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김영희) Africa 음식이야기 23

23. 술과 음료 이야기 2

2. 음료 1)차 탄자니아 사람들은 아침이면 으레 물을 끓여 차를 마신다. 차에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것으로 빈 속을 채울 수 있고 특히 고지대나 해안지방에서도 서늘한 계절, 아침에 차를 마셔서 추위를 달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직장에서는 고용원이 아침마다 차를 끓여 보온병에 넣어 놓는 것이 일과이다. 티 브레이크가 있어서 10시쯤이면 전 직원이 차나 커피를 마신다. 그러나 이렇게 차를 마시는 습관이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것은 아니다. 탄자니아에 차가 들어온 것이 1920년대로 독일의 정착민들이 ‘우삼바라’라고 하는 기후가 좋은 곳에 차 농원을 만들면서부터였다. 그 후 차 생산은 점차 늘어나 차는 탄자니아의 주요 수출품목이다. 차의 국내 소비량은 설탕이 귀할 때는 저조했으나 설탕을 손쉽게 구하면서부..

22. 병맥주를 마시면 감옥행? - 술과 음료 이야기 1

1. 술 탄자니아가 탕가니카로 불리기 시작하던 19세기 말 식민지 시절, 백인들은 흑인들이 술 마시는 것을 금지했다. 흑인들을 마치 어린아이처럼 여겨 행여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릴까 염려한 까닭이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술 마시고 식민정부에 대항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도 깔려있었다. 따라서 아프리카인은 병에든 포도주나 위스키, 맥주 등을 살 수 없었다. 1934년까지는 시중에 병맥주가 아예 없었고 만일 흑인이 병에 든 술을 마시면 6개월 형에 처해졌다. 특히 병에 든 술을 금지한 것은 백인들에게 술이란 유럽에서 들여온 병에 담긴 술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아프리카인들의 전통 술은 비공식적인 어떤 것이었다. 사실 예전 아프리카에서 술은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의식이나 행사에 반드시 술이 있어..

21. 탄자니아식 빵과 과자

.챠파티 팬케잌처럼 생겼다. 밀가루와 물과 기름을 섞어 반죽하여 잘 치대서 얇게 밀어 후라이 팬에 부친다. 노릇하게 약간 갈색 반점이 생길 때까지 익힌다. 발효제가 들어가지 않고 만드는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다. 탄자니아에서 가장 보편적인 빵이 챠파티가 아닐까 한다. 챠파티는 아침에 차에 곁들여 먹기도 하고 점심이나 저녁에 식사에 곁들이기도 한다. 탄자니아에 있는 한 이 챠파티를 피할 수 없다. 거리에서나 탄자니아인 집에서나 아니면 무슨 행사가 있을 때나 어디에선가 항상 이 챠파티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사모사 삼각형으로 생긴 일종의 튀김 만두다. 밀가루 반죽을 엷게 밀어 그 속에 고기나 야채를 넣고 삼각형으로 접어서 기름에 튀긴 것이다. 간식이나 아침, 혹은 간단한 점심으로 먹는다. 손으로 집어먹을 ..

20. 나의 음식 이야기 2 - 냘랼리 부인

우리 집은 아침먹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남편이나 나나 다 은퇴를 했기 때문에 아침에는 느긋하게 잠을 자고 아홉시 반 경에 아침을 먹게 된다. 아침으로는 삶은 카사바 혹은 숯불에 구운 카사바와 함께 우유나 차, 혹은 포리지(옥수수 가루 죽)를 함께 마신다. 남편과 같이 아침을 먹을 때도 있고 남편이 늦게 일어나면 따로 먹는다. 남편이나 나나 다 카사바를 좋아한다. 수쿠마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남편은 작년에 퇴직을 했는데 남편이 근무를 하고 있었을 때는 달랐다. 아침에 7시 경 차를 한잔 마시고 내가 싸주는 빵과 달걀을 가지고 출근해서 오전 10시 반 티 브레이크 시간에 아침을 먹었다. 직장을 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비슷할 것이다. 집에서는 차나 커피 한잔 정도를 ..

19. 망고나무 아래서 - 열대 과일과 채소 2

2)과일 탄자니아는 지대가 다양하기 때문에 사실 모든 과일이 생산 가능하다. 주로 나는 과일 중 파파야, 바나나, 파인애플은 항상 볼 수 있고 오렌지, 망고, 아보카도, 패션푸룻, 수박 등은 철이 있다. 잭프룻, 커스터드 애플, 과바 등은 철에만 잠깐 볼 수 있다. 두리안, 람부탄 등 동남아에서 많이 나는 과일은 주로 잔지바르섬에서 난다. 아프리카에는 원래 과일을 먹는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이나 먹는 군것질 정도로 생각했고 어른이 먹으면 창피하게 여겼다. 지금도 식사 후 후식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식사의 일부이거나 식간의 간식거리 개념이다. . 파파야 원산지는 중남미로 알려져있다. 탄자니아에서 가장 흔한 과일이 파파야이다. 파파야 나무 꼭대기에 열매가 끊임없이 달려서 차례로 익기 때문에 파파..

18. 망고나무 아래서 - 열대 과일과 채소 1

탄자니아에서 마을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망고나무가 눈에 띄게 마련이다. 마을의 공터에 서있는 키 큰 망고나무는 넓은 그늘을 드리워서, 그 밑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앉아 놀기도 하고 함께 일을 하기도 한다. 마치 우리의 느티나무 격이다. 망고나무는 그 열매인 과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할 뿐 아니라 넉넉한 그늘로 휴식처를 제공하며 아프리카다운 풍치를 자아낸다. 마당에 망고나무가 있는 집은 그 그늘 아래서 밥도 짓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도 한다. 여자들이 채소를 다듬는 것도 바로 이 망고나무 그늘이다. 탄자니아의 채소와 과일에 대한 이야기도 망고 나무 아래서 하는 것이 제격이다. 1)채소 비듬나물(음치차) 카사바 잎(키삼부) 고추 (필리필리) 오크라(바이먀) 비터토마토 (냐냐충구) 호박, 호박잎, 고구마 잎,..

17. 내가 아니면 3

4) 땅콩 땅콩은 어디나 흔하게 나기 때문에 코코넛이 나지 않은 내륙지방에서는 흔히 땅콩을 갈아서 우유처럼 만들어 음식에 넣는다. 부코바 지방에서는 귀한 손님이 올 때 땅콩죽을 만들어 대접한다. * 땅콩 밀크 (peanut milk) 만드는 법 만드는 데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땅콩을 찧어서 걸러서 이것을 물과 섞는다. 두 번째 방법은 땅콩을 물에 불려 찧는다. 여기에 물을 붓고 거른다. * 땅콩죽 (Nsanyuse) 만드는 법 1. 땅콩을 볶아서 껍질을 벗기면서 나쁜 것은 다 추려내고 절구에 죽이 되도록 찧는다. 2. 냐냐충구(african eggplant 혹은 bitter tomato라고 하는 것으로 작은 토마토처럼 생겼다) 와 당근 얇게 벗긴 것을 삶아서 그 물은 땅콩에 붓는다. 3. 흙 남비..

16. 내가 아니면 2

2) 얌, 고구마, 밍호코 얌과 고구마는 일종의 대체식품으로 다른 곡식이 충분치 않을 때 혹은 별식으로 먹는다. 얌은 고구마와 비슷하나 고구마보다 크고 맛이 담백하다. 카사바나 고구마는 날로 먹을 수도 있으나 얌은 날로 먹을 수 없다. 얌을 날로 먹으면 가렵다. 얌은 대개 쪄서 먹는다. 혹은 얇게 저며서 튀기거나 삶아서 소스와 함께 먹는다. 코코넛 우유와 땅콩가루를 섞어서 요리 하기도 한다. 요리과정에서 벗긴 껍질은 햇볕에 말려서 찧어 우갈리를 만든다. 얌을 저장할 때는 재에 묻어 둔다. * 얌 쏘스 만드는 법 1. 토마도 5개, 양파1, 고추2 개를 물을 약간 더하여 믹서에 간다. 2. 이것을 남비에 넣고 끓이는데 미리 삶아서 익힌 고기를 기름에 튀겨서 고기 맛이 배게 한다음 그 기름을 남비에 더한다...

15. 내가 아니면 1

탄자니아의 이웃나라 모잠빅에서는 전쟁이나 가뭄같은 재난시에는 카사바 우갈리에 양배추와 땅콩, 양파만 먹고 견디었다고 한다. 이것들을 특별히 ‘내가 아니면’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는데 즉 내가 아니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탄자니아에서도 ‘내가 아니면’에 해당하는 구황작물로 카사바, 얌, 고구마, 그밖에 밍호코라는 작물이 있다. 또 구황작물은 아니지만 모든 요리에 곁들이거나 들어가는 재료가 콩, 코코넛, 땅콩이다. 이 역시 ‘내가 아니면’으로 부를만 하다. ‘내가 아니면’ 탄자니아 사람들은 음식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1) 카사바 카사바는 고구마나 감자처럼 뿌리를 먹는 식물인데 고구마보다 훨씬 크고 길고 껍질이 거칠다. 서부 아프리카에서는 이를 마뇩이라고도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50억..

14. 고기 먹는 풍습도 가지가지 2

2)닭과 염소 염소와 닭은 대체로 어느 지방을 막론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짐승이다. 닭은 그 크기가 작기 때문에 대가족제인 탄자니아 가족이 다같이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닭고기는 귀한 손님이 오거나 가장이 멀리 나들이 갔다 돌아올 때 잡는 일종의 별식으로 인식된다. 닭고기 중에서도 필리기시(filigisi)라고 하는모래주머니를 제일 귀하게 여겨 이것은 반드시 남편이나 손님이 먹게 되어있다. 여자는 먹으면 안된다. 그러나 부코바에서는 원래 닭을 먹지 않았다. 상대방이 모르게 닭을 제공하면 그로 인해 의절할 수도 있다. 앞에서 나의 음식 이야기를 한 부깅고 씨의 아버지는 그 친구가 읍내의 호텔에서 일하는 관계로 닭을 먹게 되어 부깅고 아버지에게 우연히 닭을 대접했는데 이를 나중에 알고 몇 달동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