떤 새로운 먹을거리가 날 기다릴까, 가능한 적은 돈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을 만한 먹을거리(맛도 괜찮고 열량도 충분한)가 뭐 있을까 따위의 1차적인 욕구, 새로운 곳을 방문할 때마다 가장 먼저 내 머릿속에 자리 잡는 것이 바로 이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무더운 날씨 속에 발품 팔아가며 개(犬)처럼 잘 돌아다니려면 든든한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 없는 일, 따라서 먹는 일 만큼은 내게 정말 숭고하고 근본적인 행위임에 틀림없다.  여행 중에 유독 식탐이 많이 생기는 것은 정말 다행이지 싶다.  현지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제대로 호사를 누리지도 못함에 별 탈 없이 버텨주는 위장 덕에 중동에서건, 인도에서건 먹을 것이 맞지 않아 걱정했던 기억은 없다.  그렇다고 외국인들 사먹으라고 바가지 잔뜩 씌우는 레스토랑만 다닌 것은 절대 아니다.  난 늘 배가 고팠고, 주머니 사정마저 열악했으니 말라서 비틀어진 빵 한쪽이라도 누군가 주면 고맙게 받아먹었다.  

도 아프리카의 푹푹 찌는 날씨 속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돌아다니다보면 너무나도 허무하게 배가 꺼져 버린다.  위생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나 우리식(食)에 대한 집착, 고정관념 따위를 버리면 많은 새로운 먹을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길거리 음식이든 뭐든 안보면 뭐든지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늘이 노랗게 보일 때나 한두 번 들었던 생각이고, 실은 완전히 현지인처럼 먹지는 못했다.  흉내를 내보려고 노력은 많이 했다.  난 내 위장이 적응하지 못해 탈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지 않을 만큼 무모한(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다.  20년 이상을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으니 현지인들의 음식문화에 동화된다는 것이 분명 쉽지 않다.  그러나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음식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즐기려는 노력을 해봐야 한다.  그래야 여행이 더 신나고, 돈도 세이브되지 않을까.  아니 그보다, 그러한 노력이 내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껴보고자 하는 여행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길일 것이다.  타문화의 이해를 통해 내 아집과 선입견, 고정관념 따위를 버리며, 다시 채울 수 있는 것은 분명 '자유'이다.

의 경험에서 괜찮다 싶었던 서아프리카의 먹을거리들을 소개하려고 했는데, 알맹이는 쏙 빼놓고 잡다한 이야기들만 죽 늘어놓았다.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올리기로 하고, 기왕에 올린 사진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베넹, 코투누의 길가에서 훈제구이를 파는 아저씨다.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파는 것이 많이 있는데, 이 아저씨는 불을 피울 커다란 깡통과 석쇠판 하나면 만사 오케이인 듯 아주 심플하게 장사한다.  이곳 닭들은 골목이나 뜰에다 제멋대로 풀어놓고 기르던 놈들이라 뼈만 앙상한듯해도, 굉장히 고소하고 깊은 맛이 나는데, 사료를 먹여 사육한 통통한 살진 닭과는 비교할 수 없다.  뻬뻬라는 양념을 바르면 더욱 맛있지만 별다른 양념 없이도 입안을 살살 녹이는 맛이다.  늦은 밤, 맥주 한 병을 사가지고 와서 아저씨 옆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 앉아(take out점이라 의자며 테이블이 없다) 막 구운 닭을 뜯고 있으면 맥주 좋아하는 친구 녀석들이 하나 둘 생각이 난다.  탄성을 자아내는 그 맛, 정말이지 혼자 먹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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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올아프리카 africa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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