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문학/아프리카 구전문학

구전 문학(Oral Literature), B. W. Andrzejewski

africa club 2001. 10. 18. 16:06

구전 문학(Oral Literature), B. W. Andrzejewski



1. 구전문학의 편재성

학자들 사이에서 받아들여지는 넓은 의미의 문학에 관해 정의한다면, 문학의 존재는 인간사회의 보편적 특성이라는 증거가 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언어는 두 가지 형식으로 문학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구전이건 쓰여진 것이건 상관없이 문학은 그 매체로써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쓰여진 문학에만 '문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용어로써만 잘 설명될 수 있는 이론적인 문제를 야기시킨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것에 관해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구전문학'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어원론적 배경에서는 때로 반대의 의견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타당성이 떨어진다. 라틴어 'littera(letter, 문자)'가 있는데, '문학'이라는 용어는 이 어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자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회에서는 구전문학만이 존재한다. 그러나 문자체계를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는 구전문학과 기록문학이 상대적 중요성의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한다. 읽고 쓰는 능력과 도시화, 산업화가 가속화됨에 따라서 어떤 사회에서는 구전문학이 대중들의 삶 속에서 주변적인 역할만을 하는 정도로 위축되어 있다. 그러한 사회구성원들은 구전문학이 커다란 사회적, 정치적 중요성과 고급의 예술적 표준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또 이들 사회에는 쓰여지지 않은 언어에 대한 편견들이 있다. 심지어 잘 교육받은 사람들에게서도 이것은 나타난다. 쓰여지지 않은 언어가 성문화된(학교 학생들의 지침으로서) 문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법이 없다고들 생각한다. 심지어는 아주 적은 수의 어휘(약 만 여개)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들에서 세계의 모든 언어들(쓰여진 언어이건 쓰여지지 않은 언어이건)은 무한 수의 새로운 문장들을 형성할 수 있는 기본 규칙과 복잡한 문법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 그것이 작용하는 사회의 욕구들과 관련된 특정화된 용어 뿐 아니라 추상?
?개념도 광범위하게 가지고 있다. 더욱이 모든 언어는 그 어휘면에서 급속한 확장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쓰여지지 않은 언어를 유지하고 있는 많은 언어들은 과학, 기술 등 기타 다른 연구분야에서 새로 만들어지고 차용된 새로운 용어들의 첨가로 현대화되어 왔다. 그 좋은 예가 아프리카 동북부의 소말리어이다. 이 언어는 1972년 공식 철자법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국가의 공식어로서 학교 교육의 매체로써 사용되고 있다.

일상의 소통과 예술적 표현을 위해 쓰여지지 않은 언어는 쓰여진 언어만큼 적당하게 사용된다. 그리고 이것은 쓰여진 언어의 장치를 사용한다. 특히 시에서 나타나는 은유나 환유와 같은 어법이며, 암시와 상징과 같은 표현들이 구전문학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산업화된 나라들과는 달리 흑아프리카에서는 구전문학이 보통이다. 흑아프리카의 나라들은 도시화와 산업화가 초기단계에 있으며, 언어의 다양성이 읽고 쓰는 능력의 진보를 저해하고 교육, 행정, 공공사업의 수단으로써 더 넓은 소통을 할 수 있는 언어를 필요하게 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많은 아프리카의 언어들은 읽고 쓰는 능력이 초등 교육 수준으로 제한되어 있거나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구전문학을 고집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어떤 실제적인 변화가 있지않는 한 그러한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

수 많은 아프리카 언어들의 구전문학 문헌이 출판되지 않았다는 것을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문학적인 자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프리카를 포함한 어떤한 사회도 문학이 존재하지 않은 채로 발견된 적은 없다. 아프리카에 관한 많은 민족지적, 인류학적, 언어적 연구는 연구된 사회의 구전문학에 대한 참고문헌들을 생략해왔다. 그러한 생략은 구전문학 부재의 증거로 채택되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 수 많은 연구들이 문학자료에 대한 처리와 관련된 불충분한 언어지식을 가지고 있는 외국의 학자들에 의해서 씌여졌기 때문이다. 보통 어떤 사람들은 언어적 준비없이 1, 2년 현장에서 연구한다. 그러나 학습자의 배경에 있는 외국어의 경우에 높은 수준의 언어능력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학습과 개인적 접촉 등의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

문학 연구가 아프리카에서 계속됨에 따라서 풍부한 구전문학의 새로운 수집은 문학의 존재가 낮게 평가되고 있는 지역들에서 유용하게 될 것이다.



2. 자료

아프리카의 구전문학에 관한 자료는 방대하다. 그러나 그것들은 민족지, 인류학, 언어학 혹은 여행과 탐사들에 관한 책들로서 여기저지 흩어져 있다. 그러나 지난 25년 동안 주제-사건 별로 정리되어 출판된 구전문학 연구자료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영국(Oxford Library of African Literature)와 프랑스(Classiques Africains and Langues et Civilisations Tradition Orale)에서 출판된 시리즈물들이다.

실제적인 발전은 참고문헌에서 나타났다. 밝혀지지 않은 책들과 논문들을 포함하여 아프리카 구전문학 자료들은 폭넓은 참고문헌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루스 피네간(Ruth Finnegan)의 Oral Literature in Africa와 베로니카 괴뢰히(Veronika G r g)의 논문들, 그리고 헤롤드 쉐웁(Herole Scheub)의 African oral narratives, proverbs, riddles, poetry and song은 대단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참고문헌들은 안드르제유스키(Andrzejewski)와 인네스(Innes)의 Reflections on oral literature in Africa에 의해 더 보충되었다. 또 1970년에서 77년 까지는 이 분야에서 수 많은 출판이 급속하게 증가하였고, 많은 아프리카 학자들에 의해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이 시기를 커버하는 구전문학 연구의 최근 자료들은 벤 아모스(Ben-Amos)가 정리하였다.

이 분야의 현 단계에 보조를 맞추기를 원하는 독자들은 두 개의 정기간행물을 볼 수 있다. 국제 아프리카 연구소(International African Institute)의 International African Bibliography와 텍사스 대학교의 Research in African Literature이다.

쓰여진 기록들은 대학과 연구소에서 이용하는 다수의 디스크와 테이프의 기록, 라디오 방송국과 개인수집에 의해 보충된다. 그러나 목록과 리스트들은 쉽게 접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거의 출판되지 않을 뿐더러 국제적으로 사용되기 위해 번역되거나 문자로 옮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보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특정 연구소와 대학의 학과 혹은 개인을 직접 접촉하는 것이다. 특히 몇몇 상업적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들은 음악적 도구들로 반주되는 노래들을 녹음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3. 구전문학에 대한 일반화

아프리카의 구전문학에 대한 일반화는 방대한 자료에도 불구하고 현단계의 지식으로는 여전히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어느 누구도 아프리카의 구전문학이 다른 대륙의 구전문학과 어떤 면에서 차이가 있는 지 혹은 유형적, 계통적으로 아프리카 구전문학들에 관해 말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더 많은 연구를 통해서 아프리카 대륙의 구전문학에 어떤 독특한 특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립했다. 그러나 이것은 세계의 모든 구전문학을 고려하는 대량비교의 결과로써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아프리카와 유럽의 좁은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연구는 대규모로 연구계획이 수립되어야 하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산출하게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계속적으로 연구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폭넓고 다양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학자들이 팀을 이루어야 하고, 국제적인 협력과 자금조달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아프리카의 구전문학에 대한 일반화가 어려운 반면, 쓰여진 문학의 반대편에 있는 대조물로서 구전문학에 대한 일반화는 가능하다. 다음은 순수한 형식으로서 구전문학에 관해 설명할 것이다. 즉, 쓰거나 소리를 녹음하거나 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창작, 공연, 기억들이 이루어진다.

구전문학 작품에서 그 내용을 인간이 말한 음파로 소통을 하며 귀로 인지한다고 하는 것은 필수적인 자질이다. 수혜자의 관점에서 구전문학은 청각적인 반면 쓰여진 문학은 시각적이다. 음파의 지속이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구전문학 작품은 그것이 공연되는 동안에만 인지되고, 관찰될 수 있다. 공연이 끝나면 그 작품은 침묵으로 희미해진다. 기억에 저장되어 있던 것은 이후 반복된 공연으로 추론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접근하기는 힘들다.

이런 점에서 구전문학 작품은 쓰여진 문학작품과 대조적이다. 또 표면적으로는 인공물이며 레저로 추구될 수 있다. 구전문학 작품은 이후 만들어지는 자료들의 지속성, 혹은 물리적으로 파괴되는 가능성에 의해서만 제한될 수 있다.

구전문학에는 기억의 다양한 수단이 존재한다. 두 가지 상반된 경우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기억된 텍스트의 축어적 번역, 또 다른 하나는 내용을 재생산 하는 경우이다.

축어적 기억 형식은 거의 시에서 나타난다. 보통 운율, 각운, 유운, 두운과 같은 탄탄한 연결자질과 관련된다. 이 기억 수단으로 전수된 시들은 길이가 제한되어 있으며, 즉석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시인이 공연 전에 오랜 기간 준비를 해야한다. 그리고 축어적 기억은 시 암송자가 마음에 품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서화된 문건들과 비교해서 절대적으로 정확성이 뒤떨어진다. 내용을 기억하는 경우는 구전 산문 이야기체를 전수할 때 사용되며 시에서는 드물게 나타난다. 이 두 경우 외에도 다양한 중간의 수단들이 존재한다.

기억의 수단들이 다양한 만큼 구전문학 작품 유포의 통로도 실제적으로 다양하다. 어떤 사회에서 높이 평가되는 시의 장르는 전문적, 반전문적인 시인들과 암송자들에 의해서 유포된다. 반면 산문 이야기체와 부담없이 소화할 수 있는 시들은 아마추어들에 의해서 유포된다.

읽고 쓰지 않는 사회의 삶에 낯선 사람들을 의아스럽게 만드는 구전문학 유포의 측면이 있다. 시와 산문 이야기체는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놀랄만한 속도로 퍼진다. 심지어 이야기체의 경우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가 다음을 이해하게 된다면 이러한 의아심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수 백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공연자로부터 텍스트를 암기하고, 그 수 백 명 각각이 또 다시 수 백 명의 사람들에게 공연할 수 있다고 하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주 짧은 시간안에 이야기체 혹은 시들이 문서화되거나 라디오에 의존하지 않고 수 천 명의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것이다.

구전문학에서 기억의 수단이 출처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공연자가 다른 공연자로부터 그가 전에 들은 것의 일부만을 축어적으로 재생산하고 나머지는 내용 기억이나 완전히 혁신적으로 재생산 한다면 공동출처라로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첫 공연자가 생산한 것이 그가 본래 들은 것에서 변경된 것이라면 그 출처는 혼합으로 간주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는 개인으로 출처를 정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축어적 기억 수단이 구전문학에서 상대적으로 드문 만큼 개인 출처 개념은 많은 사회에서 부재하고 있다. 이것은 출판된 형식으로 특정한 문학작품들을 제시하려는 연구자들에게 어려움을 준다. 또 개별 작가에게 그 작품을 돌리려고 하는 사람들과 그 작가들의 전기를 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공연한 작품들이 잘 알려지고, 많지 않은 작품들을 생산한 작가들의 경우에 이 작가들을 확인하는 길은 오히려 쉬운 경향이 있다.

드물긴 해도 개인 출처의 구전문학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축어적 기억 수단에 의한 작품들의 장르에 한정된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필수적으로 모든 암송자들이 작가의 이름으로 시작하여 각각의 작가들을 언급하도록 하는 일종의 저작권법과 같은 장치를 사용한다.

문학 장르의 구분 뿐 아니라 그 위광에 따라 위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노동요같은 시 텍스트들은 신중한 대중적 관심의 주제를 다루는 시와 같은 위광을 누리지 못한다. 동물우화 같은 경우도 성인들이 즐기는 역사적 주제를 가지고 있는 산문 이야기체만큼 위광을 누리지 못한다. 보통 산문보다는 시가 더 위광을 받고, 대부분의 구전문학을 차지한다.



4. 구전문학의 기능

구전문학은 다양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 모든 것들을 상세하게 다루려면 이 논문의 범위를 넘어설 것이다. 나의 관점은 몇 가지 기본적인 논쟁점에 한정될 것이다.

구전문학의 최우선의 기능은 청자에게 미학적 즐거움과 여흥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장르에 적용된다. 청자의 말하는 기술을 향상시키고 어휘를 풍부하게 하며 그 사회에 역사에 관한 지식을 넓혀주기 때문에 쓰여진 문학작품들처럼 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구전문학은 그것이 기능하는 사회의 규범들을 유지하는데 공헌하였다. 이것은 어느 정도에서는 사실이나 많은 사회에서 냉소적이며 무질서한, 반사회적인 견해, 감정들을 표현하는 시들과 산문 이야기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문학자료들의 존재는 지혜를 가르치는 면이 있다(비록 그 교훈이 받아들여진 사회의 규범과 상치하는 경우일지라도). 파괴적인 요소는 창작 혹은 공연을 통해 그것들을 표현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의 정화를 주는 기능도 갖는다. 공포 요소를 갖는 이야기체는 열려진 곳으로 그것을 가져감으로 해서 슬픔과 후회의 감정들을 청중들과 나눔으로써 두려움을 완화시킨다.

과거에로의 집착은 많은 문자가 없는 사회의 특징이다. 왜냐하면 단순한 지적 호기심이나 전통들과는 동떨어져 일상의 경험들이 사회결합을 확실히 하는 중대한 요소들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전통들이 산문 이야기체와 시들로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