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All Africa News

다이아몬드 밀거래 차단…아프리카 반군 자금줄 끊는다

africa club 2002. 11. 5. 08:31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무장 군벌들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피묻은 다이아몬드'가 내년부터 시장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
미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45개 다이아몬드 생산.교역국 대표들은 5~6일 양일간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회의를 열고 '다이아몬드 인증제'를 골자로 한 '킴벌리 프로세스'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 연간 교역량의 4%(약 3억달러)를 차지하는 불법 교역이 사라져 무장 반군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피묻은 다이아몬드 근절=다이아몬드 생산교역국들은 2000년 5월 남아공 킴벌리에서 다이아몬드 불법 교역 문제를 다루기 위해 처음 모였다. 국제인권단체들이 "다이아몬드 밀거래가 아프리카 무장 반군들의 자금원이 되고 있다"며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다.
.
월드워치 등 인권단체들은 앙골라 반군 완전독립민족동맹(UNITA)이 92~2001년사이 다이아몬드 불법 교역으로 40억달러(약 4조8천억원)의 자금을 모았고, 이 기간 중 2만6천여명이 정부군과 반군과의 분쟁에 휘말려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
게다가 드 비어스 등 다국적 다이아몬드 기업들은 반군들의 다이아몬드를 사주었을 뿐 아니라 반군지역의 광산개발에까지 참여해 비난을 받았다. '피묻은 다이아몬드(blood diamond)'란 용어도 이 때문에 생겼다.
.
◇킴벌리 프로세스=이번에 출범하는 킴벌리 프로세스는 "다이아몬드 생산국 정부는 '분쟁과 무관하다(conflict free)'는 인증서를 발행하고, 이들 공인된 다이아몬드만을 거래한다"는 다이아몬드 인증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
인증제에 따라 수출국들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컨테이너에 선적할 때 이 인증서로 봉인해야 하며, 수입국도 이를 확인해야 한다. 채굴에서부터 세공→보석상 소매→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이 인증제가 통용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
이를 어긴 회원국은 수출제한 등 제재를 받는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 거래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은 킴벌리 프로세스 출범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
미 국무부는 알 카에다가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불법 거래를 통해 자금을 세탁하고 있다고 보고 "내년부터 독자적으로라도 인증제를 시행하겠다"고 말해왔다.
(중앙일보,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