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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부시맨

africa club 2002. 3. 19. 20:38
세상의 호기심 어린 눈을 피해 아프리카 오지에 살고 있는 칼라하리사막의 `부시맨' 즉 보츠와나 산(San)족 원주민들이 식량과 물부족으로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고 18일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최후의 부시맨들이 겪는 기아 위기는 보츠와나 정부의 강제이주 계획 때문. BBC는 보츠와나 정부가 토고 혹은 덴마크 크기에 맞먹는 5만2천㎢ 넓이의 중앙 칼라하리사막 수렵보호지역(CKGR)내 야생동물 보호를 빌미로 과거 3만년동안 조상들이 지켜온 땅에서 이들을 쫓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수렵보호구역내 2천2백명의 부시맨중 끝까지 삶의 터전을 포기하길 거부하는 이들을 내쫓기 위해 보츠와나 정부는 물과 식량 공급을 제한하는 극약처방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수렵보호구역내 6개 부시맨 마을의 물탱크를 철거하고, 지하수 시추공까지 해체했으며, 원시수렵부족인 이들이 일정량의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초원의 곡식과 과일을 거둘 수 있는 특별수렵허가권마저 박탈했다.
보츠와나 정부의 강제이주 조치 와중에서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버티고 있는 부시맨 숫자는 30명 미만.
부시맨들의 반대에도 불구, 정부는 재정착계획이 사막 원주민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국내 부시맨 인구 5만명중 대부분이 이미 63개 재정착촌으로 이주, 물과 보건. 교육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북아메리카 인디언 보호구역에 빗대 재정착촌 계획을 비난하고 있으며, 보츠와나 정부가 사람보다 야생동물을 우위에 두고 있을 뿐 아니라 보호구역내 지하자원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BBC는 말했다.
중앙 칼라하리사막은 다이아몬드와 다른 지하자원 매장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모든 지하자원을 국유화하고 있지만 부시맨이 자신들의 터전을 고집할 경우 자원 탐사가 어렵기 때문에 강제이주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 부시맨 세사나는 "옛 터전을 고집할 경우 군인들이 오두막에 가두고 불을 지를 것이라는 얘길 들었다. 달리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고 말하면서 "정부는 우리를 내몰고 있고 마치 난민처럼 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BBC는 전했다.
(중앙일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