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치일반

[짐바브웨]백인 토지 몰수 명령 짐바브웨 대통령, 전시 내각 구성

africa club 2002. 9. 1. 13:24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국가의 경제 문제뿐 아니라 영국과 그 동맹국들의 반대와 싸우기 위해 새 각료진을 출범시키고, '전시 내각'으로 칭했다.
새 내각은 무가베 대통령이 국제적 명망을 얻고 있는 심바 마코니 재무 장관을 경질한 지 3일 후인 월요일(이하 현지시간)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78살인 무가베 대통령은 50명의 장관과 부장관들로부터 취임선서와 충성 선서를 받았다.
내각에서 노련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허버트 무레와 전 산업무역부 장관이 마코니 장관을 대신해 재무 장관직에 임명됐다.
유임된 강경파 인사는 때때로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해 백인 소유 농장 몰수 사업을 지휘했던 조셉 메이드 농무 장관, 금년도에 적어도 12명의 언론인을 체포하고 기소하는데 활용된 새 미디어 관련법을 기초한 조나단 모요 정보부 장관 등으로 알려졌다.
사법부의 개혁을 이끈 공격적 성향의 패트릭 치나마사 법무부 장관도 유임됐다.
짐바브웨의 국영 방송 ZBC는 새 내각이 국가의 경제 문제뿐 아니라 영국과 그 동맹국들의 반대와 싸우게 될 것이라는 무가베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ZBC 방송은 "취임식 후 연설을 통해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새로운 내각이 국가의 경제적 문제와 싸우기 위해 완벽히 준비된 자립적 전쟁 내각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대통령이 새내각을 짐바브웨에 대해 취해질 영국과 그 동맹국들의 조처를 고려해 넣은 정치적 전쟁 내각이라고도 규정했다"고 전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새 내각은 가능한한 문제에 최대한 접근하게 될 것이다. 짐바브웨가 필요로 하는 것은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내각 관료들"이라고 방송에서 밝혔다.
지난 금요일 내각을 해산한 무가베 대통령은 백인 농장주들의 토지를 몰수해 땅을 소유하지 못한 흑인들에게 분배하라는 명령으로 국제 사회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23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약 2천9백명의 백인 농장주들에게 농장을 떠나라는 명령이 통고됐고, 이들 가운데 60%는 이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지금까지 거의 2백명의 백인 농장주가 체포됐다.
1980년 독립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서 기근이 예상되는 가운데, 짐바브웨는 점증하는 국제적 고립에 직면하고 있다.
일요일에는 사전에 협의된 진상조사 임무를 위해 짐바브웨에 도착한 4명의 노르웨이 정치인들과 노르웨이 적십자 대표들이 쫒겨났다.
호주 정부는 논란이 되고 있는 토지 몰수가 결국에는 인종 청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 장관은 호주의 채널 10 TV에 일요일 출연, 호주 정부는 짐바브웨에 대해 새로운 제재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우너 장관은 "무가베 대통령이 국제 사회의 시각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그는 농장에 대해 실제적으로 인종 청소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주 짐바브웨는 미국과 영국이 남아프리카에서 백인의 경제적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무가베 대통령에 대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오명을 제기하고 있다며 양국을 고발했다.
짐바브웨의 이같은 반응은 미국이 무가베 대통령을 합법적인 지도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한 이후 나온 것이다.
짐바브웨의 한 고위급 외교 당국자는 "짐바브웨의 정치 시스템이나 대통령에 대한 합법성은 미국, 영국 또는 그 밖의 나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짐바브웨 국민들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이 짐바브웨를 상대로 사용하고 있는 협박 전술은 사회, 정치적 정의 실현을 위한 우리의 열망을 좌절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백인들 소유의 몇몇 광대한 농장을 토착 주민인 흑인들에게 재분배하려는 우리 정부의 계획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