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재미있는 Africa 이야기 II

아프리카 남자들은 결혼하려면 신부대가 있어야 한다.

africa club 2012. 7. 17. 20:46

 

 

아프리카 남자들은 결혼하려면 신부대가 있어야 한다.

 

 

 

우리의 결혼은 자유로운 결혼일까? 아니면 매매혼일까? 우리나라의 평범한 결혼커플들은 남자는 살 집을 마련하고 여자는 그 집에 필요한 가재도구를 사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삐뚤어진 사람들의 결혼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어떤 물질적 보상 비슷한 경제적 지원을 받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결혼은 팔고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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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인들은 돈이나 재화의 형식으로 신부와 신부 집에 신부값(bride-price, bride-wealth ; lobola, lobolo)을 지불함으로서 신랑은 신부와 결혼할 권리 및 신부가 낳은 아이에 대한 권리를 허락 받게 된다. 즉 결혼에는 재화와 노력봉사(신부값으로, 신부값 대신으로 또는 신부값을 줄이기 위해) 등의 물질적인 보상이 뒤따르고 이것이 새로 이루어지는 결연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뒷받침이 된다. 즉 일종의 “결혼계약서”이며 “서약서”라고 할 수 있다.

 

생각에 따라 이 신부값이 결혼을 할 때 신부를 사고 파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으나 이 제도는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독특한 것으로서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신부값은 첫째로 결혼으로 인한 한 사람의 일손을 잃게 되는 신부집에 대한 물질적인 보상이다. 둘째로 이 신부값은 장차 며느리를 볼 때 지불해야 하는 신부값으로 충당되기도 한다. 셋째, 이렇게 신부값을 받음으로서 신부는 그 자신과 그 가족의 위세를 얻기도 한다. 넷째 신부값은 결혼생활을 보장하는 기능도 있다.

 

남부 아프리카의 경우 신부값의 양과 결정방법은 종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은구니(Nguni)족은 신부값은 협상과 타협에 의해 조정(예를 들어 할인)이 가능하였고 종종 할부에 의한 분할납부가 가능했다. 그러나 소토(Sotho)족에게는 모든 신부값이 결혼 전에 전달되었다. 할인이나 할부는 생각할 수도 없었고 용납되지도 않았다. 그리고 케냐 나이로비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결혼을 한지가 거의 10년이 다되어 가는데 형편이 닿는 대로 계속 갚아나가고 있었다.

 

신부값의 근본적인 역할은 여자에 대한 남편의 권리라고 설명할 수 있다. 남부 반투족들은 특히 여자가 낳은 아이에 대한 권리를 강조한다. 아이를 낳기 전에 죽는다던가,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경우(불임)에는 신부값으로 지불한 소를 반환하든지 아니면 아내를 대신할 또 다른 신부감을 제공해야 한다. 아이에 대한 권리는 영원하다. 이혼이나 기타 다른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아내의 친족들이 아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더구나 남편이 사망한 후 형사취수(兄死娶嫂 ; levirate) 또는 씨받이(seed-raising)에 의해 태어난 아이라 할 지라도 죽은 아버지의 이름을 따른다.

 

 


지불되는 품목에 있어서도 화폐, 소, 돼지, 말 등의 가축, 음식, 담요 등 사회에 따라서 다양하고 그 규모에 있어서도 차이가 많다. 또 그 지불방법도 혼인 이전에 끝내야 하는 사회가 많지만 또 어떤 사회에서는 혼인하고 나서 수년 내로 지불을 마쳐야 할 것이 요구되기도 한다.

 

신부값은 두 집안간의 유대를 확고히 하는 것으로서 사회적으로 가치가 인정된 것으로서 이루어지는데 아프리카 사회의 약 80%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다른 10%는 신부가족에게 봉사(예를 들어 우리의 데릴사위제도)를 수행하는 것과 같은 변형된 형태로 이루어진다.

 

남부 아프리카의 경우를 살펴보면 신부값을 지불하는 방법도 몇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첫 번째 아내는 아버지가 신부값을 지불한다. 적어도 각각의 아내들에게서 난 장자 또는 모든 아들들의 첫 번째 아내의 신부값은 아버지가 지불한다. 둘째, 자매가 있는 경우 자매가 결혼하면서 받은 신부값으로 결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주로 두 번째 아내를 얻는데 이용된다. 이런 경우는 자매와의 관계가 공고하다.

 

 

남부 아프리카의 소토 벤다(Sotho-Venda ; Lovedu, Kgaga)족 : 벤다족들은 형제자매간에 강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다. 여자형제의 결혼을 통해 받은 신부값은 남자형제의 아내를 얻는데 사용된다. 이 의미는 형제자매가 상호보완적으로 동등하게 자리메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자장손은 확대가족의 수장으로서 그의 아버지를 이어받고 여자장녀는 그녀의 아버지의 여자형제를 이어받아 가족의 종교적 수장으로서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현상은 부족한 소에 기인하고 있다. 즉 똑같은 소가 신부값이라는 고리에 의해 연결되어 있다.

 

셋째, 비록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자력으로 신부값을 지불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19세기 이후 이주 노동자가 생겨나면서 보편화 되었다. 넷째, 츠와나(Tswana)족은 삼촌(어머니의 남자형제)이 주로 신부값을 부담한다. 결과적으로 삼촌은 조카딸의 신부값을 취한다.

 

다섯째, 친척이 아닌 경우에도 신부값을 부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도 반대급부로 신부값을 부담한 집의 첫 번째 딸의 결혼시에 받는 신부값에 대한 권리가 생긴다.

 

남부 아프리카의 부족들을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일부다처제의 가정에서 아내의 위계는 그들에게 지불된 신부값의 가치에 근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아버지가 지불한 신부값을 받은 아내는 지위가 높고, 자매의 신부값으로 신부값을 치루고 얻은 아내의 지위는 낮다. 결과적으로 처음 결혼한 아내의 지위가 높아 소위 ‘대부인(Great wife)’이 된다.

 

 


전통적으로 신부값은 신부의 부모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부가 결혼할 때까지 잘 길러주신 데 대한 보은의 표시로서 신랑이 신부의 부모에게 바치는 신부값의 전통적 의미와 가치가 왜곡되고 배금주의에 물들어 버렸다고 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진정으로 가슴으로 우러나오는 감사와 보은의 표시로서 신부값은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고양시켜 주었음은 물론 두 가족 사이의 결합을 공고히 해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아프리카 전통사회에서 결혼이 두 남녀간의 단순한 결합이 아닌 그들의 존재를 가능하게 해온 가족 구성원들 간의 결합이기도 하다. 신부값은 공동체 사회의 유대와 소속감을 강화시켜 주는 그런 역할을 수행해 왔다. 남아공의 경우 도시에 사는 흑인들에게 신부값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여러사람들이 이 제도를 폐지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만델라 대통령의 딸인 진지(Zinzi)를 위시한 많은 사람들은 전통의 한 부분으로서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이 신부값 제도는 부정적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신부값이 과다하게 요구되어 결혼식에 참석하는 신랑이 줄행랑을 치는 경우도 있다. 요즘 짐바브웨의 경우 Z$ 100,000(한화 약 300만원정도)가 요구되고 있어 결혼은 부유한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국가가 나서서 신부값을 제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신부값이 인권을 무시하고 마치 상품화되어 팔려 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남아공의 전통관습에 따르면 한 남자가 사랑에 빠지면 여자를 자신의 집으로 납치하여 그 여자가 결혼을 승낙할때까지 붙잡아 두는 ukuthwala라는 전통관습이 있다. 그런데 Eastern Cape의 한 부유한 남자가 가난한 집의 부모에게 비밀리에 신부값을 지불하고 ukuthwala란 관습을 빌미삼아 14세된 여자를 자신의 집으로 납치하여 폭행을 한 사건이 발생하여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남아공의 더반(Durban)에서는 줄루족의 10세된 소녀가 부모에 의해 단지 R140(한화 28,000)와 두 마리의 소 그리고 약간의 양에 의해 63세나 된 노인에게 팔려 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 소녀는 할아버지와 사는 것이 싫다는 의사표현을 계속해서 하였지만 부모에 의해 강압적으로 결혼하도록 강요당하였으며 또 성적 폭력을 당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기존의 전통관습을 악용하여 생긴 결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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