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ICC 탈퇴 논의 (2013.10.11)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뻔뻔함〉
10월 12일, 에티오피아(Ethiopia)의 수도이자 아프리카 54개국의 연합체인 아프리카연합(Africa Union, 이하 AU)의 본부가 자리한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에서 AU 정상회의가 열린다.
모임의 목적은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이하 ICC)의 탈퇴 논의이다. ICC는 국제적인 중대 범죄인 집단살해범죄, 전쟁범죄, 반인도적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형사 처벌하기 위한 상설국제법정이며, AU 소속 국가 34개국이 ICC의 배경인 로마 협약에 가입되어있다.
AU는 지난 5월 정상회의에서 ICC가 인종차별적으로 오직 아프리카인만을 사냥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실제로 현재 ICC의 조사가 진행 중인 8개 사건이 모두 아프리카인을 상대로 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그바그보(Laurent Koudou Gbagbo) 전 코트디부아르(Republic of Cote d'Ivoire) 대통령, 알바시르(Omar al-Bashir) 수단(Sudan) 대통령, 그리고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케냐타(Uhuru Kenyatta) 케냐(Kenya) 대통령과 루토(William Ruto) 부통령 등이 그 대상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군사를 동원하여 대량 학살, 전쟁,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아프리카 지도층이다.
아프리카 지도층들은 ICC가 선진국들이 선호하지 않는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제거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오는 12일, ICC의 탈퇴를 의논하고자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으로 코피 아난(Kofi Annan)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7일 남아공의 한 강연에서 AU 국가들이 ICC를 탈퇴한다면 이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하였다.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러놓고 그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자신들의 자리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비겁한 행위인 것이다.
위의 만평에서 ICC가 양팔저울로 등장하고 한 쪽에는 케냐타와 루토와 같은 아프리카 독재자들이 ICC에 맞서고 있으며 다른 한 쪽에는 그들에 의해 희생당한 이들이 그 양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쌓여있다. 양팔 저울에서 아프리카 지도층들의 무게가 희생당한 이들보다 한없이 가벼운데 그들은 ‘우리 생각에 이건 균형적이지 않아’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몇 명 안 되는 소수의 독재자가 수많은 희생자를 낸 상황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고, 지도층들이 ICC의 재판을 받는 것이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을 말하기도 하며, 이런 주장 자체가 잘못된 말이라는 의미도 내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평 출처: http://mg.co.za/cartoon/2013-10-11-african-leaders-weigh-in-on-i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