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아프리카

[Nigeria] Kano (1)

africa club 2004. 11. 26. 17:46


이지리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Kano는 Lagos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편도 Naira 12000(약 90불)의 항공료가 만만치 않은 부담이었지만, 나이지리아 남부와는 사뭇 다른 북부의 Hausa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겐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노 시내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코 Old City이다. 흙으로 된 담벼락(성벽)으로 둘러싸인 Old City 안에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Kurmi Market과 하우사인들의 발자취를 아기자기하게 보여주는 박물관, 중동 지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의 모스크, 염색터(dying pit : 적당한 용어가 생각 안난다. 고전적인 방식의 indigo 염색이 정말 볼만하다.) 등등 한가로이 거닐며 둘러볼 만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무더운 날씨 속에 한나절 넘게 돌아다녔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고, 옷은 흠뻑 젖었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친다 싶으면 그늘에 앉아 쉬며 하우사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배고프면 길거리에 널린 꼬치며, 음료수 등 가지 가지 음식들을 사먹었다.  사람들도 도시도 너무나 여유롭다.  라고스의 소음과 매케한 공기, 번잡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겠다.  라고스와 같은 대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따뜻함과 정겨움이 가득 배어 있는 도시, 인구 300만이 넘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평온함을 간직한 도시이다.  



흙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 안을 걸었다. 부드러운 저녁 햇살이 스며든 골목 안을 뛰노는 아이들, 제멋대로 풀어져 먹을 것을 찾느라 여념 없는 염소, 닭들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전혀 이국적이거나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시골에서 자란 내 어릴 적 기억이 자연스레 오버랩 되었다. 평온함과 살가움이 가득 느껴지는 풍경이다.  어디에서나 아이들의 눈망울은 맑고 초롱초롱하다.  아이들에게 다가가 카메라 렌즈를 눈높이에 맞추고 살며시 들이댈라치면, 아이들은 십중팔구 사각의 프레임 안에 하나 둘, 옹기종기 모인다.  때론 장난스럽고, 때론 수줍음 많은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정겨운지 모르겠다.  사진을 찍는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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