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아프리카의 내전과 분쟁

리비아 내전

Mansa Musa 2020. 5. 19. 17:33

카다피의 몰락 이후 중앙 정부가 없는 내전상태로 빠져들어

유럽의 난민정책은 리비아의 정치적 불안정에 영향

IS 또는 무장집단의 세력 확대를 경계해야

내전 이후 우리의 기득권을 바탕으로 리비아에 대한 진출 준비 필요

 

20101217일 튀니지에서 발생한 자스민 혁명의 불길은 리비아에도 영향을 주었고 결국 42년간 지속된 카다피 정권이 붕괴되었다. 1차 내전으로 불리는 카다피 축출과정에서 201111월 출범한 국가과도위원회(National Transitional Council : NTC)효과적으로 정국을 장악하지 못했고 오히려 시민군과 민병대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치안이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2012년 제헌의회(General National Congress : GNC) 선거를 통해 200명의 의원이 선출된 후 알리 제이단(Ali Zeidan) 총리를 주축으로 과도정부가 구성되었으나 정치적 불안정은 계속되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와 정부군과 민병대의 충돌이 끊이지 않았고 정부고위인사에 대한 납치와 암살 그리고 외국공관에 대한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2013년 결국 총선 및 대선이 연기되기에 이르렀고 중앙 정부의 통치력 부족으로 인해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동부와 남부 주민들의 무력시위가 발생하였다. 201310월에는 리비아 동부 주요 8개 종족이 연합해 독립을 선포하고 벵가지를 수도로 하는 키레나이카(Cyrenaica)' 자치정부를 선포한 후 주요 석유시설을 점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46월 제헌의회의 임기가 종료되면서 총선이 실시되었고 8월 하원에 해당하는 대표의회(House of Representatives : HoR)가 출범했다. 그러나 당시 투표율은 18%로 매우 낮았으며 새로운 정부는 동부의 토브룩 지역에만 통치력이 미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20147월 이슬람 세력은 이에 반발하여 트리폴리를 공격하여 제2차 리비아 내전이 발발하게 되었다. 이슬람 반군은 리비아 새벽(Libya Dawn)” 작전(이후 무장단체의 이름으로 사용됨)을 벌여 트리폴리를 장악한 후 제헌의회(GNC)를 구성하고 총리를 따로 선출하였다.

201512월 유엔의 중재로 리비아 내전 해결을 위해 주요 정치세력이 모여 리비아평화협정(Libya Political Agreement : LPA)이 체결되었고 2016년 알-사라지(Fayez al-Sarraj)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Government of National Accord : GNA)가 공식적인 리비아의 정부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트리폴리에서 출범했다.

리비아는 현재 알-사라지가 이끄는 통합정부를 비롯해 동부의 토브룩과 서부의 트리폴리를 기반으로 하는 2개의 세력이 실질적으로 리비아를 분할하여 통치하고 있다. 토브룩은 리비아 국군(Libyan National Army)을 이끌고 있는 칼리파 하프타르(Khalifa Haftar)와 토부룩(Tobuk)에 기반을 둔 대표의회(House of Representatives : HoR) 의장 아구일라 쌀리흐(Aguila Saleh Issa)가 활동하고 있다. 트리폴리는 국가최고회의(High State Council) 의장인 칼리드 미쉬리(Khaled Mishri)가 활동하고 있다.

2018529일 프랑스의 중재로 내전 당사자들이 파리에서 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1210일 총선과 대선을 치르고 모든 정당과 파벌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며 군대와 보안 기구를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이런 정치적 합의가 일정대로 진행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유엔은 사무총장 권한으로 군사적 임무가 아니라 정치적, 법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리비아유엔지원임무단(United Nations Support Mission in Libya : UNSMIL)2011년부터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2019915일까지 활동기간을 연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은 힘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어 보인다. 현재 무장세력들이 세력 확대를 위해 서로 충돌하고 있는데, 이들이 무력을 바탕으로 이합집산을 하여 지역 혹은 이념 등을 기반으로 리비아를 위협할 정치세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리비아는 이슬람을 믿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강하지 않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세력을 규합하기 전에 정치적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지원은 리비아가 실질적인 정부를 구성하여 무장 세력을 와해시키고 정치적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도록 하고, 다른 한편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군과 경찰력을 확보하는데 지원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의 정치적 불안정은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할 시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리비아 정부군과 국제동맹이 제압했지만 IS는 리비아의 불안정한 상황을 틈타 시르테를 포함한 몇몇 해안 도시를 장악한 적이 있었고 이후에도 규모는 작지만 IS가 주도하는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IS2018910일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국영석유공사(NOC) 본부를 공격하였는데 이로 인해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IS는 리비아의 유전은 '합법적인 타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리비아의 정국이 혼란한 틈을 타 다시 리비아에서 세력을 넓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한 가지의 문제는 아프리카 난민문제가 리비아의 정치적 불안정과 유럽국가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난민이 유럽으로 불법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던 리비아가 2011년 붕괴된 이후 아프리카 난민들은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리비아를 유럽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으로 여기고 몰려들고 있다. 카다피 정부가 전복되기 전 2년 동안 리비아 튀니지 이탈리아 등에서 건너온 난민 수는 수천 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201417만 명, 201515만 명, 201618만 명으로 급증하여 이제는 리비아의 난민문제가 유럽국가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유럽국가는 난민유입에 대해 범죄조직이나 갱단이 사악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끊임없이 지적해왔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리비아에 자금을 지원하여 난민들이 유럽으로 오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리비아와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는 리비아의 해안 경비대가 무력을 사용하여 아프리카 난민을 막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해안경비대는 난민들이 해상 무장조직이라고 부를 만큼 악명을 떨치고 있다. 올해 7월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은 11,500명인데 이는 작년 7월에의 23,500명에 배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을 보아도 설득력 있는 설명이 되고 있다.

2011년 이후 여러 무장조직들이 난민을 대상으로 인신매매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난민 수용소 역시 지역 무장조직에 의해 관리되고 있어 고문, 강제노동, 성폭력 등 인권유린이 심각한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다. 직접적으로 의도하지 않았지만 중앙정부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 리비아에 대한 유럽국가의 지원이 무장조직의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하고 효과적인 중앙정부의 출현을 막고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201876일 리비아 서부 지역에서 무장민병대가 우리국민 1명과 필리핀인 3명을 납치했으나 915일 현재까지 어떤 요구도 접촉도 없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석방을 위해 리비아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며 부족사회 지도자들과 접촉하고 있으나 어떤 집단이 어떤 목적으로 납치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리비아에서 잇따르는 납치 사건은 납치 산업이라 불릴 정도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납치 피해자는 정치인에서 사회운동가,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리비아 중앙정부가 통치력이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IS를 비롯한 테러조직과 소규모 민병대나 무장조직이 언제든지 우리 국민을 납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리비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납치사건 중 상당수가 어떤 특별한 정치적 목적이 없는 경우가 있어 해결방법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정부는 917일 사업차 리비아에 체류중인 우리국민 36명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강제소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리비아가 정치적 안정을 확보한다면 막대한 석유(매장량 아프리카 1, 세계 9)와 천연가스(매장량 아프리카 5, 세계 22)를 바탕으로 거대한 건설시장이 열릴 것은 자명하다. 우리는 카다피 정부 당시 우리 기업이 구축한 기득권을 지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이 리비아 사태를 예의주시하면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20189월에 문재인 대통령과 알-사라지 리비아 통합정부 총리와 열기로 한 정상회담을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향후 리비아 재건사업 참여 등 실질적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고 우리 국민의 석방을 위한 조치를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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