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남아공의 사회와 문화

남아공의 에이즈(1) - 에이즈 치료약

africa club 2004. 7. 4. 19:00
우리는 흔히 “AIDS에 걸려 죽는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것은 사실과는 일정 거리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AIDS는 질병이나 병원균이 아니라 하나의 ‘증후군’(Syndrome)일 뿐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AIDS를 불러일으키는 병원균은 지금까지는 HIV라고 부르는 병원균이다. 다시 말해, AIDS는 HIV 병원균에 감염 된 사람이 체내 저항력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생기는 면역 결핍증을 일컫는다. 따라서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AIDS의 직접적인 원인은 HIV라는 병원균이다.  

HIV는 병원균이기는 하지만 사람에게 직접적인 치명타를 가하는 병원균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HIV에 감염된 사람을 HIV 양성 반응자(hiv+)라고 부른다. HIV는 종양 바이러스(retrovirus)로 체내에서 병원균의 침임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생산해 내는 T4라는 세포를 공격해 이를 파괴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단 T4 세포가 파괴되면 이는 외부의 병원균에 대항할 항체를 생산해 낼 능력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단 HIV 병원균이 체내에 들어오게 되면 체내의 저항능력이 급속히 떨어지기 때문에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병에도 인체가 저항을 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신체가 약한 사람, 영양상태가 좋지 못한 사람, 그리고 주변 환경이 청결하지 못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HIV 병원균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짐은 자명한 일이다. 이렇게 체내 면역성이 떨어지게 되면 지역적으로 가장 보편적인 질병이 HIV 양성자에게는 치명적인 것으로 다가올 수 있다. 남아공의 경우 AIDS 환자의 60%가 결핵(TB)으로 인한 사망자이며, 이밖에 위장염과 다양한 피부염과 구강염과 결합된 대상 포진(帶狀疱疹) 등은 HIV/AIDS와 관련된 대표적인 질병이다.

일단 HIV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은 치료 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미국 Glaxo-wellcome사의 AZT (Azidothymidine)라는 약은 AIDS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할 뿐 완치를 할 효력은 없다. 더군다나 AZT는 사회적으로 선택된 사람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약이다. HIV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약을 섞어 먹는 칵테일이 가장 효과적인데, 문제는 약값이 빈곤층에게는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사실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 중 칵테일을 하기 위해서는 한 달에 약 800-900랜드(약 12-4만원)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이것은 남아공의 경우 일반적인 흑인 가정의 월수입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더군다나 HIV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치료법을 사용하려면 월 수 천 랜드(수 십 만원이상)을 투자해야하는데 이것은 사실상 대다수의 흑인들에게는 불가능한 금액이다. 남아공에서 이런 치료법을 받고 있는 사람은 만 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4백만 명이 넘어선 HIV 보균자 중 1%도 안 되는 사람만이 HIV 억제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거의 모든 HIV 보균자가 사형 선고를 받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대다수의 HIV 환자는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할 나이에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 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