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술

탄자니아가 탕가니카로 불리기 시작하던 19세기 말 식민지 시절, 백인들은 흑인들이 술 마시는 것을 금지했다. 흑인들을 마치 어린아이처럼 여겨 행여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릴까 염려한 까닭이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술 마시고 식민정부에 대항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도 깔려있었다. 따라서 아프리카인은 병에든 포도주나 위스키, 맥주 등을 살 수 없었다. 1934년까지는 시중에 병맥주가 아예 없었고 만일 흑인이 병에 든 술을 마시면 6개월 형에 처해졌다.
특히 병에 든 술을 금지한 것은 백인들에게 술이란 유럽에서 들여온 병에 담긴 술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아프리카인들의 전통 술은 비공식적인 어떤 것이었다.

사실 예전 아프리카에서 술은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의식이나 행사에 반드시 술이 있어야 했다.
병이 나거나 액을 당해서 조상에게 빌 때 술을 바치고 빌었고, 의식이 끝나면 액이 물러가고 축복을 받았다는 표시로 그 의식을 주관하는 어른이 술을 입으로 뿜었다.  
갓난아기가 태어난 후에도 축하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데 쌍둥이가 태어나면 이는 재앙을 의미하므로 정화시키기 위해 술을 입으로 뿜었다.
술을 입으로 뿜는 행위는 축복, 정화 그리고 어른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에도 술은 빠질 수 없었다. 결혼식 전에도 총각은 혼인하게 될 신부감의 집안 친척들에게 술을 베풀어야 했고 신부값 흥정할 때도 술이 있어야 했다. 장례식에서는 특히 장례가 끝나고 재산의 분배가 다 끝난 후 술이 있어야 했다.
그 외 족장이 사용하는 강력한 약으로 술이 쓰이기도 했다.
술은 반드시 원로 어른들만 마시게 되어있고  젊은이나 여자들은 금지 되어 있었다. 술 담그는 것은 남자들의 일이었다. 그러나 젊은이와 여자들도 술을 전연 입에 댈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축제 때에는 이러한 원칙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처럼 의식과 행사에 필요한 술은 그때그때 담가서 쓰고, 나누어 마셨다. 예전에는 술을 사고 파는 개념이 없었다.

그러나 식민지 정부가 아프리카인에게 술을 금하자 여인들이 비공식적으로 집에서 술을 담가서 팔기 시작했다. 식민정부는 이것마저 막으려 했으나 역부족이자 나중에는 허가제를 도입하여 술 판매를 통제하고 세금을 징수했다. 즉 ‘클럽’이라는 장소를 고안하여 마을에 설치해서 전통술을 이 안에서만 팔고 마시게 한 것이었다.
식민지 시대의 이러한 관습이 지금까지 남아있어 마을마다 ‘클럽’이 있고 클럽이 여러 곳 있는 마을도 있다. 클럽주인은 정부에 세금을 내고 클럽을 운영하는데 여기에 여인들이 집에서 담근 술을 가져와서 팔고 주인에게 일정액을 낸다.

한편 병에 담은 맥주가 합법화 된 것은 47년이었고  55년에야 이러한 제한이 철폐되었다. 그러자 식민정부 관리들은 병맥주 마시는 것을 장려하게 되어 전통술을 비위생적이고 엉터리라고 폄하하였다. 독립이 된후 엘리뜨들 역시 병맥주를 선호하였고 병맥주회사는 회사대로 병맥주가 깨끗하고 현대적이라고 선전하였다. 따라서 병에 담은 음료는 신분의 상징이요 현대적인 것 교육을 받은 것 특권적인 것을 나타내게 되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현대의 탄자니아인들은 맥주를 대단히 좋아한다. 길거리에는 바가 즐비하고 그 바에서 맥주를 마시고 즐기는 탄자니아인이 또한 수없이 많다. 또 결혼식이나 어떠한 행사에서도 맥주는 빠질 수 없다. 한가지 특이 한 것은 차가운 맥주보다 더운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맥주를 시키면 웨이터가 찬 맥주냐 더운 맥주냐고 물어본다. 냉장고가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은 탄자니아에서 더운 맥주에 길이 들여진 사람들은 찬 맥주를 마시면 배탈이 난다고 한다.  
탄자니아에서 팔리고 있는 맥주 상표로는 킬리만자, 사파리, 키보 등이 있다. 케냐에서 들어온 터스카 맥주도 한창 선전 중이다.  

바(bar)가 맥주를 마시는 장소인 반면 클럽은 전통술을 마시는 곳이다. 바는 길거리에 늘어서 있고 클럽은 서민들의 동네 가운데에 있어서 큰 길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술마시는 장소의 위치가 상징하듯 맥주는 공식적인 술이고 전통술은 비공식적인 술이라는 식민지시대의 인식이 지금도 암암리에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사실 탄자니아에서 이제 전통술은 특별한 때가 아니면 보기 어렵게 되었다. 어디나 맥주가 흔하고 클럽에서 파는 이른바 ‘전통술’은 진짜 전통술에서는 거리가 멀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다레살람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전통술 구할 수 있는 곳을 묻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선뜻 가르쳐주지 않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시골의 장터에서는 지금도 전통술을 팔고 사람들은 흥겹게 마시고 있다.  


* 전통술의 종류    

음베게(mbege) - 킬리만자로 지방의 바나나 술

루비씨(lubisi) -  부코바 바나나 술. 특정 종류 바나나에서 즙을 짜서 수수가루와 섞어서 24시간 숙성을 시켜 그대로 마시거
                        나  걸러서 마신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알콜 농도가 진해진다.  이 술은 약혼식이나 결혼식 같은 특별한 때에
                       쓰인다.    

코냐기(konyagi) - 바나나 술을 증류한 것으로 부코바 지방의 이름을 딴 것이 다. 알콜 농도 30 % 와 40% 짜리가 있다. 전통
                         술 중에서는 유일하게 병에 담겨있고 가게에서 살 수 있다.

음나지 (Mnazi) - 코코넛으로 만든 술. (해안 지방) 금방 시어지므로 당일로 소비를 해야한다.  

울라카 (ulaka) - 캐슈넛에서 만든 술. (음투와라 지방) 캐슈넛 나무의 과일 부분으로 술을 만든다.  

울란지 (ulanzi) - 대나무로 만든 술 (이링가 지방)

우임비 (uimbi) - 모로고로 지역의 쌀 술.  쌀을 싻티워서 이것으로 술을 담근다.

옥수수 술 - 100여 종 이상이 있다. 그 중 치부쿠(chibuku)와 코모니(komoni)는  정부가 인가한 다레살람 지역의 술            
                도가에서 만들어 이 지역에서 소비 된다.
Posted by 올아프리카 africa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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