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와 아프리카
빈곤과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
"1970년 이래 세계의 가장 잘 사는 20개 국가들은 세계의 가장 가난한 20개국 보다 30배 이상 부유해졌다. 만약 인류가 가난이라는 '시한폭탄'을 피하려면 정부정책, 제도 그리고 법률들이 철저히 점검되어야만 한다"라고 세계은행은 경고하였다.
'세계개발보고서 2003'에서 세계은행은 세계지도자들과 국제개발당국들이 발전을 유지하는 목적들을 성취하기 위해 그리고 국제무역 관계들을 개선하기 위해 압력을 가해야 하며 그리고 각 국가들의 정부는 민주적 원칙들을 공고히 확보해야 한고 말했다.
이 포괄적인 보고서는 지난 8월 26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시작되는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에 앞서 세계은행 고위 경제학자에 의해 배포되었다. 세계은행의 개발 정책 국장인 이안 골딘(Ian Goldin)은 "우리는 정책의 변화 없이는 세계가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 지도자들이 참가한 이번 지구촌 최대 환경회의인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는 26일 오전 10시 개막돼 열흘 간의 회의를 시작하여 9월 4일 막을 내렸다.
8월 26일 개막식에선 남아공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정책에 저항하여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넬슨 만델라(Mandela) 전 대통령이 기조 연설을 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개막 축하 메시지에서 “신(神)은 땅 위에 있는 인류에게 땅을 관리할 소임을 주었다”며 “인류는 상호의존하며 공동의 선(善)을 위해 함께 노력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06개국 국가원수·총리 등 지도자들과 189개 유엔 회원국 정부 및 비정부기구(NGO) 대표 6만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지구정상회의는 첫날 오전 보건 문제를 논의한 후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관한 분야별 토론을 진행했다. 27일엔 농업, 금융·무역, 기술이전, 정보·교육·과학, 소비패턴에 대한 회의가 열렸으며, 28일엔 수자원, 위생, 에너지 분야에 관한 전체회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26일 개막 선언 직전까지도 이 회의에서 결론으로 채택될 예정인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행동계획’의 초안 마련을 위한 예비 협상에선 큰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었다. 25일 이틀째 계속된 예비 협상에서 참가국 대표들은 개발도상국 및 빈곤국가들의 △빈곤 퇴치 △깨끗한 식수 공급 △보건 문제 △인구 증가에 대비한 에너지원 창출 등을 위한 국제적 원조 문제를 논의했으나, ‘행동계획’에 포함할 내용의 약 30%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회의를 개막하는 등 문제점을 표출했다.
개막회의에 앞서 77개 개발도상국 대표들은 25일 비공개 회의를 갖고, 선진국 시장 접근 허용과 농업생산물 보조금 삭감, 개도국 지원확대 등에 대해 공동 입장을 취해나가기로 결의했다.
남아공의 타보 음베키(Mbeki) 대통령은 25일 전야제 연설을 통해 각국 대표들에게 “이제 풍요를 만끽하는 소수 부유층과 가난에 허덕이는 다수 빈곤층 간의 ‘지구촌 차별(global apartheid)’에 종지부를 찍자”고 호소했다.
이와 같은 회의에 맞춰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이번 정상회의의 성공은 부강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 사이의 차이를 얼마나 좁힐 것인가라는 프로그램의 채택에 달려있다고 적고있다.
이번 보고서는 대부분의 선진국가들에 의해 추구되는 국제무역정책,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국가들이 그들 국가들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지급하는 농업보조금 등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농업 보조금은 부강한 국가들이 가난한 국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행위이다"라고 골딘은 주장하였다. "보호무역주의의 이슈는 극단적으로 중요하다". 세계은행은 지속가능 발전의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 관점 모두를 착수하기 위해서는 개선된 지구적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하였다.
부자 국가와 가난한 국가들 사이의 불균형은 이번 회담의제의 주요 논쟁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세계화의 충격에 대한 주제를 논의하길 바라고 있다. 이번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리오 데 자네이로(Rio de Janeiro)의 '유엔 환경과 개발회의'가 열린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세계경제의 밑그림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번 보고서는 또한 대기오염의 증가, 신선한 물 부족의 증대, 토양의 오염 그리고 삼림의 파괴 등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빈곤이 점차 줄어든다고 정의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이슈는 가난을 극복하는 것으로 유엔은 2015년까지 현재의 빈곤을 절반으로 감축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세계 시장의 접근을 보다 용이하게 허용하고 빈곤 국가들의 농촌개발에 보다 많은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개발도상국 인구 30억명 중 농촌에 살고있는 약 1/4 사람들이 하루 150원 이하의 생활을 하는 극빈층으로 살고 있다고 적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폐막식에서 환경보호 및 하루 수입 1달러 미만의 극빈자 20억명 구제에 관한 청사진을 채택하고 빈부차 감소 및 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치 선언을 발표하였다.
선언 초안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전세계 인종차별이 심화될 위험이 있다"며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기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쪽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그들은 민주주의제도에 대한 믿음을 상실하고 자국 대표들을 허풍선이로 간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안은 특히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많은 나라의 우려를 의식, "다국간 공동정책이 미래"라고 천명하고 "유엔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최적임 기구이기 때문에 유엔의 지도적 역할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제일의 부자 나라이자 최대의 오염물질 생산국인 미국의 불성실한 태도가 이번 회의가 큰 성과를 보지 못하게 한 큰 역할을 했다. 리우회의(1992년) 10년 뒤에 열린 이번 '리우+10 회의'를 오히려 20년이나 후퇴한 '리우-20 회의'로 전락시킨 미국의 태도에 대해 전세계의 많은 비판들이 있었다.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의 결과물들과 반향
이번 회담은 9월 4일 폐막됐다. 이 정상회의에서는 '정치적 선언문'과 '이행계획'을 채택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정치적 선언문을 살펴보면,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빈곤, 질병, 생물학적 다양성 파괴 등 환경의 악화를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의지를 재확인하며 국제적으로 합의된 공적개발원조 공약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 등을 확인하는 요하네스버그 공약을 채택했다.
둘째, 향후 이행계획을 살펴보면, 가장 긴급히 요구되고 있는 식수문제에 있어 2015년까지 안전한 식수와 기본적 위생시설 접근이 불가능한 인구를 1/2(약 20억명)로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빈곤층에 대한 에너지 혜택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화석연료에너지를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재생에너지 등의 사용비율 확대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또한 농산물 수출에 대한 국가 보조금 지급을 지양한다는 선언은 했지만 이의 시행시기는 선진국의 반대로 확정치 못하였다. 이밖에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2015년까지 고갈되는 어족자원을 최대 지속가능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것 등이다.
`이행계획'으로 불리는 65쪽 분량의 최종 합의사항은 난상토론과 막판협상을 통해 폐막회의 몇 시간전에 어렵게 타결됐다. 152개 분야에 걸친 이 계획은 가난한 사람에게 깨끗한 물, 하수시설, 전기를 공급하고 생물다양성 보존과 어류, 삼림 고갈 방지를 위한 조치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 달성 시한과 자금, 기술 등 세부 실천방안까지 적시된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번 회의의 결과에 대해, 특히 이행계획에 대해 아프리카 기업가들은 환영을 나타나고 있다. 기업가들은 이번 이행계획이 분명한 목적과 실질적인 목표를 가진 것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이행계획들은 기업가적인 기회들, 장기적인 계획 그리고 다른 기업들과의 파트너쉽 가능성에 대한 틀을 제공하였다.
이번 회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정치적 선언문과 일부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와 시한을 제시하는 이행계획을 채택함으로써 향후 10 - 15년간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국제협력의 기본틀을 마련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농산물 수출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대해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선언적 내용 채택에 그쳤다.
화석연료 사용 비율을 축소하고 신규 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확대하자는 주장 역시 선·개도국 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EU 등 선진국에서 주장하는 신규 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사용비율 확대는 앞으로도 계속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적인 화석연료 사용비율 축소 의무화 등을 고려해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등의 개발에 적극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국 정상들이 이번 회의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반면 `지구의 친구들' 등 국제환경 단체들은 이번 회의에서의 합의내용이 구속력을 갖지 못한채 10년전 리우 정상회의 때 합의보다도 후퇴한 내용이라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제 구호단체인 `옥스팜(Oxfam)'은 "이번 정상회의는 교역과 농업 보조금 분야 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우울한 전망보다 더욱 악화된 내용이었다"고 비난했다.
또한 반세계화 단체들은 이번 정상회의 역시 대부분의 개도국들의 의사는 반영하지 않은 채 선진국 위주의 성과물들만 나왔다고 비난하고 연일 회의장 주변에서 시위를 벌였다.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와 아프리카
이번 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들의 문제, 특히 아프리카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슈로는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미치는 환경에 대한 관심들이 대두되었다.
아프리카 콩고 분지의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해 콩고분지 인근 5개국가와 세계은행 그리고 환경보호단체들이 1억달러이상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카메룬, 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콩고, 가봉 등의 5개국 영토에 걸쳐있는 콩고분지는 아마존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넓은 열대우림지역을 형성하고있다. 콩고분지에 대한 이와 같은 막대한 공동투자계획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제의됐다. 벌목, 화전농, 인구증가, 유전개발, 채광 등으로 인해 콩고분지에서는 연간 0.6%씩 수목이 사라지고있다.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미국 등은 세계은행, NGO단체들과 합세해 콩고분지의 산림환경을 감시. 평가하고 수목을 보호하며 산림자원 수확을 보다 잘 관리하는 지역 네트워크를 창설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열대우림은 5억이상의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지만 세계은행 추산에 따르면 매년 벨기에 국토의 3배에 달하는 수목들이 베어 없어지고 있다.
콩고분지 수목 보호를 위한 협력사업에 지금까지 모두 9천만달러를 내놓겠다는 출연제의가 들어왔으나 나머지 3천500만달러의 기금은 공적, 개인적 출연자들을 기다리고있다. 이미 확약된 9천만달러의 출연기금 중 미국이 3천500만달러로 최고액수의 출연을 다짐했다.
한 세계은행 보고서는 콩고분지 수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종의 동물이 서식하는 이곳 수목의 보호는 콩고분지를 형성하는 국가들의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발전은 생태보존 및 관리상의 효율적인 정책을 요구한다면서 콩고 분지 인접국들은 모두 천연자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심각한 산림자원의 훼손에 따르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과도한 벌채와 화전농으로 인한 열대우림의 파괴, 산림지역상의 도로건설에 따르는 동물의 서식지 상실 등으로 인한 생태환경의 파괴 및 동물의 멸종 위험성을 아울러 경고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HIV/AIDS에 대한 충분한 토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WHO 등에서 불만을 표시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약 4천2백만명이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는 전세계 에이즈 인구의 70%이상을 포함하고 있는데 약 3천2백만명에 달하고 있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통계는 나타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 국가는 회의를 개최한 남아공이었다. 남아공은 이번 회의를 훌륭하게 준비했으며 특별한 사고 없이 끝내 앞으로 2010년 월드컵 유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남아공은 무난한 회의 개최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많이 거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남아공은 이번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정상회의로 인해 약 8십억란드(한화 약 9백60억원)의 지역경제수입의 효과를 거두었다는 보도가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남아공 환경관광업부서의 요청에 의해 남아공대학(UNISA)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시장조사국의 컨설팅 팀의 조사에 의한 것이다.
환경업무 대표인 온크고포츠 타바네(Onkgopotse Tabane)는 이번 회의에 참가한 대표자들 중 약 40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조사에서 이와 같은 결과물을 얻었는데 이번 정상회의에는 약 500개의 부속 이벤트들이 남아공 전역에 걸쳐 이루어졌다고 분석자료는 보고하였다.
이번 회의에 참여한 약 3만7천명의 각국의 대표들이 남아공에서 평균 2만2천란드에서 3만9천란드를 소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은 지출은 주로 숙박, 수송, 음식과 음료 기타 소비품들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번 회담을 위해 남아공 정부는 약 4억4천9백만란드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기부로 인한 부수 효과는 민간부문으로부터 약 6억2천만란드를 투자하게 만들었고 그 중 약 60%는 국제기업들의 스폰서나 기부로 인한 것이었다. 이밖에도 국가정상들이 가장 많이 참여한 이번 회의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가인지도 또한 상승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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