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손영민) 케냐 리포트

KENYA TODAY(2005년 6월 16일) - 술광고 금지 & 강도들의 새로운 수법

africa club 2005. 6. 24. 20:49
<케냐 술광고를 금지하다.>

케냐정부가 조만간 술, 담배의 TV 또는 옥외광고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알프레드 무투아(Alfred Mutua) 정부대변인에 따르면, 금번 금지조치는 술소비로 인한 해악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미 금년 2월에 학교근처에서의 술, 담배광고는 금지되었습니다.

지난달 정부는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하고 담배에 대한 세율인상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정부는 광고와 미디어가 많은 사람들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실에 주목하고는 특정광고의 영향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쉽지 않다며 금번 조치의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술 광고에 대한 금번 발표는 맥주와 담배에 대한 세금을 10퍼센트 까지 인상한다는 발표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억만장자인 주류업계와 담배업계에는 새로운 공격으로 보이는 데요. 술과 담배회사들은 케냐에서 가장 큰 납세자로서 매년 30억실링(한화 450억)을 세금으로 내고 있습니다.

현 광고규제법에 의하면 18세 이하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5퍼센트를 차지할 경우, 술 담배 등의 유해상품을 광고할 수 없도록 명시되어 있는데, 현재 케냐에는 18세 이하 인구가 전체 3천만명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금번 조치는 부모들과 지역유지, 학교, 교회, 이슬람사원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으로 신문보다는 영향력이 강한 TV규제가 주목표이고, 정부는 또한 콘돔광고에 대해서도 젊은이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보다 강력한 지침을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케냐광고협회장은 정부가 술 광고 금지에 대해 온건하게 접근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규제가 그렇게 강력하게 시행되면 주류업계의 수입에 심각한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미디어와 광고업계 또한 영향을 받고 관련부문에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국고의 주 공헌자로서 정부의 세수입에도 현저한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송사주협회장은 모든 규제는 수년을 두고 점진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주주들과의 상담 전에 발표가 나와 당황했다면서, 정부의 TV와 옥외광고의 술, 담배광고 금지는 두 산업에 의존하는 소기업과 수 천명의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번 규제로 상품을 시장화하는데 전자매체와 옥외광고에 주로 의존하는 주류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주류광고로 번창하는 광고업계와 TV방송사도 큰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한 예로,
KBL케냐맥주회사(Kenya Breweries Ltd.)는 자사 맥주홍보를 위해 9천만실링(한화 13억 5천만원)의 예산을 잡았고, 그 중 상당부분을 TV광고로 쓸 예정이었다고 하는데요.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KBL케냐맥주회사가 인쇄매체와 라디오로 광고예산을 전환하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자신들의 브랜드를 광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금번 조치로 주류업계와 방송, 광고업계로부터 상당한 반발을 받고 있지만,
1998년 이래 흡연 감소를 위해 집중 노력한 끝에 흡연자수를 1백만명에서 7십만명으로 줄인 경험이 있는 정부는 금번 조치로 사회의 가치를 보존하고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도들이 새로운 수법을 채택하다.>

케냐에서는 최근 치안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납치강도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방에서 대중교통수단을 노리는 차량납치강도들이 더욱 치밀해지고 용의주도해진 새로운 수법으로 경찰을 비웃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장강도들이 차량을 납치한 후에 차 안에 있는 승객들의 옷을 신속히 벗기고는 그 옷들을 들고 여유있게 걸어서 사라지는 것입니다.  
차 안에서 승객들의 몸을 더듬어 돈과 귀중품을 훔쳐가는 대신에 아예 승객들의 옷과 짐을 다른 곳으로 가져가서 귀중품을 챙겨가는 것인데요.
납치한 차량을 가지고 도주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알몸이 된 승객들은 보통 길가에 버려지는데, 너무 무섭고 창피하여 경찰서에 가서 신고할 수 있는 용기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강도들이 도주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게 되는 것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차량납치강도는 승객들과 운전사, 차장을 공포와 충격에 사로잡히게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경찰통계에 의하면, 금년 1월 부터 57건의 차량납치강도가 발생한 가운데 35명이 새로운 수법의 희생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신종수법의 증가추세로 피해자들은 여행일정을 조정하고 있으며, 비싸고 눈에 띄는 의상을 입고 여행하거나 귀금속 또는 큰 액수의 돈을 운반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합니다.
납치강도사고 경험이 있는 승객은 그 위험성을 알기 때문에 눈에 띄는 옷을 지양하고, 많은 돈도 지니지 말아야 하며 가능하면 간편하게 다녀야 한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곳곳에 설치된 경찰 검문소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정보원이 다른 승객들 속에 섞여 버스를 타고 가면서 대기중인 두목에게 무선전화기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데 도로에 설치된 경찰 검문소는 총기나 무기만을 수색하기 때문에 차량을 그냥 통과시킨다는 것입니다.

차량납치강도사건은 주로 대상자가 정해져 있다고 하는데요. 출발지에서 사전정보를 입수하고 대상자를 물색한 정보원이 가장 적절한 시점에서 다른 일당으로 하여금 차량을 납치하도록 연락한다고 합니다.

관광수입에 큰 걸림돌이 되는 치안부재가 전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케냐의 현실에서 문명의 이기를 악용하는 범죄수법을 따라가기에 케냐의 경찰력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