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로벤섬(Robben Island) -
정말 저게 로벤섬일까? 가장 아름답다는 케이프 타운 앞에 있는 이 섬이 넬슨 만델라가 27년 동안 감금되어 있던 곳이었을까? 가장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은 함께하고 천국과 지옥도 함께 있다는 말이 사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다.
로벤 섬(Robben Island)은 테이블 만(Table Bay)의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조그만 섬으로 17세기 네덜란드 사람들이 처음 도착했을 때 물개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서 ‘물개 섬'이라는 뜻으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해발고도가 30미터밖에 되지 않는 1마름모꼴의 낮은 섬으로 주로 바위와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비록 케이프 타운에서 불과 11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수영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로벤섬은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정책에 저항한 민주투사들을 수용하였던 지역으로 아공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하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지역이다.
테이블 만의 ‘지옥의 입구’ 또는 남아공의 알카트라즈로 불리는 이곳은 민주주의 투사들에게는 식민주의, 불평등, 그리고 압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프레토리아 정부는 저항을 하던 민주투사들에게 ‘완전한 추방’이라는 카드를 휘두를 수 있는 안전한 곳이었다. 반아파르트헤이트자들에게 정부는 언제나
바톨레메우 디아즈가 케이프 타운을 돌았던 1488년 이후 약 2년간은 로벤섬은 항해하는 배와 선원들을 위한 식료품 저장소로 이용되었고 편지를 보내는 우체국 역할을 하기도 하였으며 규율을 어긴 선원들을 감금하는 장소로 이용되었다.
네덜란드 통치기(1652-1806)에 들어와 위의 용도로 계속 사용되고 있었지만 케이프의 죄수들과 인도, 말레이시아, 그리고 인도네시아로부터 끌려온 정치범들을 수용하는 교도소로 더 중요하게 이용되게 되었다. 이 기간에 석회석과 건축을 위한 석판을 채굴함으로서 섬에서 상업적 활동이 시작되었다. 1806년 이후 영국의 지배 하에서 섬은 다시 감옥을 사용되었고 추방자들, 위험한 범죄자들, 그리고 국경전쟁에서 잡힌 정치범을 수용하였다. 또한 정신병자나 격리되어야 할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수용되었다.
그러나 1846년 로벤섬 교도소는 폐쇠되었고 수감되었던 죄수들은 모두 육지로 보내져 강제노역에 종사하게 하였다. 식민정부는 이곳에 병원(General Infirmary)을 개설하고 만성병 환자, 정신이상자, 그리고 나병환자를 수용하였으나 1891년, 1921년, 그리고 1931년 각각 폐쇠하였다. 19세기에 병원으로 주로 로벤섬이 활용되었지만 동부와 북부 식민지의 국경전쟁에서 잡힌 소규모의 정치범이 수용되었다. 1866년 이후 강제노역에 처해진 사람들이 병원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1931년 마지막 나병환자가 로벤섬을 떠난 후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군인들이 테이블 만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될 때까지 비어있었다. 전쟁후에는 남아공 해군이 로벤섬을 관할 했으나 1959년에 법무부(Prisons Department)로 이관되었고 1961년부터 1991년까지 로벤섬은 아파르트헤이트 정부에 따르지 않는 정치범과 민주화 인물을 수용하는 악명높은 곳이 되었다.
현재 로벤섬은 평화롭다. 남아공 정부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곳을 관광자원화 시켜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있다. 넬슨 만델라가 수감되었던 감옥에는 그의 수감동료 - 만델라와 함께 수감되었던 사람들 중에 가장 출세하지 못한 사람 - 가 만델라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항상 친구를 위해 희생할 줄 알았다고, 겸손하고 친절하였다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넬슨 만델라, 제파니아 모토펭(Zephania Mothopeng), 고반 음베키(Govan Mbeki), 코이(Khoi)족의 지도자였던 오츠마토(Autshumato), 코사족의 지도자였던 은셀레(Nxele)와 마코마(Maqoma) 같은 정치범 뿐만 아니라 병원에 수감되었던 환자와 일반죄수들도 원하지 않던 이곳의 ‘주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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