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재미있는 Africa 이야기 II

서두름은 축복이 없다(Haraka haraka haina baraka)?

africa club 2012. 7. 16. 13:45

 

 


서두름은 축복이 없다(Haraka haraka haina baraka)?

 

 

아프리카에서 현지인들과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약속을 하면 제시간에 일이 시작되기보다는 언제나 늦게 시작되곤 한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인들은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시골지역으로 가면 정말 답답할 정도로 무슨 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보다는 해시계와 달 시계가, 그리고 하루라는 시간이 더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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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사람들은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정말 시간개념이 없는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왜 늦었느냐?’, ‘약속시간이 이만큼이나 지났다’, ‘빨리 빨리 하자’등등 따지고 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천연덕스럽게 웃으면서 젊잖게 ‘서두름은 축복이 없다(Haraka haraka haina baraka)’, ‘천천히 해도 간다(Pole Pole ndio mwendo)'라는 말을 하면서 오히려 한 수 가르치거나 핀잔을 준다. ‘좀 늦기는 했지만 결국 할 일은 하지 않느냐.’는 식이다. ‘만약 일을 그 날에 다 못 끝냈으면 내일 또 하면 된다.’는 식이다. 아프리카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서두름은 축복이 있다(Haraka haraka ina baraka)'고 말하며 다그치거나 서두르는 한국인들을 측은하고 불쌍하게 바라보기도 하며 어떤 사람들은 고상하지 못한 천박한 사람들로 대한다. 

 

아프리카의 시간개념은 서구사회와 전통사회의 시계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정확한 시간개념을 추구하기 보다는 상황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늦을 수는 있지만 반드시 가기는 간다.’라는 말은 시간에 대한 아프리카인들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준다.  미리 충고하지만 ‘늦다’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결코 아니라는 아프리카인의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우선 마음 상하지 않는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서구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든가 공공기관 그리고 비즈니스분야에서는 비교적 시간을 잘 지킨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인관계 속에서는 시간과 약속에 대해 관대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인종차별적인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고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으로 생각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훌륭한 비즈니스를 하고자 한다면 공식적관계도 중요하지만 비공식적 관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공동체의식과 개인이 맺는 ‘관계’를 중시하는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비공식적 관계가 일을 아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이 될 때가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아프리카인들의 시간개념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직선적인 시간적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서구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낯선 개념이다. 현대사회에서 시간은 생산성과 떼어놓을 수 없다. 24시간의 시간은 생산적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쪼개고 또 쪼개서 효율적으로 이용되어야 하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용된다. 어떤 의미에서 현대인은 시간의 노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인의 시간은 언제나 고무줄처럼 늘어났다가 줄어들 수 있는 개념으로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매순간을 따지며 지내야만 하는데 그 이유는 시, 분, 그리고 초까지도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목적을 달성하는 일과 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사람과 어울려 지내면서 그날의 시간을 흘려보낸 것은 ‘아무것도 못한’ 범주에 속한다.

 

아프리카인들의 시간개념은 자연현상을 중시하고 사람을 모든 활동의 근본으로 생각하는 철학적 종교적 의식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연을 거스르고 거부하며 바꿀 수 있다는 생각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패턴에 따른다면 ‘우리의 시간개념과 아프리카인의 시간개념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이고 생산적이냐’라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전자라고 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느 것이 더 사람답게 사는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시간을 인간의 삶 속에서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시간이 우리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것일까? 시간은 고정불변의 것이라기보다는 문화집단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고 있다. 분명히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문화적 구성요소로서 시간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며 아울러 인간정신의 산물로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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