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시장이 문을 닫는 날이라 하루 종일 동네를 기웃거릴 생각으로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마침 숙소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이 열렸다. 예식장 안은 주변의 낡고 허름한 도시 미관과는 완전히 대비된다. 상당히 성대한 결혼식이다. 사진에서, 결혼식 하객인 여인네들이 머리에 쓰고 입고 한 옷감들은 대부분 한국이나 중국에서 만든 것으로 나의 주된 아이템이다. 나이지리아 시장 조사 및 공략을 위해 가져간 샘플이 모두 사진의 여인들이 착용한 섬유 제품이다. 따라서 나의 관심사는 사람들의 옷차림이었으며, 항상 이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여인들이 머리쓰개는 headtie로 불리며, 주로 Yoruba 여인들이 애용하지만, 수많은 인종집단이 모여 있는 라고스를 비롯한 나이지리아 남부 지방에서 결혼이나 기타 중요한 예식에 참여하는 여인들이 대부분 헤드타이를 착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반화된 예식 의상이다. 디자인과 재질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인 헤드타이의 착용에 대한 여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여 저마다 새롭고 화려한 디자인과 색상을 자랑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고위층 여성 중 많은 이들이 서구적 의상보다 헤드타이를 착용한 전통의상을 선호한다는 것을 신문지면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대략 30전 전부터 헤드타이 분야에 진출한 한국 업계들은 현재 9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많은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대 나이지리아 전통적 수출 우위 품목인 섬유는 현재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 헤드타이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거의 뛰어들지 못하였다. 단순한 옷감 정도로 보일는지 모르겠지만, 통상 업계에서 Jacquard(직조기를 발명한 사람의 이름)식 공정으로 칭하는 이 헤드타이를 만드는 공정은 기술, 원자재 수급, 운영 면에서 굉장히 까다로운 것이어서 아직은 중국이 쉽게 넘보지 못한다. 언젠가는 저부가가치 산업의 중국 기술 이전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내가 있던 당시 연말 성탄절 성수기의 대목을 잡기 위해 많은 한국 업체들이 치열한 마케팅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나이지리아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 규제와 중국의 대량 공세로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었다.
사진에서 헤드타이와 함께 입고 있는 원피스형의 자수 직물류(embroidery lace) 의복은 나이지리아 중, 남부(북부 하우사 문화권에서도 일부 보인다)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옷차림이다. 현 나이지리아 대통령인 Yoruba족 출신의 Obasanjo가 공식 행사에 이러한 자수 직물류 의복을 입고 나오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 한국 업체에서 만든 것이라는 후문이다. 라고스에서 만난 여인들에게 물어 보면 자신들이 입고 있는 자수 직물류 옷차림을 우리가 전통 한복 이야기하듯이 대부분이 자신들의 전통 의복으로 여긴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국내에서는 과거 생산된 적이 없는 것이며 언제부터 유행이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것이 아이러니라 하겠다.
섬유 분야에서 ‘Made in Korea’의 위상은 중국에 비해 비교적 높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 중국과의 품질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상태이고 몇몇 제품은 추월을 당한 상태라 앞으로 우리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디자인과 질의 차별화로 고품질 이미지를 계속 유지시켜 나가야 하겠다.
안타까운 점은 우리 업체들끼리의 출혈 경쟁이 심하다는 것이다. 1억 3천만이 넘는 거대 인구가 가진 시장성과 잠재력에 대한 과욕으로 국내 업체들끼리 자충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 일례로 헤드타이 제품은 불과 몇 년 안돼는 기간에 수출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국내 업체들이 이제 수출 원가를 걱정할 정도가 되었다 한다. “한국 상인들은 몇 십 년을 장사할 시장을 무리한 가격 경쟁으로 몇 년 만에 망쳐놓는다”는 유대 상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섬유 제품을 들고 나가 현지에서 마케팅 및 시장 조사를 했던 시간은 진로에 대해 막연해 하던 내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개척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업체의 많은 사례에서 내가 배운 것은 세상을 더 넓게 보고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라는 것이다.
여인들이 머리쓰개는 headtie로 불리며, 주로 Yoruba 여인들이 애용하지만, 수많은 인종집단이 모여 있는 라고스를 비롯한 나이지리아 남부 지방에서 결혼이나 기타 중요한 예식에 참여하는 여인들이 대부분 헤드타이를 착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반화된 예식 의상이다. 디자인과 재질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인 헤드타이의 착용에 대한 여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여 저마다 새롭고 화려한 디자인과 색상을 자랑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고위층 여성 중 많은 이들이 서구적 의상보다 헤드타이를 착용한 전통의상을 선호한다는 것을 신문지면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대략 30전 전부터 헤드타이 분야에 진출한 한국 업계들은 현재 9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많은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대 나이지리아 전통적 수출 우위 품목인 섬유는 현재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 헤드타이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거의 뛰어들지 못하였다. 단순한 옷감 정도로 보일는지 모르겠지만, 통상 업계에서 Jacquard(직조기를 발명한 사람의 이름)식 공정으로 칭하는 이 헤드타이를 만드는 공정은 기술, 원자재 수급, 운영 면에서 굉장히 까다로운 것이어서 아직은 중국이 쉽게 넘보지 못한다. 언젠가는 저부가가치 산업의 중국 기술 이전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내가 있던 당시 연말 성탄절 성수기의 대목을 잡기 위해 많은 한국 업체들이 치열한 마케팅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나이지리아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 규제와 중국의 대량 공세로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었다.
사진에서 헤드타이와 함께 입고 있는 원피스형의 자수 직물류(embroidery lace) 의복은 나이지리아 중, 남부(북부 하우사 문화권에서도 일부 보인다)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옷차림이다. 현 나이지리아 대통령인 Yoruba족 출신의 Obasanjo가 공식 행사에 이러한 자수 직물류 의복을 입고 나오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 한국 업체에서 만든 것이라는 후문이다. 라고스에서 만난 여인들에게 물어 보면 자신들이 입고 있는 자수 직물류 옷차림을 우리가 전통 한복 이야기하듯이 대부분이 자신들의 전통 의복으로 여긴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국내에서는 과거 생산된 적이 없는 것이며 언제부터 유행이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것이 아이러니라 하겠다.
섬유 분야에서 ‘Made in Korea’의 위상은 중국에 비해 비교적 높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 중국과의 품질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상태이고 몇몇 제품은 추월을 당한 상태라 앞으로 우리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디자인과 질의 차별화로 고품질 이미지를 계속 유지시켜 나가야 하겠다.
안타까운 점은 우리 업체들끼리의 출혈 경쟁이 심하다는 것이다. 1억 3천만이 넘는 거대 인구가 가진 시장성과 잠재력에 대한 과욕으로 국내 업체들끼리 자충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 일례로 헤드타이 제품은 불과 몇 년 안돼는 기간에 수출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국내 업체들이 이제 수출 원가를 걱정할 정도가 되었다 한다. “한국 상인들은 몇 십 년을 장사할 시장을 무리한 가격 경쟁으로 몇 년 만에 망쳐놓는다”는 유대 상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섬유 제품을 들고 나가 현지에서 마케팅 및 시장 조사를 했던 시간은 진로에 대해 막연해 하던 내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개척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업체의 많은 사례에서 내가 배운 것은 세상을 더 넓게 보고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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