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1세인 마시타(Massita)는 찌그러진 흰색 가방에서 낡은 천 뭉치를 꺼내 풀어헤친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일곱 개의 작은 칼을 꺼내 놓았다.
조잡한 칼날에는 금이 가 있었고 목제 손잡이는 닳아 있었다. 그녀 옆에 앉은 한 노파가 몸을 구부려 오른손 손가락으로 칼을 두 번 톡톡 치더니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 그녀는 이런 행동이 칼을 쳐다보다 눈이 상하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마시타는 칼 한 자루를 들고 젊은 여성의 음핵(클리토리스)을 제거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녀의 어머니도 할례의식을 집행했고 그녀의 할머니도 같은 일을 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어머니도, 할머니도 이 칼을 사용했어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여성들이 할례의식을 치렀다.(이로 인해 음핵의 일부나 전부, 음순, 음문이 잘려졌다) 흔히 '여성생식기부분절단'(FGM)이라고 알려진 할례의식은 사하라 사막 남쪽에 위치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널리 퍼져 있다.
특히 서부 아프리카의 이슬람교도들과,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에리트리아 등)이라 불리는 지역에 사는 소녀들의 98%가 할례를 받았다. 에티오피아와 케냐 같은 기독교 국가에서도 이런 의식이 행해지고 있다.
케냐 여성단체인 매엔데레오 야 와나와키(Maendeleo Ya Wanawake-'여성의 진보'라는 뜻)의 대표 겸 케냐 하원의원인 집포라 키토니(Zipporah Kittony)는 "기독교인이든, 이슬람교도이든 할례의식과 종교는 상관없다"며 "할례의식은 문화적 소산이며 널리 퍼진 관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할례'에 대한 태도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아프리카 여성들이 할례의식을 반대한다고 밝히는 조용한 혁명을 시작한 것이다. 할례가 불임과 에이즈 확산과 관련있다고 주장하는 언론캠페인에 힘입어 이 관습은 도시에서부터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교육받은 여성이 점차 많아지면서 할례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농촌에서도, 할례의식을 단번에 폐지하는 대신에 통과의례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신체 할례를 대신할 대체 성인식을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다.
키토니는 "일부 부족에서는 할례를 받지 않으면 어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키토니가 속해 있는 단체는 이러한 대체 성인식으로 케냐의 일부 지역에서의 할례 집행률을 15% 정도 낮추었다.
"우리는 아프리카 여성들에게 할례의식 집행자가 되는 대신에 모범 여성이 되라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들에게 배운 여성들은 소녀들과 상담하고 성숙한 여성의 모습에 대해 설명해준다"고 키토니는 말했다.
대체 통과의례(케냐 방언으로 '대화 할례'라 부른다)는 소녀들을 일정기간 격리시키는 과정도 포함한다. 나이가 든 여성들은 에이즈를 포함한 모든 성병의 위험 등 건강 관련 지식을 가르친다. 가끔 소녀들은 현지 학교나 강당에 모여 신체 할례(FGM)의 위험성을 설명한 영상자료를 관람하기도 한다.
일주일간 계속되는 이 통과의례는 종종 잔치로 끝을 맺는다. 대체 성인식을 장려하는 여권보호단체인 코트디부아르연합의 트라오레 도소 마리아(Traore Dosso Mariam) 사무총장은 "우리는 사람들의 관습이 아니라 칼을 대는 행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신체 할례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 전역에서 모여든 1백여명의 할례의식 집행관들은 칼과 면도날을 영원히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현재 지방 여성들에게 건강과 출산에 대해 지도하고 있다. 할례의식에 반대하는 여성운동가 감비안 화토우 와게흐(Gambian Fatou Waggeh)는 지난 3월 로마에서 열린 회의에서 "우리는 이 집행관들이 새로운 역할을 담당해 경제적 안정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며 이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해 주고 공동체 속에서 권위를 유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함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2세인 그녀는 열다섯 살 때 할례의식을 치렀다.
정부도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거들고 있다. 가나, 코트디부아르, 케냐, 세네갈을 포함한 사하라 사막 남쪽 8개국은 여성 신체할례(FGM)를 금지하는 대통령령을 선포하거나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프리카 법정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케냐 법정은 아버지가 열다섯, 열일곱살인 두 딸에게 할례 의식을 강요할 수 없다고 판결해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아프리카 여성운동 단체들은 이 판결에 박수를 보냈다.
코트디부아르 북부 지방에서 보건 관계업무에 종사하는 드리사 코엔(29)은 "할례의식 집행관들에게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소녀들이 처할 위험성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은 그들에게 체포될 수도 있다고 겁을 주는 것이죠. 이 동네에서 어떤 여성이 소녀에게 할례의식을 행하다가 체포된다면 다음부터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소되는 일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법률을 엄격히 시행하지 않으면 좋은 영향보다 나쁜 영향이 더 많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할례의식을 숨어서 행하고 있고 이로인해 시술이 엉터리로 행해질 가능성도 커졌다.
오늘날 코트디부아르 북서부에 위치한 오디에네에서는 할례의식 축하행사를 삼가고 있다. 올해 37세인 마바나 투레(Mabana Toure)는 "예전에 사람들은 화려한 축제를 열었어요. 교통을 통제하고 거리엔 음악이 가득했지요. 독특한 의상에 한껏 치장을 한 소녀들이 마을을 돌아다녔어요. 그러나 이제 우리는 할례의식 후 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게 고작이예요. 모두들 겁을 먹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행동하지요"라고 말했다.
또다른 지역 원로들은 할례관습이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 의식을 계속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케냐의 사보트족(Sabaot tribe) 가족들은 장녀가 할례의식을 하면 소를 얻게 된다. 게다가 대체 성인식이 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다.
케냐의 여성신체할례 반대 단체 운영자인 줄리 마라냐(Julie Maranya)는 어린 소녀들이 대체 성인식에서 성교육을 받고서 "혼전 성관계가 무방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나이 어린 부모가 많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들이 점차 할례의식을 피하게 되면서 "음핵이 잘리지 않은 것"을 치욕으로 여기던 사회분위기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에 사는 올해 34살 바나시리 실라(Banassiri Sylla)는 26년 전 그녀가 할례의식을 받던 때를 회상했다.
"난 그 칼날을 생생히 기억해요. 얼마나 반짝였는데요. 한 여자가 칼을 들고 무릎으로 날 눌렀어요. 난 그녀를 깨물었지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어법이었어요. 곧 여자 세 명이 다가와서 나를 잡아 눕혔지요. 한 명은 내 가슴 위에 앉더군요. 난 온힘을 다해 그 여자를 물어뜯었어요"라고 말했다.
여자들은 마침내 실라를 내버려 두었지만 그 곳이 잘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녀 가족의 치욕이 됐다. "결코 내 딸들에게 신체 할례를 받게 하지 않을 겁니다. 이 의식으로 여성들은 여성다움을 잃어버리게 되는 거예요"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할례의식 집행관인 마시타도 변화의 흐름을 읽고 있다. 그녀의 딸들은 가업을 잇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시타는 그녀가 눈을 감으면 어머니와 할머니가 사용한 그녀의 칼들도 무덤에 묻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CNN.COM , December 3, 2001/Vol. 158 No. 23
조잡한 칼날에는 금이 가 있었고 목제 손잡이는 닳아 있었다. 그녀 옆에 앉은 한 노파가 몸을 구부려 오른손 손가락으로 칼을 두 번 톡톡 치더니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 그녀는 이런 행동이 칼을 쳐다보다 눈이 상하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마시타는 칼 한 자루를 들고 젊은 여성의 음핵(클리토리스)을 제거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녀의 어머니도 할례의식을 집행했고 그녀의 할머니도 같은 일을 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어머니도, 할머니도 이 칼을 사용했어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여성들이 할례의식을 치렀다.(이로 인해 음핵의 일부나 전부, 음순, 음문이 잘려졌다) 흔히 '여성생식기부분절단'(FGM)이라고 알려진 할례의식은 사하라 사막 남쪽에 위치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널리 퍼져 있다.
특히 서부 아프리카의 이슬람교도들과,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에리트리아 등)이라 불리는 지역에 사는 소녀들의 98%가 할례를 받았다. 에티오피아와 케냐 같은 기독교 국가에서도 이런 의식이 행해지고 있다.
케냐 여성단체인 매엔데레오 야 와나와키(Maendeleo Ya Wanawake-'여성의 진보'라는 뜻)의 대표 겸 케냐 하원의원인 집포라 키토니(Zipporah Kittony)는 "기독교인이든, 이슬람교도이든 할례의식과 종교는 상관없다"며 "할례의식은 문화적 소산이며 널리 퍼진 관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할례'에 대한 태도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아프리카 여성들이 할례의식을 반대한다고 밝히는 조용한 혁명을 시작한 것이다. 할례가 불임과 에이즈 확산과 관련있다고 주장하는 언론캠페인에 힘입어 이 관습은 도시에서부터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교육받은 여성이 점차 많아지면서 할례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농촌에서도, 할례의식을 단번에 폐지하는 대신에 통과의례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신체 할례를 대신할 대체 성인식을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다.
키토니는 "일부 부족에서는 할례를 받지 않으면 어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키토니가 속해 있는 단체는 이러한 대체 성인식으로 케냐의 일부 지역에서의 할례 집행률을 15% 정도 낮추었다.
"우리는 아프리카 여성들에게 할례의식 집행자가 되는 대신에 모범 여성이 되라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들에게 배운 여성들은 소녀들과 상담하고 성숙한 여성의 모습에 대해 설명해준다"고 키토니는 말했다.
대체 통과의례(케냐 방언으로 '대화 할례'라 부른다)는 소녀들을 일정기간 격리시키는 과정도 포함한다. 나이가 든 여성들은 에이즈를 포함한 모든 성병의 위험 등 건강 관련 지식을 가르친다. 가끔 소녀들은 현지 학교나 강당에 모여 신체 할례(FGM)의 위험성을 설명한 영상자료를 관람하기도 한다.
일주일간 계속되는 이 통과의례는 종종 잔치로 끝을 맺는다. 대체 성인식을 장려하는 여권보호단체인 코트디부아르연합의 트라오레 도소 마리아(Traore Dosso Mariam) 사무총장은 "우리는 사람들의 관습이 아니라 칼을 대는 행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신체 할례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 전역에서 모여든 1백여명의 할례의식 집행관들은 칼과 면도날을 영원히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현재 지방 여성들에게 건강과 출산에 대해 지도하고 있다. 할례의식에 반대하는 여성운동가 감비안 화토우 와게흐(Gambian Fatou Waggeh)는 지난 3월 로마에서 열린 회의에서 "우리는 이 집행관들이 새로운 역할을 담당해 경제적 안정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며 이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해 주고 공동체 속에서 권위를 유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함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2세인 그녀는 열다섯 살 때 할례의식을 치렀다.
정부도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거들고 있다. 가나, 코트디부아르, 케냐, 세네갈을 포함한 사하라 사막 남쪽 8개국은 여성 신체할례(FGM)를 금지하는 대통령령을 선포하거나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프리카 법정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케냐 법정은 아버지가 열다섯, 열일곱살인 두 딸에게 할례 의식을 강요할 수 없다고 판결해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아프리카 여성운동 단체들은 이 판결에 박수를 보냈다.
코트디부아르 북부 지방에서 보건 관계업무에 종사하는 드리사 코엔(29)은 "할례의식 집행관들에게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소녀들이 처할 위험성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은 그들에게 체포될 수도 있다고 겁을 주는 것이죠. 이 동네에서 어떤 여성이 소녀에게 할례의식을 행하다가 체포된다면 다음부터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소되는 일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법률을 엄격히 시행하지 않으면 좋은 영향보다 나쁜 영향이 더 많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할례의식을 숨어서 행하고 있고 이로인해 시술이 엉터리로 행해질 가능성도 커졌다.
오늘날 코트디부아르 북서부에 위치한 오디에네에서는 할례의식 축하행사를 삼가고 있다. 올해 37세인 마바나 투레(Mabana Toure)는 "예전에 사람들은 화려한 축제를 열었어요. 교통을 통제하고 거리엔 음악이 가득했지요. 독특한 의상에 한껏 치장을 한 소녀들이 마을을 돌아다녔어요. 그러나 이제 우리는 할례의식 후 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게 고작이예요. 모두들 겁을 먹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행동하지요"라고 말했다.
또다른 지역 원로들은 할례관습이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 의식을 계속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케냐의 사보트족(Sabaot tribe) 가족들은 장녀가 할례의식을 하면 소를 얻게 된다. 게다가 대체 성인식이 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다.
케냐의 여성신체할례 반대 단체 운영자인 줄리 마라냐(Julie Maranya)는 어린 소녀들이 대체 성인식에서 성교육을 받고서 "혼전 성관계가 무방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나이 어린 부모가 많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들이 점차 할례의식을 피하게 되면서 "음핵이 잘리지 않은 것"을 치욕으로 여기던 사회분위기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에 사는 올해 34살 바나시리 실라(Banassiri Sylla)는 26년 전 그녀가 할례의식을 받던 때를 회상했다.
"난 그 칼날을 생생히 기억해요. 얼마나 반짝였는데요. 한 여자가 칼을 들고 무릎으로 날 눌렀어요. 난 그녀를 깨물었지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어법이었어요. 곧 여자 세 명이 다가와서 나를 잡아 눕혔지요. 한 명은 내 가슴 위에 앉더군요. 난 온힘을 다해 그 여자를 물어뜯었어요"라고 말했다.
여자들은 마침내 실라를 내버려 두었지만 그 곳이 잘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녀 가족의 치욕이 됐다. "결코 내 딸들에게 신체 할례를 받게 하지 않을 겁니다. 이 의식으로 여성들은 여성다움을 잃어버리게 되는 거예요"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할례의식 집행관인 마시타도 변화의 흐름을 읽고 있다. 그녀의 딸들은 가업을 잇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시타는 그녀가 눈을 감으면 어머니와 할머니가 사용한 그녀의 칼들도 무덤에 묻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CNN.COM , December 3, 2001/Vol. 158 No.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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