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아프리카

여는글

africa club 2004. 11. 25. 12:38



달 남짓의 쉼 없이 돌아본 서아프리카, 겉모습만을 훑어보기에도 참으로 부족한 기간이었다.  그러나 직접 내발로 딛고, 보고, 묻고 듣고,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서아프리카에서의 시간은 이국적 정취를 맞보는 즐거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아프리카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대학 4년 동안 공부하며 쌓았던 지식만으로 채울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보여주었고, 느끼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 사회 첫 걸음인 내게 무한한 자신감과 희망을 주었다고 주저 없이 말하고 싶다.







2004년 가을,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나이지리아, 베넹, 토고, 가나를 여행하였다.  여행의 공식적인 목적은 서아프리카를 주 타겟으로 하는 국내 섬유 업체의 현지 sales representative로서의 활동이었고, 시장 조사와 거래선 발굴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일의 특성상 업무에 대한 사명과 여행자로서 갖는 자유로움을 적절히 조화시켜 가며, 여러 도시의 시장을 방문하고, 또한 많은 상인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10kg를 훌쩍 넘기는 샘플 가방을 짊어지고 매일같이 시장을 돌아다녔다.  새로운 시장과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일은 힘들기 보다는 즐거움이었다.  이제 사회 초년생인 나는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의욕이 충만했다.


한된 시간과 경험만으로 서아프리카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실은 너무나 계면쩍다.  그러나 사진 속의 기억들을, 단지 훗날 들춰볼 낡은 앨범에 묻어두는 것보다는 아프리카를 궁금해 하고, 아프리카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가진다.  여행 중 거의 기록을 하지 않는 내게 사진은 유일한 기억의 통로이며, 사람들과의 만남의 흔적이라, 가능한 한 많은 사진을 찍으려 노력한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기억을 되짚어 가며, 또 모자란 것은 책과 여러 가지 자료들을 통해 정리하는 것은 분명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한계를 넓히는 과정일 것이다.  짧은 생각과 글솜씨, 기억력의 한계를 원망하며 머리를 쥐어짜는 일이 결국은 나의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것임을 또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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