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아프리카정책과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정책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원외교라는 단어가 뉴스매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자원외교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식 날부터 부지런히 방한한 자원부국들을 대상으로 회담을 하며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서 우리의 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뉴스에서 나오는 단어에서 자원 확보를 위한 지역으로 아프리카는 등장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물론 경제부 수장은 아프리카에 대한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는 하였다).

아프리카는 이미 석유를 비롯한 중요 자원에 대한 쟁탈전으로 바뀐 지 오래이다. 특히 석유자원에 관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이미 사생결단의 자세로 대결하고 있으며 여기에 인도까지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뜻밖에도 유럽의 과거 아프리카 식민종주국들의 경우 아직까지 미국이나 중국만큼 적극적인 대아프리카 정책들을 펼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차드에 이어 남아공과 앙골라를 방문하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본격적인 영향력 행사를 위한 외교에 들어섰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의 군사적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구미에 맞는 여러 가지 정책들도 발표하였다.

지난 주 사르코지 대통령은 차드에 잠시 머물며 내전의 상처에서 현 차드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였다. 지난 2월초에 발생한 차드 내전은 프랑스가 개입하지 않았다며 아마 반군의 손에 정권은 넘어갔겠지만 프랑스가 순순히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적어도 프랑스령 중부와 서부아프리카에서 정권을 노린다면 프랑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차드에서 할 일을 마친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프랑스의 영향력 하에 있지 않은 남부아프리카의 남아공과 앙골라를 방문하였다. 이들 국가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와 아프리카 국가들간의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였다. 과거 식민지 우월성에 사로잡혀 있는 프랑스로서는 큰 용기를 갖고 동반자 관계를 선언한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남아공과 앙골라 방문은 2008년 중반 유럽연합의 의장국 취임과 관련한 것도 있다. 지난 해 12월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열렸던 유럽과 아프리카 정상들의 역사적 회담에서 주어진, 프랑스 정책에 있어 아프리카의 중요성은 고위직 방문을 통해 프랑스의 현 아프리카에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과 혹은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프랑스의 아프리카와의 연대는 과거 수십년 동안 역사적으로 그리고 식민 영향력을 통햐 아프리카를 보호하려는 방어적 자세에서 경제와 금융측면에 초점을 둔 적극적인 관계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프랑스 정책의 변화

프랑스의 아프리카에 대한 정책을 변화시킨 여러 가지 사건들이 있었다. 첫째, 원조의 선결조건으로 훌륭한 경제적 수행을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위한 ‘아비장 독트린’의 채택. 둘째, 많은 전 프랑스 식민지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세파 프랑(CFA franc)화의 평가절화 단행. 셋째, 1990년대 초 르완다 대학살을 야기시켰던 후투(Hutu) 극단주의자들을 지원했던 잊혀지지 않는 경험 등이다.

이 변화는 유럽연합이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나머지 개발 시장에 대해서도 새로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서 증명되었다. 프랑스의 개발원조의 주요 타깃지역이 넓어졌으며 이는 아프리카 전 지역과 카리브 해 그리고 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로메협정의 체결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군사영역에서 프랑스정책은 직접군사개입의 전략에서 선호하는 아프리카 자국의 해결 과정들을 지켜보거나 혹은 간접적인 원조 방식으로 바꾸었다. 이것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내부문제에 일방적인 개입을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부 공격으로부터 그들을 방어하는 협약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사르코지는 지난해 아프리카 사태에 대해 다자간 회담을 개최하였으며 수단 다르푸르와 소말리아에 국제 인도적 개입을 위한 계획들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프랑스는 또한 아프리카연합과 국제연합 혼성 평화유지군을 다르푸르에 파견하는 것을 지지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견제에서 프랑스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특별한 양자간 관계를 강화하기 시작하였으며 유럽과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시키는 조정역할도 하였다.

프랑스는 1990년대 말부터 기존 프랑스령 아프리카 중시정책에서 벗어나 정치외교적, 전략적 그리고 경제적 이해가 많은 국가들로 정책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는데 대표적인 국가로는 나이지리아, 나미비아, 앙골라 그리고 남아공 등이다. 이들 국가들은 그동안 프랑스의 관심에 소외된 국가들이었다. 이밖에도 프랑스는 중국, 인도 그리고 브라질과 같은 국가들과도 관계를 더욱 강화시키는 정책으로 변화하였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아프리카에서 자원외교를 바탕으로 공세적인 외교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프랑스 또한 기존의 프랑스령 아프리카 국가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자원부국들에 대한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은 외교정책은 상당한 성과도 보이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남아공 방문에서는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13억 6000만유로(약 1조 9427억원)의 석탄발전소 건설 계약 등 3건의 경제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알스톰사는 남아공 북동부 음푸말랑가 지역에 4700㎿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하고 6기의 터빈 엔진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처럼 아프리카에서 미국, 중국, 그리고 프랑스를 위시한 유럽국가들까지 그들이 필요한 자원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아프리카 중시의 외교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에 대한 정책은 어떠한가? 2006년 노무현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이후 잠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듯 했으나 최근에는 다시 그 관심도 사그라지고 있다. 과연 장기적인 우리의 국익을 위해 아프리카의 존재가 하찮은 것일까? 우리가 중시하지 않는 아프리카를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지난달 5개국 순방을 마쳤고 이번에는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하고...


우리도 아프리카에 대한 정책이나 시각을 바꿀 때가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