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아프리카의 청년들〉
청년 실업으로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sation : ILO)의 '2012 글로벌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청년 실업률이 12.7%로 약 7480만 명이 실업 상태에 놓여있다. 이는 전체 실업률인 6%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경험과 노하우 부족으로 생산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청년들이 갈 곳을 잃고 떠도는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서 아프리카도 열외가 아니다.
아프리카는 최악의 청년 실업난에 직면해 있다. 지난 1월 19일 모로코(Morocco)의 수도 라바트(Rabat)에서 5명의 청년들이 대학졸업자(이하 대졸자)들의 일자리 부족 문제에 개탄하며 널리 확산되고 있는 ‘고용되지 못한 대졸자들(the Unemployed Graduates)’ 운동의 일환으로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3명은 중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이 중 압델와합 자이둔(Abdelwahab Zaydoun)은 27살의 꽃다운 나이에 사망하고 말았다. 160여명은 지난 2주간 모로코의 교육부 청사 앞에서 점거농성을 벌여왔다.
모로코의 공식적인 실업률은 9.1%에 불과하지만 대졸자 실업률은 16%, 청년 실업률은 무려 31%를 상회한다. 모로코는 지난 몇 년간 매년 5% 가량의 꾸준한 경제 성장률을 보여 왔지만 함께 증가하는 청년들의 위한 일자리는 창출하지 못했고, 이러한 정부의 무능력함에 대한 모로코 청년들의 불만이 최고점에 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모로코는 정부 투자와 민간 투자를 통해 매해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약속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에서도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남아공의 공식적인 전체 실업률은 25%로 구직활동을 포기한 노동자를 포함하면 실질적인 전체 실업률은 40%에 달하며, 청년 실업룰은 51%를 육박한다. 남아공 청년 2명 중 1명은 실업 상태인 것이다. 상황이 이리 심각하니 주마(Jacob Gedleyihlekisa Zuma) 대통령은 지난 2011년을 ‘일자리 창출의 해’로 선포하며 2020년까지 500만개, 2030년까지 11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업률을 6%로 끌어내린다는 신성장정책(New Growth Path : NGP)을 추진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한 해가 마무리되며 이러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불신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남아공인종관계연구소(South Africa Institute of Race Relations : SAIRR)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창출된 일자리의 수는 약 62만 4천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2020년까지 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수치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밖에도 이집트가 25%, 튀니지 및 알제리가 30%의 청년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각국에서 제시하는 실효성 없는 고용 창출 정책은 당장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청년 실업자들의 원성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청년 실업에 대항하여 아프리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들이 계속될 경우, 지난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휩쓸었던 ‘아랍의 봄’과 같은 또 한 번의 시민혁명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다. 정부의 고용 정책은 실효성을 얻기 위해 단순히 수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 : PWC)가 전 세계 최고경영자 12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사업 확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로 인재 부족이 꼽혔다.
이처럼 일하고 싶은 청년들이 넘쳐나는데도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자리의 수적 증가만이 해답은 아니다. 주OECD대한민국대표부에서 발간한 2011년 ‘OECD 국가의 청년고용 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과 학습 병행, 의무적 인턴쉽, 견습제도, 이중직업교육 등을 통해 학교에서 일터로의 전환을 원활하게 하고, 채용상 차별해소, 고용비용 감소, 노동시장 이중성 완화 등을 통해 청년층에 대한 노동수요 측면의 장벽을 낮추게 하고, 의무교육연령 상향, 중도탈락자에 대한 재교육 기회 부여 등을 통해 청년층이 노동시장이 필요로 하는 직업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교육시스템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정책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일하고 싶지만 할 수 없어 울상 짓는 아프리카의 청년들로 하여금 활짝 웃게 할, 보다 실효성 있게 변모한 아프리카 각국의 고용 정책을 기대한다.
<자료출처>
1.http://www.iol.co.za/news/africa/5-unemployed-moroccans-set-selves-on-fire-1.1216955
2.http://www.iol.co.za/business/international/youth-affected-as-job-market-suffers-1.1218619
3.http://moroccoworldnews.com/?s=unemployment&x=0&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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