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24 3

[Nigeria] Kano (3)

카노는 수 세기동안 사하라 횡단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사하라를 건너온 카라반들의 발길이 1000년 이상 끊이지 않은 서아프리카의 가장 오래된 고도(古都)이며, 가장 활발한 상업 중심지 가운데 하나라는 역사적 배경이 말해주듯 볼거리도 다채롭고 풍성하여 여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양고기를 꼬치에 꿰어 매콤한 양념을 얹어 화덕에 굽는 수야라는 음식이다. 케밥이나 샤슬릭 등의 중동,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많이 먹는 양고기 꼬치 구이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양념은 무척 독특하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널리 이용되는 '뻬뻬'라는 이 양념은 지역별로 다양한 특색이 있다. 구이 음식을 먹을 때는 어디에 가나 그것부터 찾게 된다. 한국인의 입맛에 정말 잘 맞는 양념이다. 뻬뻬를 발라 수..

[Nigeria] Kano (2)

코끼리, 소, 독수리 등의 뼈를 파는 상인이다. 각종 뼈들과 동물가죽 따위는 토고의 페티쉬(fetish) 시장에 널려 있던 것들과 비슷하다. 부두(Boodoo) 신앙이 널리 퍼져 있는 서아프리카의 기니만 지역에서는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 것으로, 관광객의 관심을 끄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상인이 팔고 있는 동물의 잔해는 주술적 힘이 있다고 믿는 일종의 부적과도 같은 전통 약재이다. 칼을 들고 있는 주인과 흥정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왠 외국인 하나가 와서 물건을 산다고 다짜고짜 떠드니 신기한 모양이다. 물건을 사려던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한 흥정이었다. 어렵사리 Naira 200(약 1.5불)에 흥정해서 열 컷 정도를 찍었다. 사진으로 돈 몇 푼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기 자존심 때문에 ..

[Nigeria] Lagos_Victoria Island

라고스에서 잠시 지내던 빅토리아 아일랜드(VI)이다. 새로 개발된 지역으로 대사관과 다국적 기업의 사무실이 몰려 있는, 비교적 치안이 확립되고, 깨끗한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갔다. 이곳에 도착해 입에 달고 산 말이 '개판'이다. 중앙 행정력의 부재와 대다수 국민들의 저급한 의식 수준을 드러내는 모습이 어디서나 보인다. '이건 왜 이럴까, 저건 또...'하는 생각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라고스의 매케한 가솔린 매연은 그냥 이곳의 향기라 생각하시라.'고 했던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교민의 말이 인상적이다. 10년 넘도록 나이지리아에 살며 기반을 잡으신 이 분은 어느 정도의 인내 혹은 무감감의 수준에 도달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타문화를 조금이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