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김영희) Africa 음식이야기

6. 바나나 이야기 2

africa club 2003. 11. 11. 18:04


2) 바나나의 종류
탄자니아에만 해도 약 300여종의 바나나가 있다. 과일로 먹는 바나나도 종류가 많고 요리용 바나나도 산지에 따라 종류가 다르다. 가령 킬리만자로 지방에서 나는 바나나는 단단한 편이고 빅토리아 호수쪽에서 나는 바나나는 부드럽다. 그래서 킬리만자로에서 나는 바나나를 빅토리아 호수 쪽 사람들은 너무 딱딱해서 못 먹겠다고 흉을 보고 빅토리아 호수 쪽에서 나는 바나나를 킬리만자로 지역 사람들은 너무 부드러워서 싫다고 흉을 본다. 그렇듯 바나나마다 생김새, 크기,당도, 단단한 정도 등이 다 다르다.


  요리용 바나나 중 대표적인 종류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음코노  - 삶거나 튀기거나 굽는다
  음코노와 템보 - 코끼리처럼 큰 음코노라는 뜻. 역시 요리용으로 아주 크다.
  음트위케 - 요리용
  음수수 - 요리용. 술담그는 용.
  음중구 - 요리용. 기름 짜는용
  코로보위 - 삶는다. 너무 익은 것은 과일로 먹는다.
  보코보코 - 요리용
  음샤레 - 킬리만자로 지역의 대표적 요리 음샤레를 만드는 바나나. 비교적 가늘다.
  은네래래(Mnyelele) - 요리용. 아주 비싸다  
  마토케 - 마토케를 만드는 바나나. 약간 통통하다.  
  마토키 : 음베야 지방의 바나나로 이는 음주주와 비슷하다.


대개 삶는 바나나는 크기가 작거나 중간인 반면 튀기거거 굽는 바나나는 길고 두껍다. 또 요리용 바나나들은 당도가 적고 익어도 초록색이며 단단하다.
  

  과일로 먹는  바나나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키수카리 (설탕이라는 뜻이다. 과일바나나중 가장 달다.)  
  킹구루웨
  키말린디  
  키자카지
  키콘데  
  음샤레 - 안익었을 때는 요리를 하고 익으면 과일로 먹는다.
  은디지 응곰베 - 여러번 씻어야 한다. 마토케 바나나와 비슷하게 생겼다.
  음랄리
  음나남보
  키타라사 - 자르면 붉은 즙이 떨어진다. ‘피는 키타라사가 아니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혈연은 바나나 즙보다 더 진하다는  말이다.


바나나 색깔 역시 노란 바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요리용 바나나처럼 익어도 파란채로 있는 것도 있고 붉은 색 바나나도 있다.

나무에 달린 바나나들이 외국인에게는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탄자니아 사람들은 척 보기만 하고도 ‘이것은 음샤레 저것은 키수카리’ 하는 식으로 구별을 해서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다레살람 앞 바다의 잔지바르 섬에는 비옥한 토양에 습기가 많아서 본토에서 자라는 다양한 바나나 종류가 많이 있는데  그곳 사람들 역시 일일이 다 구별하여 이름을 불렀다.  

다레살람의 시외 버스 터미널 근처에는 전국에서 버스로 운송되어오는 바나나를 위해 아예 바나나 시장이 마련되어 있다. 엄청나게 큰 바나나 송이들이 산더미를 이루고 쌓여있는데 사고 싶은 바나나의 종류와 용도를 알아야만 엉뚱한 바나나를 사는 실수를 면할 수 있다. 또 시골을 지나가다 보면 긴 장대에 마치 당나귀를 묶어서 두 사람이 메고 가듯 바나나 송이를 메고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나나 송이 하나가 그야말로 당나귀만큼 크게 자란 것이다.

바나나 주산지인 빅토리아 호수 부근이나 킬리만자로 출신들은 수도인 다레살람에 살면서도 집 주위나 샴바(농장이나 밭이라는 뜻)에 꼭 바나나를 심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나나는 단순한 식량을 넘어서 향수를 달래고 소속감을 느끼는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기호가 된 것이다. 예전에 이 지방 사람들은 아무리 다른 음식을 많이 먹어도 바나나 요리를 먹지 않으면 끼니를 안먹은 것으로 생각했다 한다. 지금도 이들을 초대하면 한가지 정도는 바나나 요리를 내야 예의를 갖춘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