한 사람을 사형에 처할 수 있게 한, 그야말로 끔찍한 법안이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동성결혼을 불법화하고 할 이를 위반할 경우 14년의 징역형, 결혼에 입회하거나 도움을 준 사람은 10년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안이 근래인 지난 11월에 통과되었다. 지난 10년간 이슬람교의 동성애금지법을 시행해오고 있는 북부 나이지리아에서는 동성애자가 돌로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
.

 

 

  이처럼 아프리카에는 아직 동성애에 대한 비난 어린 시선과 혐오감이 만연하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에서도 여성 동성애자들의 성적 정체성을 치료한다는 핑계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이른바 교정 강간(corrective rape)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31명의 여성 동성애자들이 살해당했으며, 수도 케이프타운(Cape Town)에서만 매주 10명 이상의 여성 동성애자들이 강간을 당한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남아공 줄루족(Zulu)족의 왕 굿윌 즈웰리티니(Goodwill Zwelithini)가 공개적으로 동성애를 비난해 논란이 되었다.

 

 2012년 1월 23일 남아공의 신문 타임즈(Times)에서 그는 “전통적으로 동성애는 존재하지 않았고, 만약 당신이 동성애를 한다면 당신이 썩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동성애는 허용되서 안 된다”고 사뭇 과격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아프리카의 상황은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을 증오 범죄(hate crime)로 규정하여 동성애에 대한 공개적 비판이나 정죄를 엄중하게 처벌하는 미국이나 서울학생인권조례에 성적지향 차별 금지 조항을 포함한 우리나라와도 확연하게 대비된다.

 

 


  지난 29일 반기문 유엔(United Nations : UN)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Ethiopia)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 : AU)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각국이 동성애자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단체들과 타 국가들의 이와 같은 관심과 노력은 동성애 금지법으로 자유와 권리를 억압을 당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성적 소수자들에게 절실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최근 나이지리아의 동성애 금지 법안 통과 움직임에 대해 영국이 “성적 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원조를 보류하겠다”며 보인 위협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동성애 금지법이 이미 철폐되거나 존재하지 않는 국가에서도 정부의 역할이 성적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률을 통과시키는 데서만 머무르면 안 된다. 남아공에서 일어나는 교정 강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성적 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그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구축해야할 것이다.

 

 

 

<자료출처>

 

1.http://www.afrol.com/articles/37145

 

2.http://mg.co.za/article/2011-11-29-nigeria-approves-bill-criminalising-gay-marriage/

 

3.http://mg.co.za/article/2012-01-23-zwelithini-gay-comment-was-a-reckless-trans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