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김영희) Africa 음식이야기

13. 고기 먹는 풍습도 가지가지 1

africa club 2003. 11. 29. 11:17


탄자니아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다레살람은 인구 300만의 꽤 큰 도시이다. 중심가에는 차들이 북적거리고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로 주차에 골머리를 앓는다. 그러나 고위직 공무원이나 부유층들이 사는 한적한 주택가에서는 길에 소떼며 염소떼들이 어슬렁거리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주택가의 공터에 자라는 풀을 뜯는 것인데 널찍널찍 자리 잡은 집들마다 소와 염소, 닭을 기르는 것이 예사이다. 대사관저들이 몰려있고 외국인들도 사는 이 부자동네에 아침이면 닭 우는 소리는 물론이고 염소와 소우는 소리까지 들려 분위기가 사뭇 목가적이다. (그러나 바람이 잘 못 불면 외양간 냄새가 날아와서 외국인들은 곤욕스러워하기 일쑤이다.) 반면 서민동네에서는 오히려 가축을 볼 수가 없는데 이는 집이 좁고 밀집해 있어서 소나 염소 따위를 기를만한 형편이 못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탄자니아인들은 도시에서도 집에 터가 있으면 가축 기르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데 자급자족이나 판매라는 경제적인 측면도 있지만 가축의 소유가 부의 상징이 되어온 오랜 관념을 엿볼 수 있다.

소, 양, 염소 등은 원래 북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유입되어 동아프리카로 퍼졌다고 한다. 소, 염소, 닭 등의 고기에 대한 선호도는 종족에 따라 다른데 대개 그 고장에서 얼마나 손쉽게 얻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1)쇠고기

탄자니아의 북부에 사는 마사이 족과 수쿠마 족은 소를 치기 때문에 쇠고기를 좋아한다. 부코바의 하야 족 역시 땅 다음으로 소가 부의 상징이다. 이는 전 부족이 대개 비슷하다. 그러나 해안지방 특히 남쪽은 소를 기르는 관습이 없다.

소와 가장 친밀한 족속, 종족 평균 1인당 소를 가장 많이 가진 족이 마사이 족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의 모든 소를 마사이에게만 내렸다고 믿어 다른 부족의 소를 보면 원래 마사이의 소였는데 몰래 훔쳐간 것이라고 생각하고 끌고 오는 족속이다.
마사이의 주식은 우유와 요구르트이고 소는 의식을 행할 때나 혹은 병자가 있을 때 회복시키기 위하여 등 특별한 경우에 잡는다, 청소년(모란 계급)들이 산속에 들어가 훈련할 때 소를 한 마리 끌고 가서 잡아 영양을 보충하기도 한다.
소를 잡을 때는 질식을 시켜 단번에 도살을 하고, 해체하여 피는 받아서 더울 때 마시고 간과 염통, 콩팥 등은 날로 먹고 나머지 고기는 즉시 불에 굽는다. 불에 굽는 방법이 독특한데 막대기에 고기를 꽂아 세워놓는다.
고기가 다 구워지면 여자들 몫을 떼어 보내고 남자들은 빙 둘러앉아 고기를 베어주는 사람이 얇게 저며 골고루 돌아가며 나누어 준다. 저민 고깃 조각을 아무런 양념이 없이 그냥 먹는데 고기가 다 없어질 때 까지 이런 식으로 몇 번이고 차례가 돌아간다.      
젊은 암소의 목에 화살을 쏘아 피만 받을 때도 있다. 이 피는 의식용으로 우유와 섞어서 성년식을 마친 남녀에게 준다. 목에서 피를 쏟은 소는 다시 회복이 된다.  
고기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고기를 삶아서 기름을 걷고 고기만 잘게 썰어서 걷어놓은 기름과 잘 섞어 다시 끓여서 식혀 특별한 용기에 보관하면 6개월 정도 보관할 수 있다. 이를 올포루다라고 하는데 주로 나이든 마사이가  먹는 특별식으로 하루에 두 숫갈 정도 먹는다고 한다. 소금은 넣지 않는다.  
반면 루안다에서의 고기 저장법은 고기에 소금을 많이 뿌려서 훈제를 하는 식이다. 즉 장작불을 피워서 그 위에 매달아 놓고 오래 두면 돌처럼 단단해지는데 요리 할 때는 물에 불리면 된다.
짐바브웨의 소나족도 고기를 얇게 썰어 소금을 많이 뿌려서 햇볕에 말려놓았다가 그냥 먹기도 하고  잘게 부숴서 끓여서 땅콩 간 것과 섞어서 먹는다고 한다.

그밖의 쇠고기를 먹는 방법은 대부분 푹 삶아서 고기와 국물을 먹는 방법이다.  
탄자니아 사람들도 쇠고기는 버릴데가 없이 머리 발 내장 염통 간 피 모두 이용한다.
머리와 발은 주로 끓여서 국물을 먹는데 특히 발은 술을 마셨을 때 아주 좋다고 여긴다. 내장은 튀기거나 끓이고 소 피는 쑤시오라고 하여 챠가족, 와풀리야족, 수쿠마족 이 세 부족이 먹는다. 부코바 쪽은 소가 귀한 관계로 피는 부유한 사람만 먹을 수 있었다.
킬리만자로 지역에서는 뜨거운 국물에 소 피를 섞어서 마시는 것으로 단백질 섭취나 영양보충을 한다. 피가 싸기 때문에 특히 저소득층에게 좋은 영양원이다.
혹은 피와 우유와 버터를 섞어서 마시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