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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의 무슬림과 기도시간

2020. 5. 13. 16:05

2018년 12월 28일 아침 630분 알파자지(Mohamed Alfazazi)는 감기로 몸이 힘들 텐데도 꾸란을 암송하고 있다. 저렇게 열심히 알라를 찾는데 왜 이곳 사정은 어렵기만 한지.... 저런 열정으로 공부를, 일을 한다면 어떨까? 그는 작년에 사우디 메카를 다녀왔다고 하니 정말 신앙이 깊은 사람이다. 오후에 디파(Diffa)에서 젠다르(Zindar)로 이동하는 중에 길에 차를 세우더니 매트를 한 장들고 허허벌판으로 간다. 메카에 기도를 하는 시간이다. 알파자지가 앞에 서고 다른 사람들이 뒤에 서서 인도를 받는다. 공동체에서 신앙심이 깊거나 행실이 올바른 사람이 기도를 주관한다고 한다. 그래서 국회부의장도, 운전사도 경호원도 모두 알파자지 뒤에 서서 기도를 했었구나.

 

Mansa Musa 사진으로 보는 아프리카/니제르 현지조사(2018.12.22-2019.01.07) 니제르, 디파(Diffa), 이슬람

[Togo] Lome_Artisan's Street

2005. 1. 30. 01:25


기니만을 따라 육로 여행을 하며 가장 눈여겨 본 것은 그들의 공예이다. 마스크, 브론즈 조형, 직물 등의 다양한 공예품에서 서아프리카의 풍성한 문화적 유산을 쉽게 엿볼 수 있다. 숙련된 장인들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이러한 다양한 공예품들은 서아프리카가 가진 여러 매력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관광객을 겨냥한 미술관에서 시장, 길거리 상인 등 공예품을 팔거나 만드는 곳은 어디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가격은 바게인 능력에 좌우되지만 가난한 나라에서 만든 것이라 해서 그렇게 싼 법은 없다. 공예품들은 대부분 시골에서 만들어져 시내 상인들한테 유통된다. 가봉 등지의 상당히 먼 곳에서 수입되어 팔리기도 한다. 공예품을 만드는 이들에 비해 관광객에게 파는 이들에게 상당히 큰 이익이 돌아간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토고의 수도 로메의 시장도 아프리카의 여느 시장처럼 특유의 활기로 가득찼다.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기에 사람들을 헤치고 돌아다니는 것도 그리 짜증나지만은 않았다.
Grand Marche라는 거대한 시장 한쪽 구석, 좁은 골목을 따라 공예품 상인들이 빽빽히 진을 치고 나와 같은 이방인을 잡아끈다. 코스모 폴리탄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도 세네갈, 말리, 콩고 등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상인들이 많다. 인종 집단을 달리하는 이러한 다양한 아프리카인들은 우리가 일본인하고 동남아인을 구분하듯이 확연히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극성스러운 상인을 만나면 구경하는 것도 처음엔 부담이 되었지만 어느덧 네고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최초 던지는 가격이 황당하게 쎈만큼 나의 last price는 아주 어이없게 낮다. 사고싶은 것이 너무나 많았다.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지라 매번 다음을 기약하며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눈요기만으로도 크나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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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아프리카 africa club 사진으로 보는 아프리카

  1. Blog Icon
    김성준

    이율섭씨 안녕 하세요../ 어디서 마니 본 듯한 얼굴이기에 ~~ 요즘 어떻게 잘 지내세요.?
    전 아직 까지 아프리카 헤드타이를 하고 있지만 예전과 달라 환율이 마디 다운되서 별로 재미가 없군요,
    아무쪼록 건강 하시고 한국 오면 연락 한번 주세요.
    좋은 사진은 몇장 카피 해갑니다. 홈페이지 이미지로 몇장 올릴까 하구요 ㅎㅎ

  2. Blog Icon
    김성준

    참 사무실은 이사 했는데 전화 번호는 같습니다.~

Photographing Women

2005. 1. 30. 01:16


카메라를 들이대자 많은 여인들이 어쩔줄 몰라 했다. 결코 수줍음이 아닌, 사진을 거부하는 그들의 문화적 습속 때문이다. 이슬람권 여인들이 사진 찍는걸 거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가끔은 의도하지도 않은 이런 사진도 찍게 된다. 바나나를 파는 이 소녀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내 앞을 지나다 살짝 웃으며 포즈를 취해 주었다. 정말 흔치않은 경우이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찍을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람들한테 양해를 구했다. 카메라에 찍히지 못해 안달이 난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서아프리카인들, 특히 여인들은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하거나 때론 노여워 했다. 전에 여행할 때는 무조건 찍고 보자던 때도 있었다. 뒷수습을 감당 못해 난처했던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 파키스탄과 같은 곳에서는 사진 찍힌 여성과 동행한 남자한테 멱살을 잡히거나 물건(돌이나 깡통 따위의 때론 치명적일 수 있는)이 날라온 적도 있었다. 성별, 연령 등의 차이에 따라 사진에 대한 반응은 각양각색이고,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이 문화적 습속이다. 고려라기 보다는 마땅히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본다. 사진에 대한 욕구와 양심 사이의 갈등으로 고민될 때도 많았고, 양심을 져버린 적도 많았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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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아프리카 africa club 사진으로 보는 아프리카

  1. 사진 찍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Nigeria] Textiles Marketing

2005. 1. 25. 18:29


일요일, 시장이 문을 닫는 날이라 하루 종일 동네를 기웃거릴 생각으로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마침 숙소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이 열렸다.  예식장 안은 주변의 낡고 허름한 도시 미관과는 완전히 대비된다.  상당히 성대한 결혼식이다.  사진에서, 결혼식 하객인 여인네들이 머리에 쓰고 입고 한 옷감들은 대부분 한국이나 중국에서 만든 것으로 나의 주된 아이템이다.  나이지리아 시장 조사 및 공략을 위해 가져간 샘플이 모두 사진의 여인들이 착용한 섬유 제품이다.  따라서 나의 관심사는 사람들의 옷차림이었으며, 항상 이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여인들이 머리쓰개는 headtie로 불리며, 주로 Yoruba 여인들이 애용하지만, 수많은 인종집단이 모여 있는 라고스를 비롯한 나이지리아 남부 지방에서 결혼이나 기타 중요한 예식에 참여하는 여인들이 대부분 헤드타이를 착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반화된 예식 의상이다.  디자인과 재질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인 헤드타이의 착용에 대한 여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여 저마다 새롭고 화려한 디자인과 색상을 자랑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고위층 여성 중 많은 이들이 서구적 의상보다 헤드타이를 착용한 전통의상을 선호한다는 것을 신문지면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대략 30전 전부터 헤드타이 분야에 진출한 한국 업계들은 현재 9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많은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대 나이지리아 전통적 수출 우위 품목인 섬유는 현재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 헤드타이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거의 뛰어들지 못하였다.  단순한 옷감 정도로 보일는지 모르겠지만, 통상 업계에서 Jacquard(직조기를 발명한 사람의 이름)식 공정으로 칭하는 이 헤드타이를 만드는 공정은 기술, 원자재 수급, 운영 면에서 굉장히 까다로운 것이어서 아직은 중국이 쉽게 넘보지 못한다.  언젠가는 저부가가치 산업의 중국 기술 이전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내가 있던 당시 연말 성탄절 성수기의 대목을 잡기 위해 많은 한국 업체들이 치열한 마케팅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나이지리아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 규제와 중국의 대량 공세로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었다.  
사진에서 헤드타이와 함께 입고 있는 원피스형의 자수 직물류(embroidery lace) 의복은 나이지리아 중, 남부(북부 하우사 문화권에서도 일부 보인다)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옷차림이다.  현 나이지리아 대통령인 Yoruba족 출신의 Obasanjo가 공식 행사에 이러한 자수 직물류 의복을 입고 나오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 한국 업체에서 만든 것이라는 후문이다.  라고스에서 만난 여인들에게 물어 보면 자신들이 입고 있는 자수 직물류 옷차림을 우리가 전통 한복 이야기하듯이 대부분이 자신들의 전통 의복으로 여긴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국내에서는 과거 생산된 적이 없는 것이며 언제부터 유행이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것이 아이러니라 하겠다.  
섬유 분야에서 ‘Made in Korea’의 위상은 중국에 비해 비교적 높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 중국과의 품질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상태이고 몇몇 제품은 추월을 당한 상태라 앞으로 우리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디자인과 질의 차별화로 고품질 이미지를 계속 유지시켜 나가야 하겠다.
안타까운 점은 우리 업체들끼리의 출혈 경쟁이 심하다는 것이다.  1억 3천만이 넘는 거대 인구가 가진 시장성과 잠재력에 대한 과욕으로 국내 업체들끼리 자충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  일례로 헤드타이 제품은 불과 몇 년 안돼는 기간에 수출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국내 업체들이 이제 수출 원가를 걱정할 정도가 되었다 한다.  “한국 상인들은 몇 십 년을 장사할 시장을 무리한 가격 경쟁으로 몇 년 만에 망쳐놓는다”는 유대 상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섬유 제품을 들고 나가 현지에서 마케팅 및 시장 조사를 했던 시간은 진로에 대해 막연해 하던 내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개척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업체의 많은 사례에서 내가 배운 것은 세상을 더 넓게 보고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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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아프리카 africa club 사진으로 보는 아프리카

[Ghana] Accra_Artisan's Stall

2005. 1. 25. 18:25


아크라의 Kwame Ncruma Circle 근처에서 노점으로 자신이 만든 woodcarving을 파는 Rasta라는 친구다.
수첩에 있는 낯선 이름이 이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 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을 찍고싶어 특별히 부탁까지 했는데 그가 적어준 이름을 잊었었다.  동네에서는 자기를 모르는 사람 없다고 하며, 나중에 사진 꼭 가져다 달라고 옆집 가게 전화번호까지 적어줬다.  

자신의 사진을 가질 기회가 많지 않은 이들 서아프리카인들은 사진을 찍을 때 열에 아홉은 포토카피에 대해 묻는다.  그럴 때는 마음이 약해져 대부분 다음에 지나는 길에 주거나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하였고, 그들도 순진하게 그것을 믿었다.  고백하건데, 과거 여행중 찍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화된 사진을 보내준 적은 거의 없다.  이메일을 가진 사람에게는 메일로 보내주었지만 가난한 이들이 이메일주소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여행중 들고다녔던 수첩과 가이드북엔 알아볼 수 없는 글씨로 적혀 있는 주소가 상당히 많다.  인화된 사진을 받고싶어하는 그들의 작은 소망을 수없이 배신했다.  정말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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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eria] Kano (3)

2005. 1. 24. 15:46


카노는 수 세기동안 사하라 횡단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사하라를 건너온 카라반들의 발길이 1000년 이상 끊이지 않은 서아프리카의 가장 오래된 고도(古都)이며, 가장 활발한 상업 중심지 가운데 하나라는 역사적 배경이 말해주듯 볼거리도 다채롭고 풍성하여 여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양고기를 꼬치에 꿰어 매콤한 양념을 얹어 화덕에 굽는 수야라는 음식이다. 케밥이나 샤슬릭 등의 중동,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많이 먹는 양고기 꼬치 구이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양념은 무척 독특하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널리 이용되는 '뻬뻬'라는 이 양념은 지역별로 다양한 특색이 있다. 구이 음식을 먹을 때는 어디에 가나 그것부터 찾게 된다. 한국인의 입맛에 정말 잘 맞는 양념이다. 뻬뻬를 발라 수야를 구워내는 이 사진을 보면 지금도 입안에 군침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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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eria] Kano (2)

2005. 1. 24. 15:43


코끼리, 소, 독수리 등의 뼈를 파는 상인이다. 각종 뼈들과 동물가죽 따위는 토고의 페티쉬(fetish) 시장에 널려 있던 것들과 비슷하다. 부두(Boodoo) 신앙이 널리 퍼져 있는 서아프리카의 기니만 지역에서는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 것으로, 관광객의 관심을 끄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상인이 팔고 있는 동물의 잔해는 주술적 힘이 있다고 믿는 일종의 부적과도 같은 전통 약재이다. 칼을 들고 있는 주인과 흥정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왠 외국인 하나가 와서 물건을 산다고 다짜고짜 떠드니 신기한 모양이다. 물건을 사려던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한 흥정이었다. 어렵사리 Naira 200(약 1.5불)에 흥정해서 열 컷 정도를 찍었다. 사진으로 돈 몇 푼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기 자존심 때문에 정당한 액수의 돈을 받아야겠단다.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음에도 더 이상 사진을 못찍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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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선규

    멋있읍니다

[Nigeria] Lagos_Victoria Island

2005. 1. 24. 15:33


라고스에서 잠시 지내던 빅토리아 아일랜드(VI)이다.  새로 개발된 지역으로 대사관과 다국적 기업의 사무실이 몰려 있는, 비교적 치안이 확립되고, 깨끗한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갔다. 이곳에 도착해 입에 달고 산 말이 '개판'이다. 중앙 행정력의 부재와 대다수 국민들의 저급한 의식 수준을 드러내는 모습이 어디서나 보인다. '이건 왜 이럴까, 저건 또...'하는 생각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라고스의 매케한 가솔린 매연은 그냥 이곳의 향기라 생각하시라.'고 했던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교민의 말이 인상적이다. 10년 넘도록 나이지리아에 살며 기반을 잡으신 이 분은 어느 정도의 인내 혹은 무감감의 수준에 도달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타문화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이해하고, 이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내 기준에서의 '불편한 것, 비합리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은 최대한 빨리 접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절대 평가하려 들지 말자.  그러면 한도 끝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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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in] Cotonou_City in the 3rd World

2005. 1. 21. 16:11


일요일 오전, 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향한다.  베넹의 경제 중심지 코토누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울 지경이다.  
로버트 카플란은 세계의 주변부라고 할 수 있는 많은 제3세계를 여행했다. 서아프리카에 대한 나의 최초 관심은 그의 여행기를 통해서였다. 그의 명저 [The Ends of The Earth]에 인용된 어느 학자의 말이다.
"집 없는 거지들이 사는 뉴욕의 구명 패인 길거리를 달려가는 늘씬한 리무진을 생각해 보라. 리무진 안에서는 북아메리카, 유럽, 환태평양, 일부 라틴 아메리카와 그 밖의 일부 지역 등 에어컨이 설치된 후기산업사회 지역들이 무역정상회담을 벌이고 컴퓨터 정보고속도로를 활용하고 있다. 나머지 인류는 그 바깥에서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그가 여행하고 싶어한 곳은 리무진의 바깥, 특히 대도시와 큰 마을들이다.
기니만을 따라 잠깐 돌아본 Cotonou, Lagos, Lome, Accra에 대한 나의 인상은 그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만큼이나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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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eria] Balogun Market (2)

2005. 1. 21. 16:01


인구 천만 이상의 라고스에서 자수직물 거래가 가장 많은 시장, 혼돈 그 자체이다.  초행자는 혼자서 절대 길 못찾는다. 수없이 발에 채이고, 흙탕물이며 갖가지 오물이 튄다. 온갖 것들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다. 냄새는 그냥 나이지리아의 향기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 안에서 내가 얼마나 안어울리는 존재였을까? 검은콩 안에 노란 콩 하나 섞어놓은 꼴이 아니었나 싶다. 멀리 모스크의 미나렛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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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eria] Balogun Market (1)

2005. 1. 21. 15:54


서아프리카 최대의 경제 중심 도시 Lagos에서 자수 및 직물 거래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내륙의 많은 상인들이 이곳에서 물건을 가져가고 Cameroon, Benin 등의 주변 ECOWAS 국가들에서도 많은 상인들이 오간다.  아프리카의 여느 시장처럼 이곳도 활기에 넘친다.  미로를 따라 쏟아지는 수많은 사람들에 밀려 가판대를 따라 진열된 다양한 공산품들을 구경한다.  Lonely Planet의 West Africa 편에는 Cairo의 Egyptian Bazarr에 견줄만한 미로라고 써있다.  샘플 가방을 좌우로 둘러메고 상인들을 찾아 나선다.  컨테이너 주문을 할만한 능력이 되는 Bigman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충분한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여행이 아니기 때문일거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재미있는 것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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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무역

2005. 1. 2. 03:02


서아프리카의 대표적 노예무역항 중 한 곳이었던 베넹의 Ouidah 해변이다. 야자수 출렁이는 황톳길, 불과 100여년 전까지 많은 아프리카인들이 고통에 울부짖으며 이 길을 걸었고, 대서양 너머로 팔려갔다. 16세기 무렵부터 포루투갈인에 의해 시작된 노예 무역은 17, 18세기를 거치면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의 유럽국가들이 그들의 식민지에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가세하여 그 절정에 달했다. 아메리카의 식민지에서 사탕수수, 담배, 면화 재배를 통해 얻어지는 막대한 이익을 위해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해안에 상륙한 상인들은 부족간의 전쟁을 일으키게 하여 생포된 노예를 총 등의 유럽에서 생산된 물건과 교환하였고, 이러한 교환은 더욱 많은 부족간의 전쟁을 불러왔다. 이렇게 팔려지는 노예를 통해 대서양을 가운데 둔 이른바 삼각 무역이 발전하게 되었다. 아메리카의 식민지에서 노예들에 의해 생산되는 천연 원료가 유럽으로 들어가 가공을 거쳐 상품이 생산되었고, 이렇게 생산된 상품은 다시 아프리카로 건너가 노예들과 매매되었다. 일련의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삼각 무역이 수 세기동안이나 유지될 수 있었다. 플랜테이션 농장의 열악한 조건으로 인해 아메리카에 도착한 노예들의 수명은 매우 짧았으며, 따라서 아프리카 노예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수 밖에 없었다.
정확한 수치를 산출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대략 15세기 말부터 노예무역이 폐지된 1870년까지 적어도 2000만 명의 아프리카인들이 노예무역을 통해 아메리카로 팔려갔다. 이 중 25%에서 50% 정도의 아프리카인이 대부분 운송 도중에 죽었다. 당시 상황을 묘사한 글에 의하면 수백명의 노예들이 갑판 아래 빽빽하게 수용되었으며, 물과 음식의 공급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이 배설해 내는 각종 오물위에 널브러진 채로 운송되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절반 정도만이 생존해 아메리카에 도착했다는 통계는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다. 노예무역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역사가들에게 있어 뜨거운 논란이 되어 왔고, 진실로 어느정도 인지는 알 수가 없다. 정확한 숫자가 얼마이든 노예무역이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장 잔악한 행위이며 비인간적인 것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불어로 Route des Esclaves라는 이름의 4km 남짓한 이 길을 걸었다. 길이 끝이나면서 해변에 다다른다. 회색 시멘트의 추도비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The Point of No Return',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이라고 새겨진 추도비는 찾아주는 이 그리 많지 않음에 더욱 쓸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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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in] "The Point of No Return"

2005. 1. 2. 02:59


토고에서 베넹 국경을 넘어 하룻밤을 쉬어간 도시 Ouidah는 베넹 Voodoo 토속신앙의 중심지이다.
인구 10만이 채 안되는 이 작은 도시는 1800년대 서아프리카 노예 무역의 중심 항구 가운데 하나였다.
여인이 서있는 해변에는 'The Point of No Return'가 써진(물론 불어로 써있다) 추도비가 있다.
이곳에서 많은 노예들이 대서양 건너 미국, 브라질, 아이티 등지로 실려갔다. 수십만의 아프리카인이 이곳을 넘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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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nze Casting

2004. 12. 18. 16:13


서아프리카의 전통 공예에서 손꼽히는 것이 청동 조형물이다. 사진은 가나에서 토고, 베넹을 지나는 동안 하나 둘씩 사서 모은 것들이다. 돈이 없어 antique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나 큰 것은 못샀지만, 이 앙증맞고 조그만 각각의 캐릭터들은 나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청동(bronze)과 놋쇠(brass)는 합금의 혼합이 다르지만 눈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제작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밀납(wax)으로 조형을 한다. 요즘에는 밀납 대신 더욱 세밀한 조형이 가능한 라텍스(latex)를 많이 쓴다고 한다. 만들어진 밀납 조형물을 진흙이나 침적토(silt)에 담근다. 조형물이 마르면 점토(clay)를 둘러싸서 단단한 주형틀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주형틀에 열을 가하므로써 내부에 있는 밀납이나 라텍스를 녹여 바깥으로 배출시킨다. 밀납이 빠져나가 속이 비어버린 주형틀에 용해된 쇳물(청동, 놋쇠)을 붓는다. 청동 또는 놋쇠가 충분히 식으면 주형틀을 깨뜨려 완성된 청동 조형물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청동 제작 방법은 이 지역에서 1000년 이상 되었다고 하는데, 라고스의 국립 박물관에 가면 100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Ibo-Ikwu의 섬세한 청동상을 볼 수 있다. 서아프리카의 가장 유명한 청동상들은 현재 나이지리아 지역인 베넹왕조(the Kingdom of Benin)를 위해 제작되었다. 조그만 장식판에서 커다란 사람 형태의 다양한 동상과 마스크 등은 왕이나 추장들이 사는 곳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가나 지역에 존재했던 Ahanti 왕국은 금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제작 과정은 일면 간단해 보이지만 충분히 숙련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공예품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완성된 각각의 공예품은 모두 유일무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캐릭터는 많지만 최초 밀납 조형물을 사람이 손으로 만들고, 모든 제작 과정이 일회성이라는 것에 비추어 볼 때 공장에서 찍어낸 것과 같이 똑같은 것은 없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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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2)

2004. 12. 14. 17:15


눈물나게 맛있었던 치킨이다.  '뻬뻬'라는 매콤한 양념을 얹어 화롯불에 슬쩍 구워낸 치킨에 토마토 야채스프를 곁들여 접시밥 하나와 함께 해치우고 맥주로 마무리를 할라치면 산해진미가 결코 부럽지 않다.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자주 치킨을 먹지는 못한다.  실은 현지인들에게 이런 음식은 대단한 사치이다.  레스토랑 종업원 월급이 미화 50불 가량이니 6달러나 하는 이런 식사는 결코 싼 것이 아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정찬을 먹고 나른함과 포만감을 함께 느끼며 배를 두드려 보는 것이 내게도 역시 사치이지만, 가끔은 그렇게 좀 있어보이는 레스토랑에 가서 혼자 폼잡고 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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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연

    맞아요! 우리나라는 음식점들도 매우많고 먹거리문화도 충분하니 얼마나 행복한건지 알아야할것같아요! 아프리카에서는 저런음식도 현지인들에게는 비싼음식이니...

[Ghana] Accra_Jamestown

2004. 12. 5. 00:16


나의 수도, 아크라의 해변에서 만난 아이들.  아이들 사진을 몇 장 찍고 나서 한참 곤욕을 치뤄야 했다.  아이의 부모로 보이는 어른들이 와서 돈을 달라기에 얼마간 실랑이를 벌였다.  Jamestown이라는 지역인데,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고단한 삶의 모습이 어디에서나 쉽게 보이는 곳이다.  사람들이 그리 영악해진 것은 가난 때문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프리카에서는 도시보다는 오히려 오지라고 할 만한 곳이 관광객의 발길에 닳은(때묻은)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런 곳에서는 의례적으로 사진찍혀 주는 일이 상품화되었다. 조그만 꼬마들도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고 포즈를 취해준다.  이국 풍물에 열광해 셔터를 눌러대는 많은 부자나라 관광객들에게 가난한 이들은 한갓 싸구려 모델로 전락해 버린 것은 아닌지.  나 또한 그것에 기여하는 또 한명의 관광객이 될수밖에 없으니 누구를 원망하랴만은, 안타까움이 이는 것은 사실이다.  돈 앞에 비굴해지는 것은 비단 제 3 세계의 가난한 이들만이 아니지만, 몇 푼 안되는 돈으로 쉽게 사람을 굴복시킨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는 내내 씁쓸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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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1)

2004. 11. 29. 14:46


떤 새로운 먹을거리가 날 기다릴까, 가능한 적은 돈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을 만한 먹을거리(맛도 괜찮고 열량도 충분한)가 뭐 있을까 따위의 1차적인 욕구, 새로운 곳을 방문할 때마다 가장 먼저 내 머릿속에 자리 잡는 것이 바로 이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무더운 날씨 속에 발품 팔아가며 개(犬)처럼 잘 돌아다니려면 든든한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 없는 일, 따라서 먹는 일 만큼은 내게 정말 숭고하고 근본적인 행위임에 틀림없다.  여행 중에 유독 식탐이 많이 생기는 것은 정말 다행이지 싶다.  현지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제대로 호사를 누리지도 못함에 별 탈 없이 버텨주는 위장 덕에 중동에서건, 인도에서건 먹을 것이 맞지 않아 걱정했던 기억은 없다.  그렇다고 외국인들 사먹으라고 바가지 잔뜩 씌우는 레스토랑만 다닌 것은 절대 아니다.  난 늘 배가 고팠고, 주머니 사정마저 열악했으니 말라서 비틀어진 빵 한쪽이라도 누군가 주면 고맙게 받아먹었다.  

도 아프리카의 푹푹 찌는 날씨 속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돌아다니다보면 너무나도 허무하게 배가 꺼져 버린다.  위생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나 우리식(食)에 대한 집착, 고정관념 따위를 버리면 많은 새로운 먹을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길거리 음식이든 뭐든 안보면 뭐든지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늘이 노랗게 보일 때나 한두 번 들었던 생각이고, 실은 완전히 현지인처럼 먹지는 못했다.  흉내를 내보려고 노력은 많이 했다.  난 내 위장이 적응하지 못해 탈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지 않을 만큼 무모한(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다.  20년 이상을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으니 현지인들의 음식문화에 동화된다는 것이 분명 쉽지 않다.  그러나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음식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즐기려는 노력을 해봐야 한다.  그래야 여행이 더 신나고, 돈도 세이브되지 않을까.  아니 그보다, 그러한 노력이 내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껴보고자 하는 여행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길일 것이다.  타문화의 이해를 통해 내 아집과 선입견, 고정관념 따위를 버리며, 다시 채울 수 있는 것은 분명 '자유'이다.

의 경험에서 괜찮다 싶었던 서아프리카의 먹을거리들을 소개하려고 했는데, 알맹이는 쏙 빼놓고 잡다한 이야기들만 죽 늘어놓았다.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올리기로 하고, 기왕에 올린 사진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베넹, 코투누의 길가에서 훈제구이를 파는 아저씨다.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파는 것이 많이 있는데, 이 아저씨는 불을 피울 커다란 깡통과 석쇠판 하나면 만사 오케이인 듯 아주 심플하게 장사한다.  이곳 닭들은 골목이나 뜰에다 제멋대로 풀어놓고 기르던 놈들이라 뼈만 앙상한듯해도, 굉장히 고소하고 깊은 맛이 나는데, 사료를 먹여 사육한 통통한 살진 닭과는 비교할 수 없다.  뻬뻬라는 양념을 바르면 더욱 맛있지만 별다른 양념 없이도 입안을 살살 녹이는 맛이다.  늦은 밤, 맥주 한 병을 사가지고 와서 아저씨 옆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 앉아(take out점이라 의자며 테이블이 없다) 막 구운 닭을 뜯고 있으면 맥주 좋아하는 친구 녀석들이 하나 둘 생각이 난다.  탄성을 자아내는 그 맛, 정말이지 혼자 먹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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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eria] Kano (1)

2004. 11. 26. 17:46


이지리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Kano는 Lagos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편도 Naira 12000(약 90불)의 항공료가 만만치 않은 부담이었지만, 나이지리아 남부와는 사뭇 다른 북부의 Hausa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겐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노 시내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코 Old City이다. 흙으로 된 담벼락(성벽)으로 둘러싸인 Old City 안에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Kurmi Market과 하우사인들의 발자취를 아기자기하게 보여주는 박물관, 중동 지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의 모스크, 염색터(dying pit : 적당한 용어가 생각 안난다. 고전적인 방식의 indigo 염색이 정말 볼만하다.) 등등 한가로이 거닐며 둘러볼 만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무더운 날씨 속에 한나절 넘게 돌아다녔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고, 옷은 흠뻑 젖었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친다 싶으면 그늘에 앉아 쉬며 하우사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배고프면 길거리에 널린 꼬치며, 음료수 등 가지 가지 음식들을 사먹었다.  사람들도 도시도 너무나 여유롭다.  라고스의 소음과 매케한 공기, 번잡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겠다.  라고스와 같은 대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따뜻함과 정겨움이 가득 배어 있는 도시, 인구 300만이 넘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평온함을 간직한 도시이다.  



흙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 안을 걸었다. 부드러운 저녁 햇살이 스며든 골목 안을 뛰노는 아이들, 제멋대로 풀어져 먹을 것을 찾느라 여념 없는 염소, 닭들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전혀 이국적이거나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시골에서 자란 내 어릴 적 기억이 자연스레 오버랩 되었다. 평온함과 살가움이 가득 느껴지는 풍경이다.  어디에서나 아이들의 눈망울은 맑고 초롱초롱하다.  아이들에게 다가가 카메라 렌즈를 눈높이에 맞추고 살며시 들이댈라치면, 아이들은 십중팔구 사각의 프레임 안에 하나 둘, 옹기종기 모인다.  때론 장난스럽고, 때론 수줍음 많은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정겨운지 모르겠다.  사진을 찍는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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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2004. 11. 25. 12:38



달 남짓의 쉼 없이 돌아본 서아프리카, 겉모습만을 훑어보기에도 참으로 부족한 기간이었다.  그러나 직접 내발로 딛고, 보고, 묻고 듣고,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서아프리카에서의 시간은 이국적 정취를 맞보는 즐거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아프리카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대학 4년 동안 공부하며 쌓았던 지식만으로 채울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보여주었고, 느끼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 사회 첫 걸음인 내게 무한한 자신감과 희망을 주었다고 주저 없이 말하고 싶다.







2004년 가을,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나이지리아, 베넹, 토고, 가나를 여행하였다.  여행의 공식적인 목적은 서아프리카를 주 타겟으로 하는 국내 섬유 업체의 현지 sales representative로서의 활동이었고, 시장 조사와 거래선 발굴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일의 특성상 업무에 대한 사명과 여행자로서 갖는 자유로움을 적절히 조화시켜 가며, 여러 도시의 시장을 방문하고, 또한 많은 상인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10kg를 훌쩍 넘기는 샘플 가방을 짊어지고 매일같이 시장을 돌아다녔다.  새로운 시장과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일은 힘들기 보다는 즐거움이었다.  이제 사회 초년생인 나는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의욕이 충만했다.


한된 시간과 경험만으로 서아프리카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실은 너무나 계면쩍다.  그러나 사진 속의 기억들을, 단지 훗날 들춰볼 낡은 앨범에 묻어두는 것보다는 아프리카를 궁금해 하고, 아프리카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가진다.  여행 중 거의 기록을 하지 않는 내게 사진은 유일한 기억의 통로이며, 사람들과의 만남의 흔적이라, 가능한 한 많은 사진을 찍으려 노력한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기억을 되짚어 가며, 또 모자란 것은 책과 여러 가지 자료들을 통해 정리하는 것은 분명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한계를 넓히는 과정일 것이다.  짧은 생각과 글솜씨, 기억력의 한계를 원망하며 머리를 쥐어짜는 일이 결국은 나의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것임을 또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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