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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여성들이여, 더 이상 울지 마라!

africa club 2012. 10. 28. 14:42


아프리카의 여성들이여, 더 이상 울지 마라!

 

 

 

지난 2012년 1월 20일 말라위(Malawi)에서 2천여 명의 여성들이 바지와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자유민주주의의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할만한 사건에 대한 말라위 여성들의 분노와 저항의 표현이었다. 지난 15일 말라위의 수도 릴롱궤(Lilongwe)와 경제 중심 도시 블랜타이어(Blantyre)에서 정부의 법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라고 자칭하는 한 무리의 노점상들과 청년들이 전통의상 대신 바지와 미니스커트를 착용한 여성의 옷을 벗기고 폭행했다.

 

여느 보수적이고 가난한 남부 아프리카의 국가들처럼 말라위에서는 카무주 반다(Hastings Kamuzu Banda) 전직 대통령이 30여 년간 철권통치를 펼치던 시절 여성이 바지나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1994년까지 존속하였으나 1990년대에 다당제 민주주의가 들어서면서 폐지됐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은 ‘상인이여, 나는 너에게서 물건을 샀는데 너는 나의 옷을 벗기는가(Venda, Ndikugule, Undibvulenso)?’와 같은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밥 말리(Robert Nesta Marley, Bob Marley)가 부른 ‘여성들이여, 울지 마라(No Woman, No Cry)’의 노래 가락에 맞춰 춤을 췄다. 

 

 

  말라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곳곳에서는 여성들이 전통의상이 아닌 바지나 미니스커트를 착용하는 것에 대한 보수주의자들의 반대와 불만이 여전히 거세다. 지난 12월 29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의 한 택시 승차장에서 두 소녀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이유로 50~60대의 남성들에 의해 옷이 벗겨지는 등 공격을 당한 것이다.

 

이슬람 국가인 수단(Sudan)에서는 아직도 법률로 바지를 ‘단정하지 못한 옷차림’으로 규정해 바지를 입는 여성에게는 태형을 부과하고 있으며, 실제로 매년 수천 명의 여성들이 처벌을 받고 있다. 이러한 수단의 악법은 지난 2009년 7월 수단 카르툼(Khartoum)의 한 식당에서 밥을 먹던 언론인 루브나 후세인(Lubna Al-Hussein)이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10대의 태형과 250 수단 파운드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수단의 과도한 이슬람 법 적용과 해석에 대해 세상에 알리기 위해 정식 재판에 나서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밖에도 케냐(Kenya)의 키쿠유(Kikuyu) 민족은 바지를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며 여성들의 바지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바지와 미니스커트를 착용한다는 이유로 뭇매질을 당하는 아프리카 여성들은 여성할례(Female Genital Mutilation : FGM)에 의해서도 고통을 받고 있다. 여성할례는 여성의 외음부 일부를 떼어내는 전통적인 통과의례로 수많은 여성들의 불가침적인 신체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세계보건기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 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억 내지 1억 4천만 명의 성인 여성들과 소녀들이 여성할례의 후유증 속에서 살고 있으며, 이들 중 약 9천 2백만 명이 바로 아프리카에 살고 있다. 여성 할례는 이미 케냐, 탄자니아(Tanzania) 등 여러 국가에서 법으로 금지되었지만 부족관습으로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케냐 나록(Narok)의 마사이 연장자인 올레마이루 키파켄(Olemairuj Kipaken)은 “마사이족(Maasai)은 다른 부족들과 다르게 자녀가 할례를 거치지 않으면 결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할례를 해야 어른이 되고 남편의 집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할례를 근절하기 위한 비정부기구단체들의 활동이 지속되면서 에티오피아(Ethiopia)에서는 여성할례률이 80%에서 74%, 케냐에서는 32%에서 27%, 이집트(Egypt)에서는 97%에서 91%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프리카의 28개국에서는 매해 1400만 명의 여성에게 행해지고 있다. 인권 전문가들은 여성할례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는 있지만 근절되지는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바지와 미니스커트 착용을 금지하고 여성할례를 강요하는 등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 말라위에서의 시위처럼 오늘날의 아프리카에서는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바지를 입은 루브나 후세인은 재판 결과 태형을 면제받는 대신 20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벌금을 내기를 거부하고 감옥에 수감되기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용기와 절실함만으로는 전통사회에 머물러있는 남성들의 사고를 전환시키기에 부족하다. 아프리카 여성들 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타 국가들의 국제적 관심과 경제원조 등을 이용한 간접적 압력이 필요하다.  

 

 

 

<자료출처 >

 

1.http://www.iol.co.za/dailynews/news/malawi-orders-halt-to-attacks-on-women-1.1216433

 

2.http://allafrica.com/stories/201201200337.html

 

3.http://fgcdailynews.blogspot.com/search?updated-min=2012-01-01T00:00:00-08:00&updated-max=2013-01-01T00:00:00-08:00&max-results=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