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아프리카 34

[Ghana] Accra_Jamestown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해변에서 만난 아이들. 아이들 사진을 몇 장 찍고 나서 한참 곤욕을 치뤄야 했다. 아이의 부모로 보이는 어른들이 와서 돈을 달라기에 얼마간 실랑이를 벌였다. Jamestown이라는 지역인데,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고단한 삶의 모습이 어디에서나 쉽게 보이는 곳이다. 사람들이 그리 영악해진 것은 가난 때문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서아프리카에서는 도시보다는 오히려 오지라고 할 만한 곳이 관광객의 발길에 닳은(때묻은)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런 곳에서는 의례적으로 사진찍혀 주는 일이 상품화되었다. 조그만 꼬마들도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고 포즈를 취해준다. 이국 풍물에 열광해 셔터를 눌러대는 많은 부자나라 관광객들에게 가난한 이들은 한갓 싸구려 모델로 전락해 버린 것은 아닌지. ..

음식 이야기 (1)

어떤 새로운 먹을거리가 날 기다릴까, 가능한 적은 돈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을 만한 먹을거리(맛도 괜찮고 열량도 충분한)가 뭐 있을까 따위의 1차적인 욕구, 새로운 곳을 방문할 때마다 가장 먼저 내 머릿속에 자리 잡는 것이 바로 이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무더운 날씨 속에 발품 팔아가며 개(犬)처럼 잘 돌아다니려면 든든한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 없는 일, 따라서 먹는 일 만큼은 내게 정말 숭고하고 근본적인 행위임에 틀림없다. 여행 중에 유독 식탐이 많이 생기는 것은 정말 다행이지 싶다. 현지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제대로 호사를 누리지도 못함에 별 탈 없이 버텨주는 위장 덕에 중동에서건, 인도에서건 먹을 것이 맞지 않아 걱정했던 기억은 없다. 그렇다고 외국인들 사먹으라고 바가지..

[Nigeria] Kano (1)

나이지리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Kano는 Lagos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편도 Naira 12000(약 90불)의 항공료가 만만치 않은 부담이었지만, 나이지리아 남부와는 사뭇 다른 북부의 Hausa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겐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카노 시내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코 Old City이다. 흙으로 된 담벼락(성벽)으로 둘러싸인 Old City 안에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Kurmi Market과 하우사인들의 발자취를 아기자기하게 보여주는 박물관, 중동 지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의 모스크, 염색터(dying pit : 적당한 용어가 생각 안난다. 고전적인 방식의 indigo 염색이 정말 볼만하다.) 등등 한..

여는글

한달 남짓의 쉼 없이 돌아본 서아프리카, 겉모습만을 훑어보기에도 참으로 부족한 기간이었다. 그러나 직접 내발로 딛고, 보고, 묻고 듣고,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서아프리카에서의 시간은 이국적 정취를 맞보는 즐거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아프리카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대학 4년 동안 공부하며 쌓았던 지식만으로 채울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보여주었고, 느끼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 사회 첫 걸음인 내게 무한한 자신감과 희망을 주었다고 주저 없이 말하고 싶다. 2004년 가을,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나이지리아, 베넹, 토고, 가나를 여행하였다. 여행의 공식적인 목적은 서아프리카를 주 타겟으로 하는 국내 섬유 업체의 현지 sales representative로서의 활동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