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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익숙한, 고대 왕국의 도시 악숨.

알고 보면 익숙한, 고대 왕국의 도시 악숨. 오랜 시간 버스를 달려 악숨(Aksum)에 도착했다. 악숨이라.. 우리나라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악숨이라는 도시에 대해 들어볼 기회가 있을까? 나도 이번 여행을 준비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악숨은 에티오피아 북부 지역에 터를 잡고 로마 제국, 페르시아 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번성했던 “악숨 왕국”의 수도였고, 그 악숨의 고고유적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이라고 한다. 또한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그들 자신이 악숨 왕국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을 들어봐도 내겐 익숙하지 않을 뿐이었다. 그런데 악숨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보니, 사실 우리는 이미 악숨의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다. ..

‘아프리카의 카멜롯’ 곤다르

‘아프리카의 카멜롯’ 곤다르 2012년 2월 1일, 우리가 인천공항에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이집트 행 비행기를 탄 날이다. 미국은 우리보다 하루가 느리니까 2012년 1월 31일이겠지? 그런데 에티오피아 기준에서는 2005년이다. 무슨 말이냐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레고리력을 받아들여 1월 1일을 새해로 맞이하는 데 반해, 에티오피아는 아직도 율리우스력을 사용해서 그레고리력에 비해 약 7년이 늦다. 즉, 우리는 2000년 1월 1일에 밀레니엄을 기념했지만, 에티오피아에서 밀레니엄은 2007년 9월 12일이었던 셈이다. 에티오피아의 새해는 “보석 선물”을 의미하는 Enkutatash라고 불린다. 시바 여왕이 예루살렘에 있는 솔로몬왕을 방문한 뒤 돌아왔을 때, 신하들이 보석을 잔뜩 선물해준..

아스완

아스완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부터 나일강의 상류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이집트의 남쪽 끝 도시, 아스완이 보인다. 이집트의 큰 도시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아스완도 나일강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나일강의 동쪽 강가에 큰 도시가 들어서 있고, 서쪽해안으로는 사막이 보인다. 나일강이 얼마나 넓은지 그 위에 몇 개의 큼지막한 섬들이 있다. 섬들에는 문화유적은 물론이고, 수목원, 박물관, 독특한 누비아인 마을까지 볼거리도 각양각색이다. 나일강 위에는 낮잠을 즐기는 듯 물위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전통배 펠루카들이 둥둥 떠다닌다. 수도와 먼 이집트의 끝부분이어서인지, 아스완은 북적북적대던 관광객들이 많이 줄어들어 한가한 느낌을 주는 도시이다. 수도와 멀고 한적해 보이는 이 도시는 얼핏 변두리 같다는 느낌을 주..

ADDIS ABABA - 에티오피아의 새로운 꽃, 아디스아바바

ADDIS ABABA - 에티오피아의 새로운 꽃, 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 이름이다. 암하라 어로 ‘새로운 꽃’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크게 이름값을 한다고 보긴 힘들다. 1980년대 에티오피아를 휩쓴 세계적인 가뭄으로 굶어 죽어가던 아이들이 텔레비전과 신문을 도배했다. 에티오피아는 역사적인 의미는 있을 것 같지만 엄청 더울 것 같고, 더러울 것 같고, 사람이 살기 힘든 삭막한 곳이라는 선입견이 우리 머리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아디스아바바에 가서 직접 확인한 결과 이 중에서 기대(?)에 부응한 사실은 위생 수준 정도이다. 공항에 도착한 후부터 이동하는 동안 아디스아바바를 눈에 담아 볼까 하는 찰나에 코로 먼저 느끼게 되었다. 쾌쾌한 냄새와 탁한 공..

시미엔국립공원 – 아프리카의 별을 찾아서

시미엔국립공원 – 아프리카의 별을 찾아서 아직은 어색하기만 한 시미엔 트래킹 여행의 출발을 세렝게티 사파리로 시작한 우리는, 3주에 걸친 아프리카 여행의 마지막을 아프리카의 지붕이라고 불리우는 시미엔산 트래킹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미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져서 출발 전부터 기대가 컸던 세렝게티에 비해, 시미엔 산 트래킹은 정보도 부족하고, 알려진 바가 없어서 자세한 계획을 세울 수도 없고, 기대를 할 수도 기대를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EBS에서 2008년도에 방영된 세계문화기행의 아프리카 4부작에서 사진작가 신미식 씨가 시미엔산 트래킹을 했던 내용과, 인터넷 블로그의 몇몇 사람들의 단편적인 정보만 보고서도, 그 4000미터가 넘는 거대한 아프리카의 산에 숨어있는 절경과 신기한 동물들, 그리고..

세렝게티 응고롱고로

2월 2일 반 두려움 반 설레는 마음을 안고 나이로비에 도착하였다. 2011년 2학기 수강신청 때 서윤이와 수민 언니의 권유로 듣게 된 스와힐리어 수업이 인생에 있어 한 획을 그을 여행으로 날 이끌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 했다. 우선 우리 일행은 버스에 탑승하여 아루샤로 이동을 하였고 도착한 뒤 중식을 먹고 사파리 차량에 탑승하여 응고롱고로로 이동하였다. 응고롱고로 캠핑장에 도착하여 석식후 응고롱고로 캠핑장에서 취침하였다.1)캠핑장에서 조식 후 응고롱고로 분화구 안으로 이동하여 사파리를 하였다. 세렝게티라면 흔히들 Big Five라고 불리우는 사자, 표범, 코끼리, 코뿔소, 아프리카물소를 관찰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 Big Five를 하루 여행에 다 보는 여행자는 5%도 안된다고 하니 걱정되기도 ..

세렝게티 응고롱고로 + 시미엔 프롤로그

세렝게티 응고롱고로 + 시미엔 프롤로그 이번 여행을 하면서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찬란한 문명과 함께 인상 깊었던 것이 바로 아프리카의 수려한 자연경관이었다. 초원이가 가고 싶어한 세렝게티 초원과 지구에서 가장 큰 분화구인 응고롱고로에서의 사파리 체험은 왜 전세계 여행자들이 그토록 탄자니아를 여행하기를 꿈꾸는지를 알려주었다. 대자연의 광활한 초원에서 오랫동안 그들의 질서를 유지하며 삶을 이어온 동물들을 보며 느낀 경외감은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간섭이 없는, 아니 인간이 간섭할 수 없는 그곳에서 우리가 대자연 앞에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서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에티오피아의 시미엔산은 탄자니아의 국립공원과는 전혀 다른 자연환경으로 우리의 눈길을 붙..

사카라 – 죽은 자들을 위한 도시

사카라 – 죽은 자들을 위한 도시 세계 4대문명 중 하나인 이집트 문명의 발상지이자 피라미드의 나라 이집트는 그 이름만으로도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다. 나에게는 또한 이집트 장군과 속국 누비아 공주의 사랑을 다룬 오페라 ‘아이다’의 배경이었던 아련한 로맨스의 나라이다. 그렇지만 역시 이집트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나일강변 너머 사막에 펼쳐진 피라미드 유적이다. 피라미드는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로 불리며 고도의 과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수많은 미스테리에 쌓여있는 구조물이다. 이러한 피라미드가 최초로 만들어진 것은 과연 언제일까? 그 해답은 ‘죽은자들을 위한 도시’인 사카라에서 찾을 수 있다. 나일강변에 위치한 사카라는 드넓은 피라미드 단지가 있는 곳이다. Saqqara라는 지명이 죽음의 신 ..

멤피스

멤피스 전날 밤, 룩소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다시 카이로로 돌아온 우리는 아침 일찍 카이로의 남쪽에 위치한 멤피스로 향하였다. 멤피스로 가는 길에는 당나귀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당나귀는 성격이 온순하고, 소나 말보다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곳 사람들은 당나귀를 주로 타고 다닌다고 한다. 길을 가는 사람들 뒤로 약간은 허름한 건물들과 도로가 보였다. 드디어 멤피스에 도착했다. 그림 1 프타 신의 모습 고대 이집트의 정치․경제․문화․종교의 중심지이고, 한 때는 파라오의 대관식을 거행할 정도로 번성했던 멤피스지만, 길가에 드문드문 있는 옛 신전이나 왕궁의 흔적만이 그런 과거의 일들을 말해주고 있었다. 멤피스는 하 이집트의 제 1왕국 때부터 상․하로 통일된 이집트 고왕국의 ..

룩소르

룩소르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이집트를 가로지르는 나일 강을 따라가면 아주 먼 옛날을 더듬어 볼 수 있다.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훑어보는 것처럼 말이다. 긴 나일 강처럼 긴 이집트의 역사를 가진 그 곳, 룩소르. 룩소르가 바로 이집트의 오래된 사진첩이다. 룩소르는 이집트 역사 중에서도 신왕국시대의 중심무대였다. 룩소르는 이 시기에 ‘테베’라고 불리었고 고대 이집트 문명의 많은 자취를 남겼다. 이집트의 왕을 뜻하는 ‘파라오’라는 명칭도 테베를 중심으로 새로운 왕조가 시작될 때 사용하기 시작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파라오를 태양신 ‘라’의 후손이라 믿었고 신처럼 존중되었다. 신과 같다고 여겨지는 파라오야말로 절대적인 권력의 상징이었고 종교상의 주체였다. 파라오는 자신의 절대적인 권력을 눈으로 드러나는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