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아프리카의 민족과 문화

<font color=green>[ 성과 결혼 그리고 가족 ] - 결혼 상대자의 선택

africa club 2003. 9. 27. 09:37
5. 결혼상대자의 선택

아프리카에서도 누구와 결혼을 할 것인가는 육체적인 매력, 개성, 그리고 그 집안의 사회적 지위 같은 소위 말하는 남자들의 관심을 표출시키는 규칙과 규범들이 있다.

결혼 상대자의 선택은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설명되어 질 수 있다. 어떤 사회에서는 부모들이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이미 결정하는 수도 있다(수단지역에서 찿아 볼 수 있으며 '결혼 예약, 신청'의 형식). 또 하나는 널리 퍼져 있는 관습으로 젊은이의 부모나 친척들이 특정한 처녀의 부모들에게 가까이 가서 혼담을 진행시키는 방법이다(일종의 중매결혼).

이같은 혼담은 사춘기와 일치해서 행해지는 통과의례 기간을 전후해서 이루어진다. 강압에 의해서 하는 경우도 있으나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서 결혼을 하는 것을 관례로 한다.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이 스스로 배우자를 선택하고 그 다음에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그러면 부모와 친척들이 혼담을 진행한다(일종의 연애결혼).

☞ 우드크(Udhuk)족 : 우두크족은 구혼이나 결혼을 좀 일찍 한다. 남자가 어떤 처녀에게 결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 그는 길거리에서 그 여자를 만나서 공개적으로 자기의 의도를 밝힌다. 그 처녀는 그 이야기를 듣고 크게 충격을 받은 것처럼 행동하고 함께 가던 친구들은 그 남자를 쫓아버린다. 그녀는 집에 돌아와서 침상을 뒷편 벽에 기대 놓는다.

그날 밤 사람들이 모두 잠이 들면 남자는 그 처녀의 집으로 가서 벽 틈에다 손을 집어넣고 그 처녀를 건드린다. 만약 그녀가 그 남자에 대하여 별로 마음이 없으면 큰 소리를 내고 울어서 부모들이 잠에서 깨도록 한다. 그러면 그 젊은이는 뛰어 달아나고 다시는 그 처녀에게 혼담을 꺼내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 편에서 그 혼인을 마음에 들어 할 때면 남자의 손이 벽 틈에서 자기 몸에 닿아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서로 속삭이듯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 다음 몇일, 혹은 몇 주일 동안  그 젊은이는 계속해서 그 여자를 방문한다. 그러다가 그들의 관계가 꽤 굳어지면 여자는 구슬을 목에 걸어 부모들로 하여금 청혼한 남자가  누구인가를 곧 알아보도록 한다. 물론 부모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부모들이 승낙을 하면 그때부터는 두 남녀가 공개적으로 서로 만나고 이렇게 해서 결혼에 이르게 된다.

☞ 월로프(Wolof)족 : 월로프족의 경우에는 부모들이 혼사를 성사시킨다. 젊은 남자가 자기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만나면 그는 자기 아버지에게 이 일을 보고한다. 그러면 부모는 중매인을 즉각 여자의 부모에게 보내어 그러한 결혼이 그 여자 편에서 보기에도 좋은지 어떤지를 알아보게 한다. 만약 그편에서도 좋다고 하면 남자의 부모는 정식으로 결혼 신청을 하는데 여자의 아버지에게 이때 콜라열매들을 보낸다.

여자의 아버지는 이 일을 자기 부인과 딸과 함께 상의하고 그들의 동의를 표하면 그 콜라열매들을 자기 집안 식구와 가족들, 이웃과 친구들에게 고루 나누어 준다. 그러면 이 두 남녀는 공개적인 사귐을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가 여자를 방문할 때면 언제나 콜라열매를 그 집안 식구에게 주어야 하고, 그 해에 그 여자가 입을 축제용 새 옷을 가져다주어야 한다. 만약 남자가 이미 결혼을 한 사람이고 또 다른 아내를 구하는 경우면 먼저 그 부부간에 타협이 이루어져야 하고, 만약 남자의 부모가 살아있으면 그들도 이 일에 조언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이다.

☞ 키가(Kiga)족 : 키가족도 결혼 중매인을 이용하거나 그들의 도움을 받는다. 부모가 자기네 아들을 결혼시키고 싶은데 마침 적당한 처녀가 생기면 그들은 가깝고 믿을 만한 친척에게 중매를 서줄 것을 은밀히 부탁한다. 그러면 이 사람이 중매인이 된다. 그는 여자편의 집안이나 그 신부감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이를 남자의 가족에게 알려준다. 이런한 소식이 만족스러우면 남자의 부모와 중개인(kirima 또는 kishabi)은 여자의 부모를 찾아가 자기들의 뜻을 털어 놓는다.

만약 여자 편 부모들이 탐탁하게 여기지 않든가 마음이 내켜하지 않으면 중매인이 이를 맡아서 일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중매인은 실재로 결혼을 하게 될 때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그 남녀들은 결혼식을 할 때까지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근친간의 결혼이 허락되지 않고 있다. 근친상간금혼(incest taboo)과 족외혼(exogamy)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여왔다. 근친간의 금혼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금기사항이 있다. 예를 들면 근친결혼을 하면 가까운 친척의 아이가 죽는다든지 살아있는 사자(the living dead)가 그러한 결혼을 즐겨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그러한 결혼을 하면 그는 그 부부에게 불행을 가져다준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어떤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사촌이 결혼상대자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언어에서 교차사촌과 평행사촌에 관한 중요한 구분이 있다. 어떤 사회에서는 교차사촌사이의 결혼이 선호되기도 하며 반면에 평행사촌사이의 결혼은 근친상간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 남부 아프리카의 은구니(Nguni)족 : 결혼 배우자의 선택에 절대적으로 족외혼이 적용된다. 따라서 신부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부터 오게된 이방인이며 이러한 현실이 남자의 집에서 아내들의 위치에 대해 근본적인 영향을 주게 되었고 주술사들에 의한 비난의 재물이 되기도 했다.

☞ 남부 아프리카의 소토 츠와나(Sotho-Tswana)족 : 은구니족과는 반대로 젊은 남자들은 교차사촌(어머니의 남자형제의 딸 또는 아버지의 여자형제의 딸)과 평행사촌(아버지의 남자형제의 딸)과 결혼할 수 있었다. 따라서 신부는 낯선 사람이 아니고 어릴적부터 알고 있는 사람이었으며 결국 필연적으로 결혼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즉 평행사촌과의 결혼은 결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맹관계나 신부값의 지불이 엄격히 지켜질 수 없기 때문이다. 츠와나 사회는 따라서 결혼으로 인한 동맹관계로 인해 사회적 통합효과가 적었으며 결과적으로 츠와나 사회가 집중화된 거주형태를 가졌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츠와나 인들의 교차사촌 결혼은 귀족들 사이에서 선호되었으며 엘리트층의 보호를 가져올 수 있었다.

현대사회에 들어와서도 아프리카 대분분의 사회에서는 결혼 상대자를 선택할 때 결혼 당사자의 자유의지가 존중되기는 하지만 부모나 친척들의 강요에 의해서 배우자를 선택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강요된 결혼은 주로 신부값에 눈먼 부모에 의해서 이루어지곤 하는데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강제된 결혼의 주요대상은 십대후반의 소녀들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들은 주로 중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인데 부모나 친척들이 맺어놓은 결혼을 강요당함으로서 학교를 중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이러한 상황은 개인의 자아실현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