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아프리카 역사학에 있어 구전전통에 대한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
아프리카인들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이 중요시되어야 하는 이유는 서두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올바른 접근을 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프리카에 대한 자세는 거의 ‘무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며 역사적 문화적 전통이 없는 것처럼 각인되어 왔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구전전통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구전을 통한 아프리카 역사연구가 그동안 연구영역과 방법론이 제한되어 왔던 아프리카학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연구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아프리카 정치와 경제에 대한 연구가 주종을 이뤄왔으며 80년대 이후 아프리카 어문학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후 인문학분야에서 학문후속세대가 성장하면서 역사학과 인류학, 종교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프리카학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시점에서 역사학과 인류학, 문학이 접목된 학제간 연구를 시도하려는 연구는 가치가 있다고 본다. 또한 현재 빠른 속도로 현대화되어 가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구전전통을 채록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작업으로 의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식 합리주의와 객관주의가 아프리카적 가치관에 우선한다는 분위기는 아프리카를 ‘타자화’했던 서구의 학자들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인들 스스로도 자신들의 문화를 보존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아프리카적 가치관, 특히 역사와 문화에 관한 자의식은 기억의 영역에서 서서히 망각되고 있으며 중요한 역사전승 수단인 구전전통의 소멸은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아프리카 사회의 구전전통을 채록 보존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연구를 진행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신화와 전설, 시, 속담, 그리고 이야기등 구연문학(oral literature)으로 정의할 수 있는 구전역사가들의 발화를 연구하는 것은 타자화되고 주변부화된 아프리카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아프리카학의 학제간 연구를 위한 학문적 바탕을 축적하는데 중요하다. 이렇게 채록된 구전자료를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역사를 지역적으로 타자화했던 서구의 시각에 대하여 아프리카 중심주의적(Afrocentrism) 시각에서 해석함으로서 아프리카인들의 역사의식의 수준과 정체성을 평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아프리카 역사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여온 ‘구전’이라는 독특한 패러다임을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의식의 현재적 의미를 도출하여 문화적 정체성을 규명하는 것은 아프리카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험과 감각행위의 주관적 측면이 우선적인 연구대상으로 설정되어야 하며 아프리카인들의 구체적인 행위와 생각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그와 함께 사건과 구조, 그리고 과정이 정작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중시한다. 당연히 자료의 해석에는 ‘현재적’(現在的) 관점이 적용되어야 한다. 과거란 현재적 해석이 있을 때 의미가 도출되는 것이며, 과거의 기억은 현재에 활용될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아프리카의 과거에 매달리기보다 현지조사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다.
둘째, 아프리카역사에 대한 역사인류학적 연구는 이미 국외 학계에서는 본 궤도에 올라있는 중요한 주제로 인식된다. 많은 아프리카 전문가들이 UNESCO 등의 지원을 받아 소멸되어 가고 있는 아프리카 사회에 대한 심층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미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아프리카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그만큼 빠른 속도로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본 연구는 사회적 변혁기에 처한 아프리카 사회의 현재와 과거를 ‘구전’이라는 독특한 패러다임 속에서 해석하기 때문에 학문적 가치가 높다고 사료된다. 인간에 관한 학문인 역사인류학은 무엇보다도 문화 속에 아로새겨진 인간의 생활형태와 경험들에 역사적인 관심을 기울인다. 여러 학문분과를 넘나드는 그야말로 열린 연구분야인 역사인류학에서, 문화란 단순히 인간행동의 부분영역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실생활을 실어 나르는 매체이자 특정한 시공간에서 실제로 삶을 꾸려 가는 개인과 사회집단들 간의 어우러짐으로 파악된다. 이런 의미에서 특히 역사인류학적 방법론은 아프리카 구전을 적극 활용해 거시적 역사기술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정체성을 규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셋째, 구전에 대한 연구의 시도는 21세기 아프리카역사학의 중요한 흐름으로 서구문명에 의한 ‘타자화’된 아프리카역사를 아프리카 중심주의(Afrocentrism)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 역사서술방법에서 ‘캠브리지 아프리카 역사(The Cambridge History of Africa,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5~92)'는 전형적인 역사 기술 방법을 따랐으나 'UNESCO 아프리카 역사(UNESCO General History of Africa,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1~92)'는 문화적, 역사적 접근 방식을 택하였고, 수정주의자적 접근 방식을 사용하여, 1권의 주요 부분을 방법론에 할애하면서 여러 학문과 관련된 조사의 특징을 설명한다. 최근 미국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UNESCO 아프리카 역사'에서 보이는 수정주의자적 접근 방식이 바로 아프리카 중심주의(Afrocentrism)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구전이라는 아프리카의 독특한 역사전승 방식은 서양의 과학적 객관주의에 기초한 역사기술 방식에 밀려 역사학의 변방으로 밀려나고 말았으며 서양학계의 엄정한 과학주의와 객관주의는 아프리카의 유연하고 상황적인 역사전승 방식을 거부했다. 이후 아프리카 역사는 서양의 역사서술 패러다임 속에서 기술(記述)되거나 역사의 언저리에 묻혀지고 말았다. 아프리카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전승수단인 ‘구전’에 대한 이와 같은 태도는 객관적 사료라고 판정되는 역사적 사건을 중시하는 연대기적 역사 기술로 흐를 수밖에 없었고 아프리카 역사를 ‘역사적 사건의 종합 전시장’으로 만들면서 역사의 주체인 사람은 역사적 부산물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구전’에 대한 연구는 역사학의 한 분야로서 중요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부라우델(Fernand Braudel)은 세계사 속에서 아프리카 문명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아프리카가 없었다면 유럽은 수천 가지 이유에서 신문명을 발전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들 자신의 힘을 그렇게 거대한 능력으로 변환시키지도 못했을 것이다”라고 했으며 블로취(Marc Bloch)는 “아프리카적 요소 없는 로마제국의 존재는 어거스틴(Augustine)없는 캐톨릭 교회의 존재와 같다.”고 설명하였고 프리니(Priny)은 "아프리카에서는 항상 새로운 것이 나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아프리카를 빼고서 더 이상 세계사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마치 아프리카 탐험시대에 만들어진 지도에서 미지의 지역을 하얀 공백상태로 놓아두거나 코끼리나 사자 같은 동물들로 채우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학계에서는 아프리카 역사학이라는 영역은 학술진흥재단의 학문분야분류표에도 나와있지 않으며 기타역사학으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이다. 아프리카의 구전전통에 대한 연구는 아프리카 역사에 대한 연구분야를 심도 있게 다룸으로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아프리카학의 균형 잡힌 학제간 연구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프리카인들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이 중요시되어야 하는 이유는 서두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올바른 접근을 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프리카에 대한 자세는 거의 ‘무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며 역사적 문화적 전통이 없는 것처럼 각인되어 왔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구전전통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구전을 통한 아프리카 역사연구가 그동안 연구영역과 방법론이 제한되어 왔던 아프리카학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연구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아프리카 정치와 경제에 대한 연구가 주종을 이뤄왔으며 80년대 이후 아프리카 어문학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후 인문학분야에서 학문후속세대가 성장하면서 역사학과 인류학, 종교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프리카학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시점에서 역사학과 인류학, 문학이 접목된 학제간 연구를 시도하려는 연구는 가치가 있다고 본다. 또한 현재 빠른 속도로 현대화되어 가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구전전통을 채록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작업으로 의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식 합리주의와 객관주의가 아프리카적 가치관에 우선한다는 분위기는 아프리카를 ‘타자화’했던 서구의 학자들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인들 스스로도 자신들의 문화를 보존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아프리카적 가치관, 특히 역사와 문화에 관한 자의식은 기억의 영역에서 서서히 망각되고 있으며 중요한 역사전승 수단인 구전전통의 소멸은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아프리카 사회의 구전전통을 채록 보존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연구를 진행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신화와 전설, 시, 속담, 그리고 이야기등 구연문학(oral literature)으로 정의할 수 있는 구전역사가들의 발화를 연구하는 것은 타자화되고 주변부화된 아프리카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아프리카학의 학제간 연구를 위한 학문적 바탕을 축적하는데 중요하다. 이렇게 채록된 구전자료를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역사를 지역적으로 타자화했던 서구의 시각에 대하여 아프리카 중심주의적(Afrocentrism) 시각에서 해석함으로서 아프리카인들의 역사의식의 수준과 정체성을 평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아프리카 역사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여온 ‘구전’이라는 독특한 패러다임을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의식의 현재적 의미를 도출하여 문화적 정체성을 규명하는 것은 아프리카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험과 감각행위의 주관적 측면이 우선적인 연구대상으로 설정되어야 하며 아프리카인들의 구체적인 행위와 생각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그와 함께 사건과 구조, 그리고 과정이 정작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중시한다. 당연히 자료의 해석에는 ‘현재적’(現在的) 관점이 적용되어야 한다. 과거란 현재적 해석이 있을 때 의미가 도출되는 것이며, 과거의 기억은 현재에 활용될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아프리카의 과거에 매달리기보다 현지조사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다.
둘째, 아프리카역사에 대한 역사인류학적 연구는 이미 국외 학계에서는 본 궤도에 올라있는 중요한 주제로 인식된다. 많은 아프리카 전문가들이 UNESCO 등의 지원을 받아 소멸되어 가고 있는 아프리카 사회에 대한 심층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미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아프리카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그만큼 빠른 속도로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본 연구는 사회적 변혁기에 처한 아프리카 사회의 현재와 과거를 ‘구전’이라는 독특한 패러다임 속에서 해석하기 때문에 학문적 가치가 높다고 사료된다. 인간에 관한 학문인 역사인류학은 무엇보다도 문화 속에 아로새겨진 인간의 생활형태와 경험들에 역사적인 관심을 기울인다. 여러 학문분과를 넘나드는 그야말로 열린 연구분야인 역사인류학에서, 문화란 단순히 인간행동의 부분영역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실생활을 실어 나르는 매체이자 특정한 시공간에서 실제로 삶을 꾸려 가는 개인과 사회집단들 간의 어우러짐으로 파악된다. 이런 의미에서 특히 역사인류학적 방법론은 아프리카 구전을 적극 활용해 거시적 역사기술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정체성을 규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셋째, 구전에 대한 연구의 시도는 21세기 아프리카역사학의 중요한 흐름으로 서구문명에 의한 ‘타자화’된 아프리카역사를 아프리카 중심주의(Afrocentrism)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 역사서술방법에서 ‘캠브리지 아프리카 역사(The Cambridge History of Africa,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5~92)'는 전형적인 역사 기술 방법을 따랐으나 'UNESCO 아프리카 역사(UNESCO General History of Africa,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1~92)'는 문화적, 역사적 접근 방식을 택하였고, 수정주의자적 접근 방식을 사용하여, 1권의 주요 부분을 방법론에 할애하면서 여러 학문과 관련된 조사의 특징을 설명한다. 최근 미국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UNESCO 아프리카 역사'에서 보이는 수정주의자적 접근 방식이 바로 아프리카 중심주의(Afrocentrism)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구전이라는 아프리카의 독특한 역사전승 방식은 서양의 과학적 객관주의에 기초한 역사기술 방식에 밀려 역사학의 변방으로 밀려나고 말았으며 서양학계의 엄정한 과학주의와 객관주의는 아프리카의 유연하고 상황적인 역사전승 방식을 거부했다. 이후 아프리카 역사는 서양의 역사서술 패러다임 속에서 기술(記述)되거나 역사의 언저리에 묻혀지고 말았다. 아프리카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전승수단인 ‘구전’에 대한 이와 같은 태도는 객관적 사료라고 판정되는 역사적 사건을 중시하는 연대기적 역사 기술로 흐를 수밖에 없었고 아프리카 역사를 ‘역사적 사건의 종합 전시장’으로 만들면서 역사의 주체인 사람은 역사적 부산물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구전’에 대한 연구는 역사학의 한 분야로서 중요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부라우델(Fernand Braudel)은 세계사 속에서 아프리카 문명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아프리카가 없었다면 유럽은 수천 가지 이유에서 신문명을 발전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들 자신의 힘을 그렇게 거대한 능력으로 변환시키지도 못했을 것이다”라고 했으며 블로취(Marc Bloch)는 “아프리카적 요소 없는 로마제국의 존재는 어거스틴(Augustine)없는 캐톨릭 교회의 존재와 같다.”고 설명하였고 프리니(Priny)은 "아프리카에서는 항상 새로운 것이 나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아프리카를 빼고서 더 이상 세계사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마치 아프리카 탐험시대에 만들어진 지도에서 미지의 지역을 하얀 공백상태로 놓아두거나 코끼리나 사자 같은 동물들로 채우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학계에서는 아프리카 역사학이라는 영역은 학술진흥재단의 학문분야분류표에도 나와있지 않으며 기타역사학으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이다. 아프리카의 구전전통에 대한 연구는 아프리카 역사에 대한 연구분야를 심도 있게 다룸으로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아프리카학의 균형 잡힌 학제간 연구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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