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장애아동 통합학습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고려대학교 중급스와힐리어
경제학과 2011100082 박인영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24000개의 학교가 있지만, 기초교육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그 중에서 장애 아동을 받는 학교는 442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남아공에는 시각장애, 청각장애, 자폐증, 뇌성마비, 주의력 결핍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행동장애 등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공식 집계로만 약 11만 명에 이른다. 2001년의 <교육부 백서6 : 장애아동 교육-통합 교육 및 훈련 시스템 구축>에 따르면, 특수 교육이 필요한 남아공 아동은 40만 명으로 늘어난다. 심지어 법적자원센터의 변호사 야나 반 리브(Yana van Leeve)에 따르면 이 수치는 쉽게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앞서 언급한 442곳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운이 좋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이러한 남아공의 장애 아동 교육 정책이 가지는 첫 번째 문제는, 그녀가 지적하듯 장애 아동을 반드시 일반 아동과 통합하여 교육시키려는 정부 정책의 기조에 있다. 실제 일선 학교에서는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도 않을뿐더러, 일반 아동뿐만 아니라 장애 아동조차 이러한 통합교육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케이프타운에서 다운 신드롬과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키우는 미셀 드로스키(Michele Droskie) 또한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녀는 장애 아동이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다니게 되면 더욱 손길이 많이 가게 되는데, 이는 교육비 부담 증가라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지적한다.
이 정책의 두 번째 문제는 앞서 보았듯 학교, 교사, 전문가 등 장애 아동 교육을 위한 모든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데 있다. 미셀 드로스키도 기나긴 대기 끝에 그녀의 아들을 디에프 강에 있는 한 특수학교에 겨우 입학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벽돌공에게도 9년의 교육이 요구되는 남아공에서, 오랜 시간 기다려 겨우 들어간 그 학교는 장애 아동에게 단지 3년의 교육을 제공할 뿐이었다. 그녀는 “극소수의 특수학교만이 9년간의 교육을 제공할 뿐이다. 이러한 교육권 제한은 결국 장애아동을 평생 정부와 가족에만 의지하며 살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교육 기반시설 부족 문제에 대해 야나 반 리브도 “통합교육 실시를 위해 장애 아동을 수용할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결과적으로 이러한 재원 부족은 특수 학급을 단순한 데이케어 센터로 전락시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앞서 세계문맹퇴치의 날 특집 기사에서 살펴보았듯, 아프리카에서는 장애 아동뿐만 아니라 일반 아동조차 최소한의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장애 아동의 학습권은 아프리카라는 지역적 한계에 그들의 장애로 인한 한계까지 더해져, 일반 아동의 학습권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 아프리카 아동의 전반적 문맹퇴치 노력이 요구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보다 더 소외되었던 여성이나 장애 아동의 교육권 향상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자료출처>
1. “Disabled pupils’ hostel of horror”, Mail&Guardian, 30 Aug 2013
http://mg.co.za/article/2013-08-30-disabled-pupils-hostel-of-horror
2. “Limpopo toilets are still the pits”, Mail&Guardian, 19 Apr 2013
http://mg.co.za/article/2013-04-19-limpopo-toilets-are-still-the-p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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