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재미있는 Africa 이야기 II

아프리카인들의 문제해결사 “주술사”

africa club 2012. 7. 17. 20:48

 


아프리카인들의 문제해결사 “주술사”

 

 

 

아프리카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주술사(주의, 주술의)이다. 주술사는 동아프리카의 스와힐리어 문화권에서는 “음강가(mganga)”, 남부아프리카의 코사족은 “잉기라(ingira)", 줄루족은 ”이쌍고마(isangoma)", 그리고 소토족은 “응가카(ngaka)"로 불리어지며 그 의미는 “치료사“, “약초인(전통 한의사와 같은 의미)”, “점술가”, “전통의”로 해석된다. 이들은 모든 크고 작은 공동체의 친근한 상담자가 되기도 하며 의료인이자 주술과 점술을 행하기도 한다. 즉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주술사를 찾아가서 상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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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사가 되는 방법은 일종의 신내림(불림)을 받아야 하며 훈련 자체가 완벽하게 형식화되어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모든 훈련은 반드시 일종의 도제 적인 훈련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다.

 

이 수업기간동안 여러 가지 약초, 나뭇잎, 뿌리, 열매, 나무껍질, 풀 광물, 죽은 곤충, 뼈 물질을 태운 연기, 동물과 곤충의 배설물, 조개, 알 등등이 가지는 의학적 치료효과와 그 사용법에 관한 지식을 터득하여 질병에 대한 치유방법을 습득한다. 동시에 주술과 점술을 읽혀 영혼과 살아있는 사자의 본성이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주의가 지니고 있는 의무는 그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그 모습도 다양하다. 그리고 그들의 의무는 다른 전문가들의 의무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몇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기리야마(Giriama)족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음강가에게 사랑의 묘약을 구하려고 한다. 사랑의 고민까지도 음강가와 상담하고 있으며 음강가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며 모든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신비스러운 힘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음강가에게 사랑의 묘약을 빌어 써야 한다면

 

   나는 그리 하리다

 

   ........

 

   중략

 

   ........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니 묘약을 주오

 

   그녀가 나를 보면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오! 음강가여 말을 해주오

 

   사랑하는 그대에게 사랑을 얻고파라

 

   킹옴베, 나는 그대의 사랑을 고뇌하고 있소.

 

 

 

 


은데벨레족의 주술사는 새로 지은 가옥의 출입문을 세우는데 사용하는 약물을 칠한 나무못을 마련한다. 그리고 마법이나 주술에 의해서 가해지는 영향을 막기 위해 싸움을 하고, 그 효과가 오히려 그러한 행동을 한 주인공에게 되돌아가게 한다. 그리고 아잔데족의 주술사는 환자를 치료할 뿐만 아니라 임박한 재난에 대한 경고를 하기도 한다. 그는 또 사냥이 잘 되게 하기도 하고 농사가 잘 되게 하기도 한다.

 

위의 사례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는 주의의 임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질병이나 불행한 일에 그들이 관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프리카 전통 의학에서는 병을 유발하는 문제를 현상적이고 미시적인 차원이 아닌 병의 원인에 대한 영적 측면과 육체적 측면을 통합해서 보려고 한다. 따라서 전통 의학에서 주술사는 단순히 병의 치유자로서 뿐만 아니라 부족 사회의 질서를 유지시켜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병의 원인이 정령이나 조상신들의 분노에 의한 것일 경우에는 제례의식으로 치유하고, 육체적인 질서와 조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병이 생겼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여러 가지 약초를 이용해서 치료하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주술사는 굳이 우리의 예와 비유하면 무속과 한의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다.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이러한 질병이나 불행한 일이 대체로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 품고 있는 악의나 그에게 행한 악행 때문에 야기된다고 믿고 있다. 즉 사술이나 마법을 통하여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의는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야 하고 누가 그러한 질병을 유발케 했는지 그 범인을 밝혀내야 하며, 병을 진단하여 올바른 처방을 내려야 하고, 재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책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질병이나 불행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주의는 심리적인 방법과 육체적인 방법을 함께 쓰고 있다. 즉 주의는 육체적 방법과 “영적”(혹은 심리적) 방법을 다 적용하여 고통을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든 것이 괜찮다는, 혹은 모든 일이 잘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한다. 사실상 주의는 환자에게 의사이면서 동시에 마치 교구 목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질병이나 재난을 종교적인 것으로 경험한다. 따라서 그러한 사실들을 종교적으로 접근할 것을 사회는 요청하고 있다. 주의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종교적(혹은 종교 비슷한) 태도의 필요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한다. - 그러한 노력은 순수하게 종교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그릇된 종교적인 것이 될 수도 있으며, 양자의 혼합물이 될 수도 있다. 질병이나 재난을 다루는 어떤 태도를 보면 그것은 분명히 아무런 명백한 가치를 찾을 수 없는 행위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라 할 지라도 그것은 심리적인 활력을 지니고 있음에는 틀림없고, 환자를 치유하거나 고통을 받는 사람을 도와주는 데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어떤 사람이 말라리아에 걸렸다고 하자. 그러면 사람들은 그에게 마라리아균을 가진 모기가 그를 물었기 때문에 학질을 앓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 환자는 이 설명에 만족하지 못한다. 어째서 다른 사람은 물지 않고 하필이면 그 학질모기가 자기를 물었는가를 알고 싶은 것이다. 그러한 물음이 제기되었을 때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어떤 사람이 그 모기로 하여금 특정한 사람을 물도록 주술적인 작용을 통하여 “시켰다”(혹은 “보냈다”)고 하는 설명이다.

 

 


사람들이 질병이나 재난을 “종교적”인 경험으로 인식하는 한 전통적인 주의는 계속 존재할 뿐만 아니라 더욱 번창해질 것이다. 현대의 병원이 질병의 육체적 측면을 치유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질병과 재난에는 현대의 의학이 다룰 수 없는 고통의 종교적 차원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 환자들은 병원에도 가고 동시에 주의에게도 찾아간다.

 

둘째, 주의의 또 다른 임무는 예방의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대체로 이러한 대응조치는 주문을 외운다던가 부적을 가지게 한다던가, 필요한 집이나 들판에서 제의를 행한다던가, 약을 먹거나 몸에 바르게 한다던가 하는 일들이다.

 

주의는 또 출산력을 증가시키거나 어떤 일이 좋은 결과를 초래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셋째, 사술사를 몰아내거나 마법사를 찾아내거나, 저주를 물리치고 영과 살아 있는-사자(living-dead)를 통어하는 것도 역시 주의의 임무에 속한다. 그들은 대중들이 알지 못하거나 거의 무지한 여러 형태의 힘이나 자연의 힘에 근접할 수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주의는 사회가 지니고 있는 희망, 곧 건강에 대한 희망, 악의 세력으로부터의 방어와 안전에 대한 희망, 번영과 행운에 대한 희망, 손상이나 부정이 일어났을 때 이를 제의적으로 정화하려는 희망 등을 상징한다. 이 주의들은 그들이 남자이든 여자이든 결코 바보들이 아니다. 그들은 일반적인 지성을 갖추고 있고, 자기들의 일에 스스로를 봉헌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든 직업인들이 그렇듯이 자기 직무에 충실할 뿐 부유하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아니다. 어떤 나라에나 또 어떤 직종에나 이득을 얻기 위해서, 혹은 인기를 얻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자기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프리카 주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또 순수한 주의가 자기들의 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끼치는 일을 행하게 되는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주의의 활동 중에서 어떤 직무의 남용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일 때문에 주의의 직무 자체를 저주하는 것은 극히 정당하지 못한 일이다. 전통적인 아프리카의 마을에서나 공동체에서 주의는 그들의 친구가 되고, 목회자의 구실을 하며, 정신분석학자이고 의사인 것이다.

 

 


현대화된 오늘날의 도시에서조차 주의 중의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직업 자체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번영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도시생활의 긴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필요를 요청하는 정황에 빠지게 한다. 이때 주의들은 전통적인 방법을 가지고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도시에 사는 주의보다는 시골에 있는 주의가 더 신뢰할 만하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 도시의 비인격적 생활 때문에 그러한 인상을 가질 수도 있고, 또 정직한 방법이든 부정직한 방법이든 간에 재빠르게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도시의 화폐경제 탓이기도 한 것 같다. 주의는 앞으로도 아프리카 사회에서 여러 세대 동안 끊임없이 지속할 직종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주의의 필요는 현대의 급격한 변화로 인하여 사람들의 요청이 증가한 이래로, 그리고 그러한 결핍의 충족이 집중되어 있는 도시생활이 늘어난 이래로 더 절실해지고 있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의 지도적인 정치인들도 주의와 더불어 그들의 문제를 상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한결같이 주의를 상당히 높은 위치에 두고 있고, 그러한 태도로 인하여 주의라고 하는 직종은 그 지속이 보장되는 것이다. 케냐에서는 길거리에서 쉽게 주술사들이 내건 광고판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빈민가나 소외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주요 고객들은 하층 민중들이다. 온갖 질병에서부터 인생의 고민, 사업운, 불임상담, 정력부족, 미래의 삶에 대한 예언등 그들이 다루고 있는 분야는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모든 문제를 포괄할 만큼 광범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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