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테마 기행/김영희) Africa 음식이야기

2. 우갈리 이야기 2

africa club 2003. 11. 7. 16:19


2) 우갈리와 반찬

우갈리 그 자체는 아무 맛도 없다. 소금이나 어떤 양념도 넣지 않고 그냥 옥수수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 밥이 그 자체로는 아무 간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 우리가 더운밥을 좋아하듯 우갈리도 반드시 뜨거워야 한다. 식은 옥수수 반죽 덩어리란 누구도 먹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갈리는 만든 즉시 먹든가 아니면 일단 보온통에 넣어 식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탄자니아 가정에는 아무리 서민층이라 하더라도 보온통 두세개 쯤은 있게 마련이다.

재미있는 것은 집집마다 갖추고 있는 보온통이 그 집의 사는 형편을 말해주기도 하는 점이다. 인도산이나 중국산의 조잡한 플라스틱 제품이 많이 쓰이지만 사는 정도에 따라 보온통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고, 심지어 독일제 고급 스테인레스 보온통을 갖춘 집도 있다.

위에서 우갈리 자체는 맛이 없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가 반찬과 함께 밥을 먹듯 우갈리도 곁들이는 반찬이 있어야 한다. 우갈리와 함께 먹는 가장 대표적인 반찬으로는 삶은 콩과 음치차라고 불리우는 비듬 나물 비슷한 채소이다.  

콩은 주로 붉은 콩을 많이 먹는데 이 붉은 콩을 걸쭉하게 될 때까지 물에 푹 삶아서 소금을 치면 된다. 그릇에 우갈리를 한 덩어리 놓고 그 옆에 삶은 콩을 곁들여서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음치차(비듬나물)는 역시 푹 익혀서 우갈리에 곁들인다.
탄자니아에서는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 이상 상급학교는 거의 기숙사 시설이 있고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런데 기숙사에서 주는 음식이 날마다 우갈리와 콩, 우갈리와 음치차 하는 식이어서 이 기숙사 식단을 지긋지긋한 추억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삶은 콩 또는 음치차 외에도 키삼부라고 불리우는 카사바 잎 삶은 것, 그리고 형편에 따라 삶은 멸치, 삶은 고기, 토마토 소스 등을 곁들이기도 한다. 이것들은 푹 삶아서 걸쭉한 국물채로 곁들여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옥수수 반죽 덩어리인 우갈리를 일단 국물에 적셔서 건더기와 함께 먹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