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교통수단 - 탈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탄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까? 필자가 처음으로 아프리카의 우간다의 캄팔라에 갔을 때 정말로 가슴이 철렁했던 기억이 난다. 우간다는 영국의 처칠 수상이 ‘아프리카의 진주’라고 불렸던 곳으로 간다 왕국이 번성하였던 곳인데 빅토리아호를 끼고 구릉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캄팔라에는 초행이라 숙소를 찾아가기 위해 캄팔라 기차역에서 택시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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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데 이럴 수가! 차의 바닥에 구멍이 나서 발이 빠지는 것이 아닌가! 물론 발이 완전히 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발등까지 빠지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왼손으로 손잡이를 잡았지만 물론 손잡이는 없었고 대신 지붕을 꽉 움켜잡았다. 그리고 빠진 발은 들고.
달리는 도중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차분히 차를 살펴보았는데 정말 상태가 심각해서 내리고 싶었다. 차체는 부식되어 하늘과 땅을 볼 수 있을 만큼 구멍이 나 있었고 온전하게 돌아가는 기계장치라고는 기어와 가속기 그리고 브레이크였다. 백미러는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살펴가며 운전하고 있었다. 이차는 얼마나 되었느냐고 물으면서 이제 폐차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20년이 넘은 차인데 아직도 10년은 끄덕 없다고 한다. 할말이 없었다.
아프리카에 가서 돌아다니다보면 정말 다양한 교통수단을 만난다. 비행기, 기차, 배, 트럭, 등은 물론이고 자전거 택시, 당나귀 택시 등등. 비행기는 보통 국적기이며 남아공 항공이나 이디오피아 항공, 그리고 케냐항공을 제외하면 시설이 아주 열악한 편이다. 비행기의 천장이 덜렁덜렁하는 것은 그래도 상태가 좋은 편이다. 점검을 위해 수리를 위해 가끔 출발이 지연될때는 영화속의 한 장면이나 뉴스가 생각난다.
열차는 식민지 시대에 아프리카의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건설되었기 때문에 노선도 단조로울뿐더러 속도도 아주 느리다. 남아공의 초호화 열차인 ‘달리는 호텔’이라고 불리는 불루 트레인도 있지만 대부분 상태가 좋지 않다. 보편적으로 하루에 한번 출발하거나 일주일에 2-3번 출발하며 1등 칸과 2등 칸 그리고 2등 칸으로 구분되어 있다. 케냐의 몸바사(Mombasa)와 나이로비간 1등 칸은 침대칸으로 주로 외국인이나 부유층이 이용하는데 시설이 아주 훌륭하여 편안하게 여행의 운치를 만끽하며 여행할 수 있다. 반면에 3등 칸은 그야말로 ‘사람 사는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탄자니아의 다르 에스 살람(Dar es Salam)에서 모시(Moshi)간 기차를 탔는데 객실의 의자는 커버가 없었고 스폰지는 등 부분이 다 닳아서 철골 구조물이 보였다. 또 이와 벼룩 때문에 계속 긁으면서 가야만 했다. 같이 탄 일본인 친구는 이미 그런 정보를 가지고 탔는지 쌀포대를 준비하여 의자에 덮어씌우고 깔았다. 화장실은 그냥 구멍이 뻥 뚤려 있었다. 속도가 느려서 우리나라 같으면 3-4시간이면 갈 수 있을 거리를 밤을 새워 달려야 하기 때문에 열찬 안은 먹고 자고 생활하는 공간이었다. 정말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배 여행도 만만치 않다. 탄자니아의 다르 에스 살람과 잔지바르간을 오가는 배는 에어콘이 달린 쾌속선에서부터 스와힐리 다우(Dhow)에서 통나무 배인 응갈라와(Ngalawa)까지 다양하다. 다우선은 인도양을 항해하던 외돗범선으로 동아프리카 해안에서부터 아라비아를 항해하며 무역이나 원거리 고기잡이에 사용하던 배로 동력을 이용하지 않고 자연의 힘으로 달리는 세계적인 배라고 할 수 있다. 응갈라와는 초라한 돗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주로 노를 사용하며 해안에서 가까운 곳에서 고기잡이를 하는데 사용된다. 빅토리아 호수의 조각배와 모타보트도 있다.
자전거는 또 다른 교통수단이다. 스와힐리어로 바이시켈리(Baisikeli) 또는 케냐 서부의 루오족이 사는 미고리(Migori)지역에서은 응구와레(Nguware)라고 불린다. 응구와레는 케냐와 우간다, 케냐와 탄자니아 사이의 국경을 통과할 때 까다로운 자동차 세관 검사를 피해 사람이나 짐을 가볍게 실어 국경을 넘다들면서 생겨났다고 해서 보다보다(Bodaboda, vodavoda)라고도 한다. 이 보다보다는 우간다에서는 오토바이 택시를 부를때 사용하기도 한다.
자전거 뒷좌석은 손님들을 태우기 위해 쿠션을 만들어 놓았으며 부르는 방법은 휘파람을 불러서 신호를 보낸다. 보통 우리 돈으로 170-300원 정도면 웬만한 거리는 이용할 수 있다. 한가지 미안한 점은 내가 체붕이 많이 나가서 오르막 길이라도 만나면 자전거 운전사의 옷이 흠뻑 젖고는 한다.
당나귀는 주로 케냐의 라무에서 주요 교통수단이다. 주로 짐을 나르는데 사용되는데 사람도 이용한다. 이 도시는 섬으로 차라고는 경찰서에 세워둔 포휠 경찰차가 유일한 것이고 그것도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것도 역시 내가 타고 가면 피땀을 흘린다. 우리가 흔히 아프리카는 오지가 많고 그런 곳에는 갈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은 정말 무지의 소산이다. 아프리카인들이 생각하는 오지, 즉 갈수 없는 곳이란 없다. 비록 늦게 출발하거나 가다가 고장이 나서 고치고 갈 수는 있을 지언정, 또 자주 갈아타야 할 수 는 있을 지언정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물론 최후의 교통수단은 걷는 것이다.
또한 도시와 도시간, 섬과 내륙간 정기선을 제외한다면 요금은 언제나 협상해야 한다. 그리고 후자쪽 이라면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이 정류장이다.
아 한 가지가 더 있다. 사람이 꽉 차야 출발하기 때문에 일찍 차를 탔다면 언제 떠날지도 모르면서 기다리고 있다. 사람은 태울 수 있을 만큼 많이 태운다. 나는 우리나라의 포니 같은 차에 13명까지 타고 간적이 있다. 우선 운전석이 있는 앞좌석에는 4명이 탄다. 운전사 옆자리에는 2명이 포개서 타고 한명은 기어박스를 가랑이사이에 넣고 탄다. 이 때 철칙이 있다면 반드시 남자가 이 자리에 타야만 한다(!). 뒤좌석에는 모두 5명이 타는데 포개 타고 어깨를 앞으로 그리고 뒤로 겹쳐서 두면 된다. 그리고 트렁크에는 그냥 꾸겨서 탄다.
아프리카의 길은 정말 다양하다. 남아공의 고속도로는 정말 시원스럽게 잘 뻗어 있을뿐만 아니라 속도를 아무리 내도 잘 달린다. 하지만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고속도로는 기껏해야 4차선이고 도로상태는 정말 대단하다. 곳곳이 패여 있으며 보수를 하지 않았고 보수를 한다고 해도 깨끗하게 보수가 되지 않았거나 흙으로 매꾸는 것이 전부다.
철도가 발달해있지 않은 아프리카에서는 대부분의 물자수송을 트럭으로 하고 있는데 이 트럭들은 성능도 좋지 않지만 화물을 너무 과중하게 실어서 거의 걸어가는 수준이거나 경보수준으로 달린다. 좋은 차를 타고 있다고 할지라도 앞에 거대한 트럭이 거북이처럼 가고 있다면 영문도 모르고 뒤의 차들은 2-3킬로씩 늘어서 있기가 일쑤다.
노후화된 차량을 사용하다보니 아프리카 국가들의 도시는 매연이 아주 심하다. 케냐의 나이로비는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에 막혔다하면 30분정도는 지체되는데 머리와 목이 아프고 코를 닦으면 시커멓다.
아프리카인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그 어떤 교통수단이 되었든지 자신이 운반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가져갈 수 있으면 무게나 부피도 게의치 않는다. 사람은 오히려 꾸겨서 타지만 짐은 차의 위에 싣고 간다. 닭, 염소, 바나나를 비롯한 과일,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 등등...가다보면 차와 온갖 가축들이 뒤범벅이 되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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