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김영희) Africa 음식이야기

17. 내가 아니면 3

africa club 2003. 12. 6. 23:59


4) 땅콩  
땅콩은 어디나 흔하게 나기 때문에 코코넛이 나지 않은 내륙지방에서는 흔히 땅콩을 갈아서 우유처럼 만들어 음식에 넣는다.
부코바 지방에서는 귀한 손님이 올 때 땅콩죽을 만들어 대접한다.

* 땅콩 밀크 (peanut milk) 만드는 법
  만드는 데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땅콩을 찧어서 걸러서 이것을 물과 섞는다. 두 번째 방법은 땅콩을 물에 불려 찧는다. 여기에 물을 붓고 거른다.  

* 땅콩죽 (Nsanyuse) 만드는 법
    1. 땅콩을 볶아서 껍질을 벗기면서 나쁜 것은 다 추려내고 절구에 죽이 되도록 찧는다.  
    2. 냐냐충구(african eggplant 혹은 bitter tomato라고 하는 것으로 작은 토마토처럼 생겼다) 와 당근 얇게 벗긴 것을 삶아서 그 물은 땅콩에 붓는다.
    3. 흙 남비에 양파 채친 것을 기름과 함께 다 익을 때까지 볶는다
    4. 토마토를 얇게 저며서 여기에 넣고 역시 완전히 익어 죽이 되도록 볶는다.
    5. 냐냐충구와 당근 익힌 것을 섞는다. 소금을 약간 넣는다.  
    6. 땅콩 죽에 물을 더 부어 뽀얗고 걸쭉한 우유처럼 만든 것을 남비에 붓고 야채 익힌 것과 젓는다.  
  
땅콩은 오래 끓여야한다. 아니면 설사가 난다.  

5) 코코넛
코코넛은 남동아시아에서 전해졌다고 한다. 탄자니아에서는 코코넛이 해안지방에서 나기 때문에 내륙지방 사람들은 본적이 없어 코코넛을 잘 모른다. 부코바에 사는 시골 어머니가 다레살람에 있는 아들을 보러왔다가 코코넛을 사서 통째로 하루종일 삶아도 물러지지 않자 ‘아무래도 잘못샀나보다’ 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코코넛 씨는 그냥 심거나 때로는 육묘장에서 9개월간 기른 것을 우기에 심는다.  심은지 4-8년 후 수확할 수 있다. 수확은 년 중 나무에 올라가서 따면 된다.
코코넛 나무도 종류가 여럿인데 키도 다르고 잎이 난 모양도 조금씩 다르다.  키가 큰 나무는 8-10 미터까지 높게 자란다. 작은 나무는 개량종으로 3-4 미터 정도 자라는데 이는 열매를 따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마을 근처의 키 큰 코코넛 나무를 보면 매끈한 줄기에 올라가기 좋게 자국이 나 있고 아침마다 마을의 남자가 통을 들고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줄기에 서 즙을 받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코코넛 술이다.
잔지바르섬에서는 10미터 이상 자란 아스라한 코코넛 나무 꼭대기까지 작은 소년이 마치 원숭이처럼 올라가는 묘기를 연출하여 관광객들에게 볼 거리를 만들고 있다.  
코코넛 나무 아래에서는 낮잠을 자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낮잠을 자다 행여 떨어지는 코코넛에 맞기라도 한다면 대단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코코넛에는 마시는 코코넛이 있고 코코넛 우유를 짜는 요리용 코코넛이 있다.
마시는 코코넛은 초록색으로 초록색 겉껍질을 벗기면 갈색의 삼베같은 속껍질이 나오고 그 안의 매끈하고 단단한 열매 속에 투명한 코코넛물이 담겨있다.
시골에 손님으로 가면 흔히 이 마시는 코코넛을 내놓고, 다레살람에서는 길 곳곳에서 산더미처럼 코코넛을 쌓아놓고 팔기도 하고 자전거에 싣고 다니면서 판다.
길에서 코코넛을 사면 장수가 우선 한쪽 끝을 칼로 쳐서 내미는데 그 속에 담긴 물을 다 마신 후에는 대나무 칼로 열매 안쪽에 붙어있는 얇은 살을 파준다. 잘 익은 코코넛 물은 약간 달착지근하며 맛이 있고 살도 연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수 있다. 얇은 속살은 처음에는 투명하다가 흰색으로 되는데 약간 흰색이 될 듯 말 듯 한 상태가 제일 맛이 있다. 열대지방에서는 갈증을 달래고 배도 채우는 좋은 음료이다.  

코코넛 밀크를 짜는 요리용 코코넛은 겉껍질도 갈색으로 완전히 익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겉껍질과 속껍질까지 다 벗기고 갈색으로 익은 열매를 쌓아놓고 파는데 작고 단단한 것이 좋다. 동전으로 두둘겨 보아 땅땅 소리가 나는 것을 산다. 이것을 코코넛 가는 도구로 갈아서 코코넛 밀크를 얻는다.

코코넛 밀크를 짜기 위해서는 먼저 열매를 쪼개서 속에 있는 물을 빼고 가는 도구로 가늘게 갈아서 체에 거른다. 이를 음부지라고 하는데 여기에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붓고 꽉 짠다. 처음 짠 것이 진한 코코넛 우유이다.
코코넛 하나가 반컵에서 한 컵의 진한 우유를 내고 한번 더 물을 부어 다시 한컵 정도의 엷은 우유를 만들어 손으로 짜서 함께 쓴다.
즙을 짠 건더기는 버리는데 피부미용에 좋다고 하여 얼굴이나 몸에 문지르기도 하고 혹은 햇볕에 말리거나 쪄서 기름을 짜기도 한다.

이 코코넛 밀크는 밥이나 채소, 바나나, 고기 요리 등 어디에나 들어간다.
코코넛은 이 외에도 코코넛 케잌이나 과자만들 때 들어가고 가축사료로 쓰인다.
껍질에 붙은 섬유질은 빗자루나 매트레스 깔개 밧줄 등을 만들 때 쓰이고 잘게 부숴서 원예에 이용한다. 혹은 땔감으로도 쓰인다.  
코코넛 잎으로는 바구니나 매트를 만들고 꽃대는 담장을 쌓고 어망 만들기 빗자루 만드는데 쓰인다. 나무는 재목으로 가구 등을 만든다. 뿌리는 염색에 쓰이고 코코넛 순은 우리의 죽순처럼 생겼는데 샐러드나 피클로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