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제일반_전망

희망이 보이는 남아공 경제

africa club 2003. 8. 20. 08:41
쉽진 않지만 희망이 보이는 남아공 경제

(주목할만한 랜드(rand)화의 가치 상승과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함께 남아공은 미래에 대한 모든 부정적인 예측을 깨뜨리고 있다.)
  
현재 남아공의 경제 성장과 안정은 세련된 정치 경제 구조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남아공은 남아공 회사들이 각 경제부문과 유럽의 식민 기업을 대체하고 있는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전자 통신업체들과 은행 및 소매 부문에서 남아공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반시설이 제대로 개발되지 못한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전자통신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좋은 예가 되는 기업들이 바로 남아공의 대규모 전자통신사인 보다콤(Vodacom)과 MTN이다. 이 두 기업은 그 동안 아프리카 각 지역의 통신 사업들을 석권해 왔다.
보다콤은 내년말까지 아프리카 대륙에서 30% 수익을 낼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쟁사인 MTN은 현재 우간다, 르완다, 카메룬, 스와질랜드, 나이지리아 등지에 지사를 두고 있는데, 지난해 총수입이 197%나 증가하여 69억 랜드에 달하는 이익을 냈다. 또한 아프리카 각 국가의 전자통신업도 계속하여 발전하고 있어 그야말로 윈-윈 게임(win-win game)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남아공은 인력자원을 활용한 기타 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최근 두드러지는 분야가 관광업이다. 남아공이 훌륭한 관광지라는 사실은 이제 기정 사실화되었다. 비록 많은 서구 언론들이 남아공의 범죄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남아공에 대해 계속하여 부정적 보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남아공은 그 동안 유럽의 부속국가와 같이 여겨져 왔고, 사실 그와 같이 디자인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에 있었지만, 오늘날 아프리카에서 가장 선진화된 국가로 부상하기 까지는 험난한 길을 통과 해야만 했다.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남아공은 또 다른 호주나 뉴질랜드와 같이 될 수 있었지만 지리적인 측면에서 차별성을 유지했다. 현재 이웃 국가들로 둘러싸인 남아공은 ‘네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있다’라고 하는 아프리카의 우분투(Ubuntu) 철학으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을 돕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인 측면만 볼 수는 없다. 남아공 내부를 살펴보면 엄청난 시간을 요할 수 있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넬슨 만델라가 정치적 미래를 약속했다면 경제적 미래를 약속할 다른 메시야가 필요한 것이다. 만델라는 그의 후임자로 타보 음베키 대통령을 잘 선택했다. 1912년 창설되어 가장 오랫동안 아프리카의 해방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아프리카 민족회의(ANC)는 그간 길고 긴 정치적 투쟁을 벌여왔고 이제 경제적 성공은 음베키의 후임자나 그 이후의 인물에 가서 확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에서 돈을 쥐고 있는 사람은 역시 백인들이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흑인들이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남아공의 실업률은 30%에 달하는데 그 중 흑인이 100%에 가깝다고 한다. 이와 같이 현재 남아공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흑인의 가난 문제이다. 이는 새로 독립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즉 인종차별로 뒤쳐진 흑인들의 지위를 높여주고 국가 거시 경제에 남겨진 흠들을 신속히 제거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국가가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은 인구가 필요하다. 높은 흑인 문맹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육 분야에만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어디로부터인가 돈을 끌어와야 한다. 그렇다고 교육을 위해서 국가를 파산시킬 것인가?
음베키 대통령은 남아공과 아프리카 전체가 직면한 이러한 도전에 대해서 현실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최근의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지구촌 곳곳의 가난은 현시대 세계경제와 국제사회에 가장 크고 위험한 구조적인 결함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함의 제거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발전이 필요합니다. 아프리카와 같이 ‘가난’으로 대표되는 지역에서는 지속가능하고 적절한 경제 성장과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거시경제적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그러한 조건으로 민주주의, 굿 가버넌스(선정 : good governance), 법치주의, 소유권, 계약법 등이 필요합니다. 이들은 거시경제학적 조직체와 실행에도 관계됩니다. 성장과 발전 과정의 첫번째 기동력은 자본 투자입니다. 현 시대에 있어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자본은 주로 개인적으로 소유되고 있습니다. 자본은 영혼이나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돈과 그것의 증식이 기동력이 될 뿐입니다.”
음베키 대통령은 개인 자본 소유자들이 자본을 가난이 존재하는 거시적 환경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자인 그는 점진적인 간섭없이 시장 자체만으로도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환경 조성은 대부분 협상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요즘 한창 거론되는 흑인 경제 능력 부여 운동(Black Economic Empowerment)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이제까지 이 운동은 흑인들을 핵심 경제에 동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고, 백인 기업들은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대가 정도로 보고있다.
남아공 정부는 향후 15년이내에 주요 산업의 25%를 흑인 소유로 이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소수의 흑인 백만장자만 양산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씨릴 라마포사(Cyril Rhamaphosa)는 이를 정치제도와 동일시해야 하며, 이로써 남아공은 문제 극복을 위한 협상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주장했다.
라마포사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점진적 간섭 정책으로 엄청난 혜택을 받으며 흑인 경제 능력부여운동의 선방에 서서 수백만 장자가 된 인물이다.
그는 사회변혁을 이루기까지 유혈사태을 겪은 프랑스, 러시아, 미국의 예를 들면서 남아공은 이들 국가와 달리 먼저 정치적인 화합과 단결, 그리고  최근에는 경제적 단결로서 국가의 미래를 바꾸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남아공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협상이 시작되었을 때 그 경제적 미래를 위한 협상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러한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지만 지금 경제 변혁이 협상을 통해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는 토지 문제에 대해서도 협상, 의견일치, 타협과 같은 훌륭한 전통이 그 동안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좋은 기초가 되어왔다고 말했다. 라마포사는 흑인 경제능력 부여 운동을 남아공의 경제력 창출을 위해 일해온 많은 커뮤니티와 노동자들을 포함하도록 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있다. 여기에 오늘날 남아공이 직면한 문제가 존재한다. 남아공의 엄청난 자원과 잠재력을 국민 모두에게까지 미치도록 하는 것이다.
만델라가 남아공이라는 나라를 앞으로 굴러가도록 했다면, ANC는 감히 나라를 실패로 몰아가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의 정적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ANC는 그 어느때보다도 성공적으로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남아공은 국제사회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로 부상할 것이다.
(황규득, 해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