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아프리카의 내전과 분쟁

나이지리아 보코하람과 니제르델타 분쟁은 소외와 차별을 가져온 잘못된 정치의 결과이다

Mansa Musa 2020. 5. 12. 17:17

보코하람과 니제르델타는 나이지리아는 문제의 축소판!

소외와 차별, 가난을 지속시킨 잘못된 정치의 결과

가나 해역의 우리국민 납치는 나이지리아 무장단체의 소행

 

나이지리아는 북부의 이슬람인 하우사와 플라니족, 남부의 기독교도인 요르바족과 이보족으로 나누어져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는 영국이 1914년 전혀 다른 두 지역을 하나로 합쳐 나이지리아를 만들고 프레더릭 루가드가 간접통치를 실시하여 분쟁의 씨앗을 남긴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1960년 독립을 맞은 나이지리아는 비민주적인 정치로 인해 하나의 국가 및 국민 정체성을 만들지 못했고 4개의 주요 민족집단을 중심으로 지역·종족·종교 갈등이 끊임 없이 분출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10년간 평균 경제성장률 6%대로 2015년 명목 GDP4765억 달러로 남아공을 제치고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발전가능성, 그리고 19천만 명이라는 아프리카 제1의 인적 자원과 탄탄한 내수 시장으로 인해 해외 투자자에게 잠재적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남부의 이보족이 북부의 박해에 반발하여 일으킨 비아프라 내전(1967-1970)은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1971국경없는 의사회가 설립되는 배경이 되었다. 이 내전은 나이지리아가 지역·종족·종교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갈등을 조율하고 국가를 통합하지 못하는 한 분쟁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2015년 대통령에 당선된 부하리 대통령은 현재 나이지리아의 가장 큰 문제인 보코하람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안고 당선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나이지리아가 안고 있는 문제로 인해 쉽게 성과를 내거나 달성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고 주장하며 선거와 투표, 셔츠와 바지의 착용, 세속교육 등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2002년 출범한 보코하람은 2009년 이슬람 근본주의와 샤리아법의 제정을 통한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걸고 무장투쟁을 전개했고 2013년 미국에 의해 테러집단으로 규정되었다. 2014년에는 칼리프(19세기 나이지리아 북부에 출현한 소코토 칼리파테를 계승) 국가를 선언하였으나 2018년 나이지리아 정부의 퇴치작전으로 현재 그 세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보코하람은 최근 10여 년간 나이지리아 북동부를 거점으로 차드, 카메룬, 니제르 등을 넘나들며 공격을 일삼아 나이지리아를 넘어 지역적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보코하람이 알카에다와 같은 국제적인 테러 단체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보코하람은 이미 2015IS에 충성을 맹세한 바 있으며 2016년에는 자신들이 나이지리아 IS의 진정한 지도자라고 선언했다. 특히 요베 주에서 비옥한 토지에 대한 접근, 강에 대한 통제권, 고기잡이에 대한 세금 부과 등을 통해 IS의 세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보코하람은 20144월 보르누 주 치복에서 여학생 276명을 한꺼번에 납치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악명을 떨쳤다. 이들 중 100명 정도는 아직까지 행방불명이다. 20182월에도 요베 주의 다프치에 있는 여자과학기술대학을 급습해 학생 110여명을 납치했다. 정부와 협상 끝에 2018221101명이 석방되었으나 414일 협상이 결렬되어 더 이상의 석방이 중지된 상태이다.

현재까지 보코하람이 일으킨 테러로 약 2만 명이 숨졌고, 200만 명 이상이 살던 곳을 떠나 난민 신세가 됐다. 학교가 가장 많은 피해를 보았는데 2009년 이후 살해된 교사의 수가 최소 2295명에 달하고 1400개 이상의 학교가 파괴됐다.

이 지역에서 보코하람이 활동하게 된 배경은 단지 종교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나이지리아가 안고 있는 전체적인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는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식민지배 당시부터 이 지역은 열악한 경제상황과 저발전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으며 독립이후에도 남부 지역 주민들에 비해 가난하고 소외되었다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갖고 있다. 북부의 인구는 남부에 비해 더 많지만 탈산업화, 농업 및 인프라에 대한 투자 부족, 저조한 교육 접근성으로 인해 경제가 쇠퇴하여 최악의 보건 및 경제지표를 나타내고 있으며 심각한 빈곤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인간개발보고서(HDR)2013년 나이지리아의 다차원빈곤지수(MPI)를 발표하였는데 가장 낮은 13개 주 중 12개는 북부에, 1개는 동부에 위치하여 남북 간 큰 빈곤격차가 극심한 것을 보여주었다.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최악의 주는 요베 주로 현재 보코하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분쟁의 원인을 제거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북부의 상대적인 저발전에 대해 정치지도자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현재 나이지리아 정부군과 민병대(CJTP)는 보코하람을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무자비한 진압과 함께 무고한 마을 주민을 살해, 구금함으로써 원성을 사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보코하람을 근절하기 위해 효과적인 군사작전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지역 주민에 대한 인권남용을 중지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니제르델타 지역 역시 나이지리아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지역이다. 석유자원을 놓고 나이지리아 정부와 원주민이 충돌하여 검은 자원의 저주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니제르뎉타의 오고니 족은 1990년대에 켄 사로-위와가 이끄는 오고니족 생존운동(MOSOP)을 중심으로 석유자원의 이익 분배와 환경오염에 대한 배상, 더 나아가 민족집단의 자결권을 요구하며 강력히 저항을 하였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정부는 199511월 사로-위와와 8명을 사형시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 외국의 석유회사들이 진출하였으나 채굴 과정에서 석유가 유출되어 환경이 파괴되어 현지 주민의 생활조건이 악화되었고 다시 갈등이 유발되었다. 2015년 엠네스티 인터네셔널은 더치 셀과 이탈리아 다국적 기업 ENI2014년 한해만 공식적으로 550건의 석유가 유출되어 환경을 파괴하고 원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주로 이 지역의 어업과 농업에 피해를 입혀 원주민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빈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무장단체들이 결성되었고 석유시설 파괴, 외국인 납치 등을 자행하고 파이프라인의 석유를 훔치면서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2004년 당시 니제르델타인민지원군(NDPVF), 니제르델타자경단(NDV),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 니제르델타해방전선(NDLF)이 활동하였으며 최근에는 니제르델타어벤져스(NDA)가 출현했다.

나이지리아 야라드아 대통령은 2008년 니제르 델타부를 신설하고 사면프로그램을 시행하여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을 비롯해 많은 무장투쟁 반군들이 무기를 반납하고 사면을 받게 하여 니제르델타 지역의 무장단체 활동과 공격이 감소하였다. 그러나 부하리 정부는 2018년까지 사면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종료하고 중앙정부 예산을 70% 삭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 니제르델타어벤져스(NDA)가 미국 셰브론의 석유시설을 공격하여 이 지역의 폭력사태가 증가할 우려를 낳고 있다.

2018326일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조업중인 어선 마린 711호에서 한국인 3명의 납치사건이 발생하였다. 가나 해역의 우리국민 납치는 나이지리아 니제르델타의 무장단체가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이들 중 일부가 개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지리아 무장조직이 우리 국민을 납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6, 대우건설 직원 5명 납치, 20071월 대우건설 근로자 10명 납치, 20075월 대우건설 직원 3명 납치사건을 겪은 바 있으며 이는 모두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과 다른 무장조직이 연관된 사건이었다. 20147월 가나 인근 해역에서 유류공급선을 공격하여 2명을, 20162월에는 코트디브아르 공해상에서 급유선을 공격하여 1명을 납치하였다.

가나, 코트디부아르, 토고, 나이지리아, 콩고 등 기니만 인근 해역에서는 석방금을 노리고 선원을 납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해역의 지난해 해적공격 건수는 45건으로 전년(56) 대비 19% 줄었지만 2015(31), 2016(31) 보다 다시 많아졌다.

최근에 발생한 사건은 해적활동으로 선원을 납치하여 석방금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나이지리아 니제르델타 지역 분쟁이 사그라지지 않는 한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의 정치상황과 보코하람, 니제르델타 문제는 우리의 진출전략 수립과 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전담인력을 배치하여 외국의 진출 사례를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현지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