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정치 - 21세기 아프리카의 희망과 발전
아프리카는 통계수치로 보면 열악한 상황이다. GDP는 2009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5%이며 1인당 840불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인간개발지수(HDI)는 0.465로 세계평균 0.729에 비해 현저히 낮고 아프리카 국가 중 HDI가 가장 높은 남아공도 0.647로 세계에서 121위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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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21세기에 들어와 ‘블루 오션’으로 평가받으며 희망과 발전의 세기를 맞고 있다. 민주화와 좋은 통치(Good governance)에 바탕을 둔 정치적 안정, 그리고 지속가능한 경제적 발전은 지금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과제들이다. 어쩌면 그 어느 시기보다 역사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은 발전을 위한 기회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들어 동서냉전체제의 종식으로 인해 아프리카 국가들은 더 이상 이념과 체제에 따라 ‘무조건’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고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다당제 도입, 자유선거실시, 세계자본시장체제 편입 등 개혁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
아프리카는 세계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전 10년 동안 정치적 안정과 민주주의가 발전하였으며 경제성장이 가속화되어 아프리카 대륙에 희망이 싹튼 시기로 평가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경제성장률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전체 GDP의 5.9% 성장함으로서 지난 10년간 평균 5%대를 상회하였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개혁‧개방과 함께 신중한 거시경제정책을 실시함으로서 독립이후 최근 10년 동안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아프리카는 2003년 이후 수출입 교역량인 두 자리 수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였고 2008년 아프리카 FDI 유입액도 풍부한 지하자원과 투자여건의 개선으로 876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IMF에 따르면 정정 불안과 권위주의적 정부형태가 지난 20년 동안 크게 감소하였고 1990년대 이후 국가 간 분쟁과 내전도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현재 심각한 내전지역은 코트디브아르, 수단, 소말리아뿐이다.
2010년 2월에는 서아프리카의 니제르에서 구데타가 발생하였고 3월에는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가 충돌해 5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21세기 아프리카 정치상황은 분명히 민주주의로 향하고 있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다당제에 기초한 선거를 실시하고 절차적인 민주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다.
아프리카 각국은 AU와 NEPAD(The New Partnership for Africa's Development)를 통해 외교적 협력을 강화함으로서 위기상황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정치적 안정을 유도하고 있다. UN도 냉전종식이후 국제사회의 국지적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서 정치적 안정을 이루어가고 있다. 지금 현재 UN 안보리에서 논의되고 있는 의제 중 절반 이상이 아프리카에 관한 문제로 아프리카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에 따르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48개국 중에서 다당제와 인권‧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국가’는 77년 단지 3개국이었으나 88년에는 11개국으로 늘어났고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국가는 25개국에서 14개국으로 감소한 것으로 발표하였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상황이 역사적으로 식민통치의 유산이며 독립이후 동서냉전 체제와 이념으로 인해 발생된 것이라는 주장은 21세기에는 너무 진부한 설명이 되었다. 일당제(one-party system), 후원자 고객관계(Patron-client relationship), 독재, 군사 쿠데타, 부정부패 등 이제 아프리카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돌아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20세기까지 아프리카의 운명을 외부에서 결정하였다면 21세기는 아프리카인 스스로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들어와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세계사에서 주변부화 된 아프리카를 국제사회의 일부분으로 끌어내는 것이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그동안 직면했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발전을 스스로 만들고 지속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수많은 종족 또는 부족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종적 긴장은 항상 부도덕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이러한 ‘인종정치(ethnic politics)’는 특히 2007년 케냐의 대통령 선거에서 여실히 보여주었다. 정권을 잡기 위한 중요한 정치적 방법으로 사용되었고 정치적 불안과 동요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케냐의 정치적 소요와 불안정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 있어 부족적, 인종적 분쟁이 원인이라기보다는 ‘민주주의(democracy)’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각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을 이룬지 40여년이 이미 지나고 있고 정치지도자와 국민들의 역량에 따라 민주주의가 정착되어가고 있는 탄자니아나 보츠와나와 같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케냐에서 발생한 종족적 폭력은 선거부정으로 야기되었으나 종족간 폭력을 종식시키는 궁극적인 방법은 선거 민주주의의 회복, 책임 있는 정치, 나아가 민주주의의 완전한 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점은 강력한 민주주의 제도(입법, 사법, 행정)가 존재하지 않는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는 정치인들의 선의(goodwill)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아프리카의 민주주의는 정치인들의 수준만큼 민주주의화 되어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남아공과 르완다는 변화하는 21세기 아프리카의 현주소를 가장 잘 대변해주고 있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인종차별정책을 실시했던 백인정부에서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가 이끄는 흑인정부로의 정권교체는 아프리카의 마지막 독립국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황제와 종이 그 신분을 뒤바뀐 역사적 사건으로 세계 역사상 ‘위로부터의 민주화’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정치적 민주화를 이룩한 남아공 정부는 선거를 통해 3번의 정권교체를 선거를 통해 평화적으로 이룩하며, 국가건설(Nation building)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사회-경제적, 문화적 민주화를 이룩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남아공이 경제적 발전을 이루고 또 지속시키느냐가 아프리카의 발전의 지표로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정권교체 이후 아시아의 경제위기를 제외하고 점진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향후 남부아프리카에서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지도국으로 그 위상을 강화시켜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아공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체 GDP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영향력이 강력하며 정치적으로 남부 아프리카 개발동맹(Southern African Development Community: SADC), 아프리카 연합(African Union: AU)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지도국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위상은 2010년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하게 되었고 G20 국가로서는 유일하게 아프리카 대표로 참가함으로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르완다는 1994년 후투(Hutu)와 투치(Tutsi) 족 인종분규로 제노사이드가 발생했지만 중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발전이 빠른 국가에 속한다. 2010년 실질 GDP 성장률이 2010년 약 6%로, 2011년에는 약 7.5%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2010년 8월 총선에서 이변이 없는 한 현 폴 카가메(Paul Kagame) 대통령이 다시 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르완다 정부가 또 다른 차별과 권위적 통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노사이드의 상처를 딛고 국가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1999년 만들어진 국가통합 및 화회 위원회(National Unity & Reconciliation Commission: UNRC)는 르완다의 문화적 전통을 일깨우면서 국가의식과 국민의식을 고양시키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21세기를 기회의 시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산적해 있다. 부정부패의 척결, 여성의 진출과 기여의 확대, 아프리카 역내 교류의 확대와 지역협력의 강화, 전세계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협력. 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지혜와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적 고려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과 가난을 줄여나가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아프리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얼마나 진출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아프리카에 대해 편협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막연히 ‘마지막 남은 미지의 대륙’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자원’과 ‘시장’으로 아프리카를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할 곳’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진출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인 중국과 일본에 비하면 열악하다.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가와 기업 국민들이 진출을 서둘러야 할 곳이다.
우리는 중국과 일본의 경우처럼 국가주도의 대규모의 투자와 진출을 할 수는 없다. 우리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 아프리카인들은 거의 500년 동안 서구 식민 지배를 받아왔다. 아주 익숙하게 식민지배 국가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아프리카인들은 역사적으로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국가들에 대해 ‘이 사람들이 이번에는 무엇을 뺏어가려고 오는 걸까?’라고 생각한다. 현재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이익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신제국주의적 침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현지화 전략을 발휘해야 한다. 아프리카 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들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이해하고 친구로서 다가가려는 일관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렇게 아프리카 학(African studies)을 연구하는 한편 현지에 학교와 한국학 센터를 건립하여 한국을 알리고 우수한 아프리카 인재를 한국으로 불러들여 지한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기술과 자본을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이익을 챙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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