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김영희) 킬리만자로를 마시는 사람들

16. 오스타 킬로사 3

africa club 2004. 3. 12. 18:21
남편은 군인이어서 이리저리 멀리 가있는 경우가 많았다. 한번 가면 6개월 씩 집에 안오기가 일쑤였다. 지금은 은퇴해서 집에 있다. 그동안 아무 하는 일이 없다가 얼마전부터 밤 경비원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남편은 술을 좋아하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아들 둘에 딸 다섯 아이들이 모두 일곱이다.  큰딸이 1971년에 태어나서 스물아홉이고 그 밑으로는 대강 세살 터울이다. 큰 애는 비서양성소를 나왔는데 결혼해서 지금은 남편의 직장을 따라 부코바에 살고 있다. 결혼할 때 우리에게 신부값을 4만쉴링 냈다.  
둘째는 스물 여섯된 딸로 이 근처 유치원에서 가르친다. 중학교를 마치고 교사양성 컬리지를 다 끝냈지만  교원시험에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수를 하고 있다. 요즘은 옛날에 비해 일자리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셋째는 스물 넷 아들이다. 이녀석은 도무지 공부를 안한다. 이 애가 원하면 무슨 교육이든지 교육을 다 시킬텐데. 초등학교를 마치고 집에서 놀면서 이것을 해보라고 해도 말을 안듣다가 지금 오후에 하는 어덜트 스쿨에서 기술을 배운다.
넷째는 딸인데 가장 공부를 잘해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지금은 다레살람 대학을 다닌다. 중 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공립이기 때문에 돈은 거의 들지 않았다. 대학에서는 오히려 용돈을 타서 집에 가져온다.
다섯째는 부코바에서 증학교를 다니고 있고 여섯째도 중학교에 다닌다. 이 애는 천식으로 고생을 한다. 막내가 아들로 지금 열두살이다. 내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에 다닌다.

나는 아침에 7시에 출근을 한다. 걸어서 10분 걸린다.
아침에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씻고 아이들한테 티를 만들어 주고 내자신은 집에서 티를 마실때도 있고 너무 피곤할 때는 그냥 학교에 가서 티를 마신다. 학교에서 티가 제공된다. 막내는 아침에 무언가를 먹어야 하는데 어떨때는 그냥 학교로 달아난다.
나는 학교에 도착하면 수업을 하고 10시에 티 브레이크가 있다. 티 브레이크에는 티와 챠파티나 삼부사나 빵등을 곁들여 먹는다. 티는 학교에서 제공되고 다른 것은 각자 사야한다.
인노센트는 돈을 주면 무엇을 사먹고 아니면 집으로 뛰어와서 티를 마시고 간다.
학교는 2시에 끝난다.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와서 점심을 먹는다. 그때는 아들이 학교에 갈 시간이다.  
오후에는 약간 쉬고 나서 세시부터 집에서 과외를 해준다. 지금은 과외학생이 5명이다. 한명당 한달에 2000쉴링씩 낸다. 일주일에 세 번 한시간씩 가르친다. 키스와힐리와 산수를 가르친다.
그 다음은 빨래를 하고 저녁을 짓는다. 저녁은 8시나 그 후에 먹는다. 늦은 식구들은 나중에 따로 먹는다.
아침은 티와 빵으로, 점심은 거의 항상 우갈리를 먹는다. 준비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밥을 지으려면 돌도 골라야 하고 시간이 걸린다. 우갈리와 콩, 시금치, 가끔 고기, 생선 등을 곁들여 먹는다. 가끔 도마토도 같이 먹고. 아이들이 밥하는 것을 도운다.
우리는 게나 새우같은 것은 싫어한다. 음베야 전통요리는 바나나를 벗겨서 쌀어서 햇볕에 말린다. 그런후 찧어서 가루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