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김영희) Africa 음식이야기

20. 나의 음식 이야기 2 - 냘랼리 부인

africa club 2003. 12. 18. 20:07


우리 집은 아침먹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남편이나 나나 다 은퇴를 했기 때문에 아침에는 느긋하게 잠을 자고 아홉시 반 경에 아침을 먹게 된다.

아침으로는 삶은 카사바 혹은 숯불에 구운 카사바와 함께 우유나 차, 혹은 포리지(옥수수 가루 죽)를 함께 마신다. 남편과 같이 아침을 먹을 때도 있고 남편이 늦게 일어나면 따로 먹는다. 남편이나 나나 다 카사바를 좋아한다. 수쿠마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남편은 작년에 퇴직을 했는데 남편이 근무를 하고 있었을 때는 달랐다. 아침에 7시 경 차를 한잔 마시고 내가 싸주는 빵과 달걀을 가지고 출근해서 오전 10시 반 티 브레이크 시간에 아침을 먹었다. 직장을 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비슷할 것이다. 집에서는 차나 커피 한잔 정도를 마시고 직장에서 오전 쉬는 시간에 간단한 간식거리로 아침을 때운다.

점심은 직장에서 퇴근 한 후 즉 네시경에 먹게 되는데 대개 우갈리에 채소와 고기 혹은 생선 등을 곁들여서 먹게 된다. 때로는 우갈리 대신 밥을 먹을 때도 있다. 우갈리는 소화가 느린 음식이기 때문에 식사 후는 주로 파파야를 먹는다. 파파야는 소화를 잘 시키기 때문이다.

점심이 늦기 때문에 저녁에는 식사대신 과일이나 야채 정도를 가볍게 먹고 잔다.

그러나 지금은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점심은 한시에서 두시 사이에 대개 우갈리를 먹는다. 우갈리는 반드시 야채나 고기 혹은 생선을 곁들인다.

다른 사람들은 우갈리에 흔히 콩을 곁들이는데 학교다닐 때 기숙사 시절 물리도록 먹었기 때문에 나는 콩을 거의 식탁에 올리지 않는다. 기숙사에서는 날마다 우갈리와 콩 뿐이었다.

저녁은 좀 늦게 저녁 9경에 먹는다. 대개 소화가 잘되는 밥을 먹는다. 잠은 12시 경에 잔다.  

식구가 다 같이 음식을 먹을 경우는 가장인 남편이 반드시 먼저 음식을 덜게 되어있다.

우리의 전통 음식으로는 카사바 우갈리, 카사바 잎으로 만든 비야지,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를 곁들인 고구마 등이 있는데 다른 가정에서는 사라져 가지만 우리집에서는 나와 남편이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도 먹는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 대에는 이런 음식을 안 먹을 것 같다.
우리집에서 소를 길러서 우유룰 직접 짤때는 요구르트를 집에서 만들었지만 지금은 소를 다 처분했기 때문에 요구르트를 만들지 않는다. 파는 우유는 깨끗한지 불결한지 믿을 수가 없다.

새로운 음식으로 볼 수 있는 것는 챠파티 필라오 만다지 등이 있다. 챠파티나 필라오는 인도나 아랍의 영향이다. 밀가루로 만드는 음식은 우리고장에는 전에는 없었다. 밀은 카라투 루쇼토 음베야 음점베 같은 고지대에서만 난다.
서구 영향의 음식은 마카로니나 스파게티 등이 있는데 우리딸은 좋아하지만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집에서는 일체 하지 않는다.

나는 카사바 우갈리를 좋아하고 챠가 음식인 음샤레나 마칸데는 좋아하지 않는다. 음샤레는 너무 딱딱하다.

지금 우리집에는 남편, 나, 아들, 딸, 그리고 시어머니가 와있고 시어머니 시중드는 여자, 일하는 아이 둘 해서 모두 8명이 기거하고 있다. 시어머니는 그 동안은 무완자 고향에서 살다가 이제 기운이 쇠하고 치매기가 있어서 종신을 하기 위해 한달 전 쯤 우리집으로 왔다. 돌아가실 때까지 우리집에 있게 될 것이다.



* 냘랄리 부인은 1946년생으로 초등학교 교장을 지내고 은퇴했다. 무소마 지방의 수쿠마 족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