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손영민) 케냐 리포트

KENYA TODAY(2005년 3월 2일) - 영국대사, 케냐정부의 부패를 폭로하다

africa club 2005. 6. 7. 17:41
<영국 외교관 케냐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다.>

대부분의 아프리카국가가 그렇지만, 케냐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부예산을 외국의 원조에 많이 의지하고 있습니다.
오랜동안 부정부패로 인해 원조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자 원조국들과 WB, IMF등의 원조기구들은 원조금 지원의 최우선 조건으로 정부내 부정부패 척결을 내걸었지만 키바키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관리와 사업가간 부패의 고리가 사라지지 않아 원조국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일전에도 케냐의 부정부패에 대해서 케냐정부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는 영국고등판무관 에드워드 클레이경에 의해
지난 2월 3일 시작된 케냐의 연립정부여당인 NARC당에 대한 부정부패 스캔들 폭로로 케냐정부와 원조국가들을 대표하는 외교관들의 설전이 매우 뜨겁습니다.

그 액수가 수백억실링에 달하는 20건의 새로운 부정부패 스캔들을 담은 일건서류가
주케냐 영국고등판무관인 에드워드경에 의해 키바키 케냐대통령에게 전해졌습니다.
에드워드경은 대규모 부정에 연관된 키바키행정부에 대한 그의 최근 공격에서
'아주아주 많은 돌들이 변화되지 않고 있다'며 경고했습니다.
그는 지난 총선거 직전에 연립정부여당이 약속했던 희망의 횃불이 지난 2년동안 거의 다 연소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적어도 4명의 장관이 연루된 그의 서류는 정부기관이 물품과 용역을 조달하는 과정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것은 대통령실 그리고 특히 국가안전부에 날카롭게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는 '정부관리들이 원조자의 구두에 토할정도로 지나치게 먹었다'며 따끔하게 비난하였습니다.  
그가 전달한 대통령에게 전달한 서류는 기소를 위해 법무장관에게 전해졌고,
각각의 건들은 잘못들에 대한 정황증거가 명확하다고 에드워드경은 말했습니다.
일부는 모이전정권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고, 나머지는 기바키정부 수립이후 라고 하는데,
케냐의 지도자들과 정부관리들은 그들의 유권자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외국의 사업자들에 의해 움직인다고 묘사하였습니다.

또한 에드워드경은 정부가 '말꾸미기 장황하고 행동은 짧다'고 말하면서
언론매체가 국가의 경제나 국민들의 생활수준 증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져야 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부정부패가 의심되는 정부부서의 최고위관리들은 조사가 되는 과정중에는 옆에 비켜 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고위관리들이 조사과정의 중심에 서 있으면 적절한 조사는 방해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에드워드경은 부패와의 전쟁에 있어서 국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비판적인데,
그는 현재까지 부패와의 전쟁에서 보여준 국회의원들의 역량은 매우 참담하다고 묘사하였습니다.
연립정부여당 하의 주요 스캔들은 일반적으로 공공연한 정밀조사가 어려운 거대한 액수가 지불된 보안관련 입찰들입니다.
돈은 돌려받았으나 시끄러웠던 무디아오리 부통령겸 내무부장관과 므위라리아 재무장관이 연루된 테러방지용 여권제작 스캔들, 이미 동종의 군함이 4대나 있는대도 어느 곳에 배치할 지 알 수 없는 민간용 선박을 개조한 스페인 군함 구입,
금년도 정부예산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자세한 설명이 없으면서도 3백만실링 이상이 이미 지불된 과학수사 연구소 설립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영국의 일부 회사들이 그동안 즐겨왔던 케냐정부와의 비즈니스를 잃어서
사업상의 질투로 에드워드경의 신랄한 비판을 이끈 것이 아니냐고 반격하며,
10년동안 지속하기로 했던 케냐화폐 제작계약을 케냐정부가 최소하여 영국이 매우 분개하고 있다는 것을
그 예로 들고 있습니다.

므와퀘레 외무부장관은 '에드워드경의 말은 케냐가 영국과 누려왔던 우호관계에 불화하는 것'이며,
'우리는 대식가가 아니며 불안하지도 않다. 우리는 그들의 구두에 토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드워드경을 자신의 집무실로 부른 뒤 발표한 성명서에서 외교채널을 무시했다고 비난하며,
'주장을 입증하던지 아니면 입다물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관리들은 '돈이 약탈되는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 외교관의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에드워드경의 성명서는 도가 지나치다' 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정치, 종교계 지도자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는데, 공식 야당인 KANU당은 부패에 연루된 최고위관리들에 대한 기소와 해임을 촉구하였고, 케냐의 설교자와 이슬람지도자 평의회에서는 에드워드경이 케냐국민들의 관심을 반영했다고 말하는 한편 케냐 성공회는 부패에 연루된 이들에 대한 단호하고 확고한 대응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19명의 유럽연합 외교관들은 부정부패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부정부패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에 대해 에드워드경이 키바키정부를 비난한 뒤 며칠 뒤
  대통령 직속의 반부패 척결의 수장이 사임하다.>

키바키대통령의 반부패 전쟁을 상징하는 고위직 반부패 전문가로서
지난 2003년 NARC행정부가 신설된 이후 2년동안 업무를 수행해 온 39세의 존 기통고가
부정부패 억제를 위한 행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심장부가 심각한 타격을 받은 가운데
런던으로 부터의 짧은 편지를 통해 정확한 사임이유는 밝히지 않고 단지 더 이상 정부를 위해 일할 수 없다고 말하며 윤리통치위원회 부위원장직을 2월 7일 사임했습니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그가 일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때때로 고민해왔으며,
새로운 사건들에 대한 질의가 거부되고 부패되었다고 알려진 이들을 기소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아
자신의 일에 대해 점점 더 좌절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사임결정은 국제사회 속에서 케냐정부의 신뢰도에 타격을 주는 것은 확실하며,
그 우려는 '기통고는 반부패의 지표였으며 그의 사임은 심각한 퇴보로 보일 수 있다'는
윌리엄 벨라미 미국대사의 언급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벨라미 미국대사는 '그의 사임이 부패한 관리들이 승리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는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희망한다'며 '현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에서의 원조국들의 신뢰를 다시 얻기위해서는
강력하고 독립적이며 유능한 반부패 십자군을 즉각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에드워드경은 '존 기통고의 사임은 윤리통치위원회의 제도체제의 큰 구멍을 남기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원칙과 친화력, 용기를 가진 존 기통고를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부패스캔들을 항의하며 2억실링의 원조를 보류하다.>

미국은 2월 8일 존 기통고의 사임에 대해 부패와의 전쟁에 지원할 2억실링의 원조금을 보류하기로 하고,
아울러 5억 6천만실링의 다른 지원금도 보류할 것이라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벨라미 대사는 반부패에 대한 케냐정부의 진의가 확실해질 때까지 미국은 케냐에 대한 지원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최근의 공적물품 조달에 부정에 대한 부패건의 조사를 돕기위해
정부내에서 고위직들이 비켜서 있을 것을 요구하는 미국의 성명서에
캐나다, 독일, 일본,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영국이 함께 서명하였습니다.
또한 벨라미대사는 에드워드경이 말을 매우 잘하였으며,
키바키대통령에 전달된 20건의 부패건은 2005년 케냐의 예산적자를 거의 커버하는 수준이라고 말하며,
부정부패 통해 잃는 돈은 향후 10년동안 케냐의 모든 HIV보균자들을 치료하기에 충분한 재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케냐의 부패는 '작은 성의' 또는 몇몇 장관의 해임문제가 아니라,
거시경제적인 왜곡을 야기하기에 충분히 큰 문제라고 덧 붙였습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사이에 케냐의 사회 경제적 후퇴는 부패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었음을 나타내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케냐 외무장관 : 외교관이 우리를 모욕하기 위해 왔다.>

므와퀘레 외무장관은 영국은 케냐정부를 모욕하기 위해 고등판무관으로서 에드웨드 클레이경을 보냈고,
에드워드경은 부패문제와 관련한 케냐정부에 대한 공격에서 공손함이 결여되고 진실을 피하였다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언어사용이 매우 무례하였고, 그것은 아마도 그의 정부로 부터 받은 것이며,
외교관은 대중에게 호소하는 정치행동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는 영국과 다른 유럽국가에 감추어지고 잃어버린 우리의 돈을 찾기를 원하며,
부패와의 전쟁은 케냐정부의 것이니 방문자는 접근하면 안된다며,
고등판무관은 그가 우리에게 말한 것 보다 더 많이 아는 것 같은데,
부패와의 전쟁은 우리것이지 그의 것이 아니며,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것은 우리이지 그가 아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한편, 일부 케냐장관들은 이러한 불명예로부터 정부와 국가를 구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단호하게 대응을 해야하며,
부패한 장관들의 이름을 밝혀서 그들을 즉각 파면하거나 스스로 사임토록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습니다.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서는 내각의 모든 썩은 사과들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키바키 대통령은 그의 정부가 부패에 대한 대응이 약하다는 비난을 종식시키기 위해,  
그리고 정부의 기금에 손실이 없도록 의심스런 계약들에 대해 즉각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2월 11일 반부패위원회에 지시했습니다.


<키바키 정부 개각을 단행하고, 정부각료들은 부정부패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견지하기로 하다. >

케냐로 귀국하지 않고 영국에 체류하며 정부요직을 사임한 기통고에 대해서
영국 고등판무관 에드워드경과 평소 사이가 친해 모든 정부 비밀을 외국에 넘긴 매국노라는 비난이 나오는 가운데,
기통고는 신변안전 상의 문제로 계속 영국에 머물기로 하였으며, 자신의 소재조차도 비밀에 붙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2월 15일 키바키 대통령은 무룽가루 국가안전부장관과 미추키 교통부장관의 자리를 바꾸고,
2명의 차관을 파면하는 등 개각을 단행하였습니다.
미추키 신임 국가안전부장관은 교통부장관으로서 재직하면서 케냐의 대중교통수단인 마타투의 안전을 위해
대중교통 차량의 노란색 줄표지판 부착, 안전벨트 착용, 80Km 최고속도제어장치 부착 의무화, 적정 승차인원 규제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여 실제 교통사고율을 감소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추진력 있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으며
향후 그의 역할에 대체적으로 기대하는 분위기 입니다만,
일각에서는 소규모 개각이 정부내에서의 부패에 대해 조치로서는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총 20개의 정부 계약 중 10건이 국가안전부에 의해 수행된 국가안보와 관련된 것으로
총 4백억실링 규모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2월 17일 3명의 전임 차관들을 포함하여 총 6명이 패스포트 스캔들과 관련하여 직권남용죄와 경제사범으로 법정에 섰습니다.  
계약들 중 하나는 이들이 정부를 대신하여 사인 할 당시에 비해 5배가 넘는 가격을 유령재정회사에 지불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편, 법무장관 산하에 부패, 경제범죄, 중대 사기 방지 그리고 자산몰수를 위한 관련 부서가 신설되어,
부패, 경제, 사기관련 사건을 기소하게 됩니다.

2월 19일, 케냐의 최대문제인 부정부패를 주제로 6시간에 걸쳐 각료회의를 열였으며,
키바키대통령은 각료회의에서 부패와의 전쟁 중 절대로 희생양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3명의 반부패위원회 위원이 또 다시 사임하면서 비상회의가 소집되는 한편,
이번에는 독일이 반부패 프로그램을 위한 5억실링의 원조를 중지하였습니다.
브라운 독일대사는 고위직의 부정부패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를 마련하고 차관이 아닌
장관에 대한 파면 또는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원조금액을 정부예산에 넣어 집행하는 케냐로서는 최근 거대 원조국들의 반부패에 대한 요구를 거스를 수 없는 입장이고, 부패척결을 신정부의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키바키 정부로서는 금번 사태에 대한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대처에 정권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작은 성의'는 부드러운 관계형성 및 일의 흐름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케냐인들의 사고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케냐에서의 부패와의 전쟁'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