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재미있는 Africa 이야기 II

아프리카인들은 결혼 상대자를 어떻게 정할까?

africa club 2012. 7. 17. 20:18

 

 

아프리카인들은 결혼 상대자를 어떻게 정할까?

 

 

전통사회에서 결혼 상대자의 선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되어 질 수 있다. 어떤 사회에서는 부모들이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이미 결정하는 수도 있다. 이러한 형태는 수단지역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결혼 예약, 신청’의 형식이다. 또 하나는 널리 퍼져 있는 관습으로 젊은이의 부모나 친척들이 특정한 처녀의 부모들에게 가까이 가서 혼담을 진행시키는 방법이다. 이는 일종의 중매결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혼담은 사춘기와 일치해서 행해지는 통과의례 기간을 전후해서 이루어진다. 강압에 의해서 하는 경우도 있으나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서 결혼을 하는 것을 관례로 한다.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이 스스로 배우자를 선택하고 그 다음에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그러면 부모와 친척들이 혼담을 진행한다. 일종의 연애결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날에는 순수한 중매혼이나 연애혼은 존재하지 않으며 두 가지를 절충한 형태의 배우자 선택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엄격히 말하면 연애결혼이 아니라 연애와 중매의 중간형태의 결혼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우드크(Udhuk)족은 연애결혼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우두크족은 구혼이나 결혼을 좀 일찍 한다. 남자가 어떤 처녀에게 결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 그는 길거리에서 그 여자를 만나서 공개적으로 자기의 의도를 밝힌다. 그 처녀는 그 이야기를 듣고 크게 충격을 받은 것처럼 행동하고 함께 가던 친구들은 그 남자를 쫓아버린다. 그녀는 집에 돌아와서 침상을 뒷편 벽에 기대 놓는다. 그날 밤 사람들이 모두 잠이 들면 남자는 그 처녀의 집으로 가서 벽 틈에다 손을 집어넣고 그 처녀를 건드린다. 만약 그녀가 그 남자에 대하여 별로 마음이 없으면 큰 소리를 내고 울어서 부모들이 잠에서 깨도록 한다. 그러면 그 젊은이는 뛰어 달아나고 다시는 그 처녀에게 혼담을 꺼내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 편에서 그 혼인을 마음에 들어 할 때면 남자의 손이 벽 틈에서 자기 몸에 닿아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서로 속삭이듯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 다음 몇 일, 혹은 몇 주일 동안  그 젊은이는 계속해서 그 여자를 방문한다. 그러다가 그들의 관계가 꽤 굳어지면 여자는 구슬을 목에 걸어 부모들로 하여금 청혼한 남자가  누구인가를 곧 알아보도록 한다. 물론 부모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부모들이 승낙을 하면 그때부터는 두 남녀가 공개적으로 서로 만나고 이렇게 해서 결혼에 이르게 된다.

 

 


월로프(Wolof)족은 중매와 연애결혼의 중간형태라고 할 수 있다. 월로프족의 경우에는 부모들이 혼사를 성사시킨다. 젊은 남자가 자기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만나면 그는 자기 아버지에게 이 일을 보고한다. 그러면 부모는 중매인을 즉각 여자의 부모에게 보내어 그러한 결혼이 그 여자 편에서 보기에도 좋은지 어떤지를 알아보게 한다. 만약 그편에서도 좋다고 하면 남자의 부모는 정식으로 결혼 신청을 하는데 여자의 아버지에게 이때 콜라열매1)들을 보낸다. 여자의 아버지는 이 일을 자기 부인과 딸과 함께 상의하고 그들의 동의를 표하면 그 콜라열매들을 자기 집안 식구와 가족들, 이웃과 친구들에게 고루 나누어 준다. 그러면 이 두 남녀는 공개적인 사귐을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가 여자를 방문할 때면 언제나 콜라열매를 그 집안 식구에게 주어야 하고, 그 해에 그 여자가 입을 축제용 새 옷을 가져다주어야 한다. 만약 남자가 이미 결혼을 한 사람이고 또 다른 아내를 구하는 경우면 먼저 그 부부간에 타협이 이루어져야 하고, 만약 남자의 부모가 살아있으면 그들도 이 일에 조언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이다.

 

키가(Kiga)족은 중매결혼에 가깝다. 키가족도 결혼 중매인을 이용하거나 그들의 도움을 받는다. 부모가 자기네 아들을 결혼시키고 싶은데 마침 적당한 처녀가 생기면 그들은 가깝고 믿을 만한 친척에게 중매를 서줄 것을 은밀히 부탁한다. 그러면 이 사람이 중매인이 된다. 그는 여자편의 집안이나 그 신부감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이를 남자의 가족에게 알려준다. 이런한 소식이 만족스러우면 남자의 부모와 중개인(kirima 또는 kishabi)은 여자의 부모를 찾아가 자기들의 뜻을 털어 놓는다. 만약 여자 편 부모들이 탐탁하게 여기지 않든가 마음이 내켜하지 않으면 중매인이 이를 맡아서 일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중매인은 실재로 결혼을 하게 될 때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그 남녀들은 결혼식을 할 때까지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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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콜라넛(kola nut). 벽오동과(碧梧桐科 Sterculiaceae)에 속하며 콜라 아쿠미나타(Cola acuminata)와 콜라 니티다(C. nitida)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 열매. 이 2종(種)은 아프리카 열대지역이 원산지이고 아메리카 대륙 열대지역에서 널리 재배하고 있다. 키가 18.3m까지 자라는 상록교목이며 밤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다. 길이가 5㎝인 갈색 열매는 손으로 따 햇볕에 말려 상업용으로 쓰는데, 주로 알코올 성분이 없는 음료와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열매를 물물교환품으로 이용하며, 흔히 노동자들이 허기와 피로를 덜기 위한 자극제로 씹기도 한다. 식사 전에 열매 조각을 씹으면 소화를 돕는다. 브라질과 서인도제도에서는 떫은맛을 내는 이 열매를 약물중독․숙취․설사를 치료하는 생약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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