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제일반_전망

나이지리아 경제 : 남아공의 침공

africa club 2003. 9. 29. 09:05
메마른 숲에 격렬한 불이 번지듯이 남아공이 나이지리아 여러 경제분야에 급속히 침투하고 있다. 건설, 에너지, 항공, 오락산업에서부터 세입 징수에 이르기까지 남아공 기업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호랑이가 오랜시간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먹이를 기다리듯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법)가 종식되자 서부아프리카 지역 기업들이 우려했던 대로 이 지역에 대한 투자에 있어 오늘날 남아공은 거의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사실 나이지리아는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이 종식되기 이전에는 아프리카에서 정치적으로 맹주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남아공은 인종차별종식과 흑인정권의 등장이후 정치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아프리카 전체대륙을 지배하고 나섰다.

비록 남아공이 오랜 동안 경제적으로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였지만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에는 세계 각국으로부터의 경제제재로 인해 90년대 초까지는 잠자는 거인에 불과하였다.
나이지리아와 남아공과의 무역관계는 약 20년 전인 아파르트헤이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살펴볼 수 있는데 이 시기에도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나이지리아에 대한 남아공의 투자와 상품들은 많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나이지리아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큰 시장이라는 매력보다는 나이지리아에 대한 투자가 다른 어느 아프리카 국가들 보다 안전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종차별이 종식되고 난 이후 남아공 사람들은 나이지리아를 진정한 친구처럼 그리고 훌륭한 무역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전 남아공 고등 판무관인 나이지리아의 알하지 시후 말라미(Alhaji Shehu Malami)는 남아공인들이 나이지리아인들에 대해 아파르트헤이트 정부 기간동안 자행했던 역할들에 대한 보상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인종차별에 대항한 나이지리아의 노력에 대해 알고 있다. 아파르트헤이트의 종식을 위해 흑인 반정부 단체들에 대해 군사 훈련을 받게 하였고 음식을 제공하였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남아공은 나이지리아 대학들에 대해 기부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남아공인들은 나이지리아인들에 대해 친구로써 의무감을 지니고 있다”고 전직 고등 판무관은 밝혔다.
그러나 양국간의 무역 통계를 살펴보면 나이지리아의 대 남아공 수출은 남아공으로부터의 수입량 보다 더 많다.

1994년에서 2002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단지 1994년에만 남아공의 수출이 나이지리아로부터의 수입을 앞섰다.  1994년 나이지리아의 대 남아공 상품 수출은 3백10만달러인데 반해 남아공의 대 나이지리아 상품 수출은 8백10만달러였다.  그러나 2000년의 경우 나이지리아의 대 남아공 상품 수출은 1억2천8백10만달러인 반면 남아공의 대 나이지리아 상품 수출은 7천70만달러에 불과하였다.

더 나아가 2001년과 2002년의 통계를 보면 이 기간 동안 나이지리아의 대 남아공 상품 수출은 1억6천5백80만달러와 3억6천1백90만달러에 달했으나 남아공의 대 나이지리아 수출은 1억6천4백80만달러와 2억7천2백80만달러에 그쳤다.  따라서 이와 같은 통계를 보면 나이지리아 경제가 남아공에 예속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없어보인다.  그러나 남아공 투자가들의 투자비율을 보면 매일 투자가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속도는 나이지리아 구매 패턴을 결정하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손에 들어가 결국 나이지리아 경제가 예속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고 있다.

나이지리아-남아공 상공회의소의 집행이사인 올루솔라 오바디무(Olusola Obadimu)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아공이 점진적으로 나이지리아 경제를 장악할 것이라는 나이지리아인들의 두려움을 전했다. “그와 같은 두려움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영국, 미국 그리고 프랑스와 같은 다른 국가들의 많은 외국인 투자가들도 왜 나이지리아인들이 남아공을 두려워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위클리 트러스트(Weekly Trust) 신문이 제시하는 통계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남아공 내의 나이지리아 기업들의 숫자를 보면 유니온 뱅크, 퍼스트 뱅크, 필립스 컨설팅, 뉴스 메디아, 파인낸셜 스탠다드 그리고 디스데이 신문 등 몇 개 되지 않는다. 또한 나이지리아 중소기업 몇 개가 남아공 내에 있으나 이는 중요치 않다.

반면, 남아공 회사들은 1994년과 2002년 사이 나이지리아의 다양한 경제 분야들에 투자하였다. 나아지리아에 있는 남아공 회사들의 목록들을 보면 남아공 20대 기업들이 나이지리아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회사들은 통신회사인 MTN, 에스콤 나이지리아(Eskom Nigeria), 남아공 항공, 스탠빅 메르산트 뱅크 나이지리아(Stanbic Merchant Bank Nig.), 프로티아 호텔 등 수많은 남아공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다.

모바일 통신을 위한 글로벌 시스템(GSM)이 2001년 나이지리아에 도입되었으며 지난 2년간 MTN과 같은 다중부호 이동통신회사들이 나이지리아 시장에 진출했으며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면서 나이지리아 통신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나이지리아인들이 세계 어느 곳 보다도 GSM 비용청구에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제시하였다.  MTN과 Econet 회사들은 1분당 50나이라를 청구하고 있는 반면 나이지리아통신회사(NITEL)는 1분당 21나이라를 청구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통신회사 가입자들이 불공평하게 많은 비용을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MTN과 같은 남아공 회사들은 2억8천5백만달러의 초기 투자비용을 투자하였기 때문에 이용요금이 비싼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사업을 시작한지 1년만에 이미 2억7천만달러의 이익을 낸 것으로 조사되었다.

건설업 분야에서도 남아공 기업들은 그들의 상품과 기술들을 나이지리아서 급속히 점유율을 높이는데 성공하였다.  금융업, 특히 은행에서도 남아공 기업들은 나이지리아 은행들과 함께 나란히 어깨를 겨루고 있다. 또한 호텔산업에 대한 투자역시 남아공 기업들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Abuja)에 있는 유명한 볼린고(Bolingo) 호텔이 남아공 기업의 소유이다.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남아공 기업들은 나이지리아 산업 곳곳에 파고들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항공산업 분야이다.  사실 나이지리아 항공사에 대한 대부분의 출자금은 남아공 항공사가 투자한 것으로 이로써 남아공 항공사는 서부아프리카 전 지역을 장악하게 되었으며 단순히 남아공이 투기 목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지리아 전체 항공 수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로도 비쳐지고 있다.
에네지 산업 분야에서도 남아공 기업들이 이미 많은 부분을 장악하고 있는데 나이지리아 에네지 국영회사 NEPA가 민영화를 위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남아공 14개 기업들이 NEPA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들 중에는 EML 컨소슘, Sabrud 컨소슘, Alpha 컨소슘 등이 있다.

이처럼 남아공 기업들의 나이지리아 진출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이들 남아공 기업들이 나이지리아 경제에 미치는 혜택과 영향에 대해 장기간 토론을 가지기도 했다.  최근 3일간 아부자에서 열린 나이지리아 경제 정상회담에서 나이지리아 경제학자들은 나이지리아 경제가 침체에 빠져있고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정부가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음을 지적하였다.  이것이 남아공의 나이지리아에 대한 경제 엄습을 막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