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 19

음식 이야기 (1)

어떤 새로운 먹을거리가 날 기다릴까, 가능한 적은 돈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을 만한 먹을거리(맛도 괜찮고 열량도 충분한)가 뭐 있을까 따위의 1차적인 욕구, 새로운 곳을 방문할 때마다 가장 먼저 내 머릿속에 자리 잡는 것이 바로 이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무더운 날씨 속에 발품 팔아가며 개(犬)처럼 잘 돌아다니려면 든든한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 없는 일, 따라서 먹는 일 만큼은 내게 정말 숭고하고 근본적인 행위임에 틀림없다. 여행 중에 유독 식탐이 많이 생기는 것은 정말 다행이지 싶다. 현지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제대로 호사를 누리지도 못함에 별 탈 없이 버텨주는 위장 덕에 중동에서건, 인도에서건 먹을 것이 맞지 않아 걱정했던 기억은 없다. 그렇다고 외국인들 사먹으라고 바가지..

[Nigeria] Kano (1)

나이지리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Kano는 Lagos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편도 Naira 12000(약 90불)의 항공료가 만만치 않은 부담이었지만, 나이지리아 남부와는 사뭇 다른 북부의 Hausa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겐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카노 시내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코 Old City이다. 흙으로 된 담벼락(성벽)으로 둘러싸인 Old City 안에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Kurmi Market과 하우사인들의 발자취를 아기자기하게 보여주는 박물관, 중동 지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의 모스크, 염색터(dying pit : 적당한 용어가 생각 안난다. 고전적인 방식의 indigo 염색이 정말 볼만하다.) 등등 한..

여는글

한달 남짓의 쉼 없이 돌아본 서아프리카, 겉모습만을 훑어보기에도 참으로 부족한 기간이었다. 그러나 직접 내발로 딛고, 보고, 묻고 듣고,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서아프리카에서의 시간은 이국적 정취를 맞보는 즐거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아프리카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대학 4년 동안 공부하며 쌓았던 지식만으로 채울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보여주었고, 느끼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 사회 첫 걸음인 내게 무한한 자신감과 희망을 주었다고 주저 없이 말하고 싶다. 2004년 가을,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나이지리아, 베넹, 토고, 가나를 여행하였다. 여행의 공식적인 목적은 서아프리카를 주 타겟으로 하는 국내 섬유 업체의 현지 sales representative로서의 활동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