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김영희) Africa 음식이야기

8. 탄자니아 식 밥짓기 1

africa club 2003. 11. 18. 10:36


1)옥수수보다 비싼 쌀

‘나 어제 쌀밥 먹었다.’  
어린이가 동무들에게 자랑삼아 이야기 하는 모습은 한국의 60년대 이전 풍경을 연상시키지만 이것은 한국의 이야기가 아니다. 탄자니아의 농촌에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쌀이 많이 나는 몇몇 지방을 제외하고는 탄자니아에서 쌀은 상당히 귀한 곡식이었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만 쌀밥을 먹을 수 있어서 쌀밥을 먹으면 다음날 동무들에게 자랑을 하는 것이 예사라고 했다.

쌀은 얌, 코코넛 등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말라가시를 통해 아프리카에 전래되었다. 그러나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아랍상인들의 영향으로 인도에서 쌀이 재도입되었다. 1930년대 초만해도 그리 중요시 되지 않았으나 점차 주곡으로 되어가고 있다.

지금은 탄자니아에서도 많은 가정에서 밥을 먹는데 주로 저녁에 먹는 경향이 있다. 소화가 느린 우갈리에 비해 저녁에는 소화가 잘 되는 쌀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갈리의 재료가 되는 옥수수에 비하면 쌀은 훨씬 비싸서 서민층에서 자주 먹기란 쉽지가 않다. 조리하는 과정 역시 우갈리에 비하면 쌀은 우선 돌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서 밥 짓기가  복잡하다. 따라서 쌀밥은 서민층보다는 부엌에 일손이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여유있는 가정에서 먹는 음식이다.  어쨋거나 쌀밥은 우갈리보다는 비교적 새로운 음식, 고급음식으로 인식이 되고 손님이 왔을 경우나 특별한 행사 때에는 꼭 밥이 나온다.

현재는 우리나라에서 농기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그 외의 여러 지원에 힘입어 쌀 생산이 증가추세이며 쌀의 소비도 늘어나는 편이다. 사실 탄자니아 같은 열대 기후에서는 2모작 3모작도 가능하여 쌀 재배에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유리한 환경이다.

다레살람의 시장에 가면 각종 쌀이 수북수북 쌓여있다. 그 중에서 음베야 쌀이 (음베야는 탄자니아의 유명한 쌀 산지. 그곳에서 오는 쌀이라고 해서 음베야 쌀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쌀과 거의 비슷하고 밥맛도 좋아서 다레살람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값도 비교적 비싼 편이다. 그러다 보니 여느 쌀도 음베야 쌀로 슬쩍 둔갑을 하는 예가 적지 않아 시장에서 쌀을 사려면 여간 눈썰미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