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스와힐리어 속담에 나타난 아프리카인의 문화적 정체성 - 스와힐리어 속담연구 (2)

2004. 7. 13. 12:54
6.14 꾀, 교활함(Cunning)

현명함, 재치, 영리함, 잔꾀, 교활등의 단어들은 다소 구체적 의미상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조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명함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사회에서 구분되는 중요한 덕목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현명함, 또는 꾀에 대한 속담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은 그것이 자연스러움으로 대변될 수 있는 아프리카라는 생활적 여건에서 그다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첫 속담은 나이와 지혜로움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원시 부족을 이루면서 살던 아프리카에서는 부족 구성원들간의 계급적 차별보다는 나이 또는 사회적 기여도 등이 그 구성원에 대한 대우의 척도로서 중용한 요건이었을 것이다. 나이는 결국 경험의 풍부함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고 사회의 질서를 위해 나이든 이들에 대한 공경과 존중은 아프리카 문화를 포함하여 어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노인정치, 장로정치 구조(gerontocratic structure)는 유사이래로 인간의 계속성과 함께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은 유아, 아이, 배우자, 부모,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로 이동해 간다. 사회적으로는 통과의례나 연령등급, 그리고 비의결사같은 단계를 거쳐 옮겨가게 된다. 질병으로 일찍 죽지 않고 많은 아이들을 생산하고 길러낸 사람들은 연장자로서 사회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노인정치 사회에서는 연장자들의 회의에 상당한 권위가 있으나 그들의 통치는 서투르거나 압제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혜 또는 꾀가 많음이 아프리카 사회의 제일 가치는 아니다. 꾀가 많고 똑똑하더라도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 있듯이 실수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이들에게도 실수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결국 이러한 실수는 다른 이로부터 어떠한 실망을 주게 되더라도 용서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품고 있는 속담이라고 할 수 있다.  


■ Mtoto wa makako hawezi kumfundisha makako wa zamani mayele.
   어린 원숭이는 나이 든 원숭이에게 잔꾀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 Ndege mjanja hunaswa na tundu bovu.
   영리한 새도 새 덫에 잡힐 수 있다.



6.15 죽음(Death)

죽음 또한 어느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를 들여다보더라도 눈에 띄는 모습이다. 이 세상 어느 구석에 가더라도, 어떠한 문화를 살펴보더라도 인간과 인간이 서로 관계지어서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군락에서는 죽은 이에 대한 다른 사회 구성원들의 태도와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아프리카의 속담은 비교적 죽음에 관해 풍부한 속담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들의 삶에서 죽음의 문제가 얼마나 친밀하고 또한 얼마나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음 몇가지 분류된 속담들을 통하여 죽음에 대한 그들의 이해를 느껴 보도록 하자.

어떤 속담들은 죽음의 의미를 통해 삶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 같다. "죽은 정승보다 산 개가 낫다."라는 식의 말은 우리 문화권에서도 매우 친근한 속담이다. 불구자의 의미가 척박한 자연환경속에서 생활이 이루어지는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거의 죽음에 가까운 치명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그래도 죽으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을 아는 이들도 삶에 대한 중요성을 이 속담들을 통해 되새겨 놓고 있다.

어떤 속담은 말 그대로 "죽음 앞에서는 영웅 호걸도, 빈부귀천도 없다."는 뜻이다. 무덤의 모습이 그가 가지고 있던 부를 어느 정도는 보여줄 수 있을 지 몰라도, 죽고 나면 빈손으로 간다는 "공수래공수거"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많은 속담들은(비교적 많은 수의 속담들이 여기에 모여있는데) "죽음은 결국 인간이 피하지 못하는 숙명적인 결과이다"라는 의미를 말하고 있다. "Kifo kikimbizwa funza chawekwa mahali gani?(어떤 곳에 놓아도 구더기가 쓸지 않는 시체가 있을까?)"와 같은 속담은 아프리카 인들의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속담인 것 같다. 결국 죽음이 사람들에게 허무함을 안겨주고 절망을 몰고 올 지라도 또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임으로서 오히려 죽음이 가져다주는 공포감을 의연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는 것 같다. 어느 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속담은 찾기가 어렵지 않은데 아마도 어느 시대 어디에서도 이라한 고민은 누구나 한번쯤 가져보는 것 같다.

죽음이 비록 언젠가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 할 지라도 언제 어디서 어떠한 위험이 닥쳐올 지 모르는 아프리카에서의 삶은 자신 근처에서 언제 자신을 덮칠 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 같다. 이는 그들에게 언제 자신을 데려갈 지 모르는 죽음에 대비하여 어떠한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할 지를 제시해 줄 것이다. 죽음의 불가항력적인 도래는 결국 신의 섭리 가운데서 이루어짐을 확인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함을 신의 영역으로 옮기면서 자연의 위대한 힘과 위협으로부터 안정과 기댈 곳을 모색하는 아프리카인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 Bora kilema kuliko mfu.
   불구자는 시체(죽음)보다 더 낫다.
■ Ni afadhali kuishi kuliko kufa.
   죽음보다 오히려 사는 것이 낫다.
■ Hakuna tajiri shimoni.
   부자(가 묻힐) 구멍은 (따로) 없다.
■ Kifo hakina kinga.
   죽음은 방어를 갖고 있지 않다. 죽음을 피할 방법은 없다.
■ Hakuna chanzo kisicho (na) mwisho.
   끝이 없는 시작은 없다.
■ Hakuna kilima bila kaburi.
   무덤 없는 산은 없다.
■ Kifo na kiumbe, kiumbe na kifo.
   죽음과 인간, 인간과 죽음.
■ Kufa ni faradhi ya iliyokadirika.
   죽음은 불변성을 평가하기 위해 있다.
■ Kifo ki karibu, ki kishogoni mwako
   죽음이 가깝다, 너의 뒤통수에 있다.
■ Kuna uzima na kifo.
   삶과 죽음이 있다.
■ Kufa kolewa ni Mungu
   죽음은 신으로부터 정해진다.



6.16 결정(Decision)

아프리카인들도 시작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다. 시작을 잘해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교훈을 잘 보여주고 있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담기 힘들다는 속담의 일반적인 특성은 시작이라면 일단 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한 속담이 있는 것으로 보아 스와힐리어 속담에도 적용된다 하겠다.

위의 속담들은 해야할 일을 미루지 말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뜻을 담고 있는 속담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사회에서 아마 이보다 더 널리 회자되고 있는 속담은 찾기 힘들 것이다. 이 속담이 이만큼 널리 퍼져 있는 것은 아마도 중요한만큼 생활 속에서 지키기 힘든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스와힐리어 속담에서도 이 속담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있다. 아프리카인들도 부지런함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반대로 미루지 말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속담이 이만큼 많다는 것은 사람들이 그만큼 그것을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계속적으로 그것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 하는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사람이란 하기 어려운 일일수록 말을 많이 하는 법이다.

이 속담은 시작이라는 것이 중요한만큼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르게 해석한다면 시작이 어려운만큼 시작이 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시작이 반이다!'


■ Chanzo chema, mwisho mwema.
   시작이 좋아야 결과가 좋다.
■ Atanguliaye kupiga mara nyingi ni mshindi.
   싸움을 시작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기 마련이다.
■ Awali ni awali, awali mbovu hapana./Awali ni awali, hakuna awali mbovu.
   시작치고 나쁜 시작은 없다.
■ Leo ni leo.
   오늘은 오늘이다.
■ Aliyengonja, hawezi kuja.
   기다리기만 해서는 오지 않는다.
■ Leo(ni) kabla ya kesho.
   오늘이 내일보다 먼저다.
■ Leo ni leo : asemaye kesho ni mwongo.
   오늘은 오늘이다. 내일이라 말하는 자는 거짓말쟁이이다.
■ Leo ni siku ya mwerevu, kesho ya mpumbavu.
   오늘은 똑똑한 자의 날이고 내일은 멍청한 자의 날이다.
■ Leo ni yako, kesho sio.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 너의 날이다.
■ Ngonja! ngonja! huumiza matumbo.
   기다려! 기다려! 이것은 위장을 상하게 한다.
■ Ngonja! ngonja! ikamkosesha sokomtu mkia.
   너무 오래 기다려서 침팬지는 꼬리를 잃었다.
■ Ni sasa mambo, ni sasa.
   그것들이 지금이 어떤 것이다. 현재가 그들이다. 지금이 행동할 때이다.
■ Nyumba ya usiri ni nyumba mbaya.
   미루는 것이 습관이 된 집은 좋지 않은 집이다.
■ Usiri usiri wavuta ukiwa.
   연기시키는 것은 포기를 불러온다.
■ Usiseme "kesho kesho" hwenda hutaona mwisho.
   "내일 내일"이라고 말하지 마라. 아마도 너는 결과를 볼 수 없을 것이다.
■ Mwanzo huwa na usiri, ikawa mkaragazo.
   시작은 연기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폭우가 있을 수도 있다.



6.17 음주(Drinking)

술이 문제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인정되는 사실인 모양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한 술은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과할 경우에는 건강에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속담에도 나타나는 것처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술은 그러한 많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아프리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Penye ulevi ndipo penye matata.
   술 취한 사람이 있는 곳에는 문제가 생긴다.
■ Hapo palipokuwa na mvinyo ndipo penye hatari.
   술이 있는 곳에는 위험이 있다.



6.18 본분, 직분(Duty)

이 장의 속담들은 자신의 능력에 맞게, 본분에 맞게 일을 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능력에 닿지 않는 일을 하려고 하지말고 의미 있고 생산적인 일을 해야한다라는 속담이라든지, 코끼리에게 이길 수 있다는 허풍 따위는 하지 말라는 등의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본분을 잃어버리지 마라'는 교훈을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른이 되었으면 어른에 걸맞은 행동과 일을 해야한다는 속담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즐겨하는 보트 띄우기 놀이를 소재로 하고 있다.


■ Acha kujenga nyumba ya karatasi.
카드 집 짓는 일은 그만해라. 생산적이지 못한 일은 그만하고 의미 있고 생산적인 일을 해라. 비현실적인 일보다는 현실적인 일을 해라.
■ Hujenga ghorofa kuzimuni.
   그는 마천루를 짓고 있다.
■ Hukupata nguvu za kushinda njovu.
   너는 코끼리를 이길 힘은 가지고 있지 않다.
■ Kuolesha huko utakwishilia.
   넌 어린애들 장난감 보트 놀이 하다가 끝이 날 것이다.
■ Mfumbata moshi.
   연기 잡기.



6.19 해악, 불선(Evil)

이 속담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중국 성어로 잘 표현될 수 있겠다. 항상 자신이 처한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또 설혹 아주 좋더라도 그러한 일은 언제든지 바뀌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나아가 너에게는 의미 없고 쓸데없는 것 혹은 오히려 나쁜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줌으로써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Asiyataka kukusaidia kubeba hukwambia bwaga.
너를 돕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너의 짐을 들어준다면 그것은 너의 짐이 내동댕이쳐질 것을 의미한다. 도와주지는 못하면서 오히려 해코지를 한다.
■ Kiwi cha yule, ni chema cha yule ; hata ulimwengu wishe.
   한 사람에게는 나쁜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 Kilo sumu kwako ni dawa kwa mwenzio.
   너에게는 독인 것이 너의 상대에게는 약이 될 수 있다.
■ Kizuri kwako, kibaya kwa mwenzako.
   너에는 좋은 것이 너의 친구에게는 나쁜 것일 수 있다.  
■ Rusha ni adui ya haki.
   뇌물은 정의의 적이다.



6.20 최선책, 귀중함(Excellence)

우리 속담 중에 '겨울이 되어야 솔이 푸른 줄 안다'는 속담이 이와 유사한 뜻을 지니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겨울이 없기 때문에 눈이나 추위와 관련된 속담이 없다. 따라서 어떤 물건이나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그것 또는 그가 위기에 처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할 때 그 위기 상황으로 겨울의 추위를 상정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도 농사는 지었기 때문에 괭이의 유용성을 평가할 수 있는 곳은 밭이라는 것이라는 비유를 통해 같은 교훈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속담은 어떤 물건 등을 제 용도에 어울리지 않게 사용하는 경우 혹은 그물건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되는 경우 등을 의미 할 때 쓰인다. 우리속담에 비슷한 것으로 '개발에 편자' 등이 있다. 아프리카는 역시 아프리카답게 그 지역 특산물인 상아를 등장시켜 속담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 속담의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라는 속담과 비슷하다. 앞에서도 말했던 것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속담은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는 것은 그 주제를 표현해 내는 그릇인 형식이라고 하겠다. 언어는 그 나라나 민족의 특수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일종의 색인이기 때문이다.

비용을 조금 아끼려다 일이 잘못되어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된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속담은 그러한 실수에 대한 경각심을 북돋워 주는 역할을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고 어떤 일이든지 정직한 노력을 쏟아 부어 그에 합당한 결과를 받고 그에 승복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 Imara ya jembe kaingoje shamba.
   괭이의 단단함은 정원에 가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 Jino la pembe si ya pengo.
   상아는 마지막 이빨이 벌어진 틈에 대한 치료법이 되지 못한다.
■ Wanja wa manga si dawa ya chongo.
   물감은 외눈에 대한 치료법이 아니다.
■ Paka hashiba kwa wali, matilabae ni panya.
   고양이는 쌀에 만족하지 않는다. 쥐가 그것에 대한 더 나은 대답이다.
■ Paka hakuti kwa wali, martaba yake panya.
   고양이가 원하는 것은 쥐지 쌀이 아니다.
■ Rahisi inavunja upishi.
   싸게 하려다 요리를 망친다.
■ Rahisi siku zote haifiki.
   쉬운 일이 언제나 있는 것은 아니다.



6.21 경험(Experience)

아프리카인들은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못지 않게 연장자를 존중하고 그들의 지혜에 따르도록 한다. 아프리카에서 연장자들이 존경을 받는 이유는 단지 그들이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나이만큼 축적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인들에게 있어서 경험은 지식의 원천이자 권위의 근거이다. 경험을 통해 얻어진 지식은 갖가지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하고, 생존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힘든 시행착오를 거쳐 경험적 지혜를 터득한 연장자들은 공동체에서 지도자의 지위를 갖게 된다. 즉, 아프리카 사회에서 경험은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쓰이는 규범적, 윤리적 가치에 권위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경험을 통해 얻은 산지식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어느 나라의 경우에서도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사고방식이지만, 아프리카인들이 경험을 얻는 방법은 곤충, 물, 집의 구조 등 그들의 삶의 터전과 방식과 조응하면서 독특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 kitanda usichokilala, hujui kunguni wake  
   자보지 않은 침대에 있는 벌레들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 Adhabu ya kaburi hujua maiti.
   무덤의 벌은 시체만이 안다. 죽어봐야 저승도 안다
■ Asiyejua faida ya mwangaza aingie gizani
빛이 주는 이익을 알지 못하는 자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게 하라. 자기가 갖고 있는 좋은 것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반대의 나쁜 것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는 뜻
■ Atangaye sana na jua, hujua
   낮 동안 많이 돌아다녀 본 자가 안다. 많은 경험을 하면 많은 지식을 얻게 된다
■ Uzoefu ndio mama wa maarifa
   경험은 지식의 어머니이다
■ Kupotea njia ndiko kujua njia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 길을 아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옳은 방법을 알게 된다는 뜻,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재난으로부터 뜻밖의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 Njia ya siku zote haina alama
매일 매일의 모든 길은 표시를 갖고 있지 않다. 앞일을 미리 알 수는 없지만 경험이 많으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는 뜻.
■ Maji usiyoyafika hujui wingi wake
너는 네가 가보지 못한 곳의 물의 양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자기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는 뜻
■ Nilale usiku chumbani, nikajua tundu paani
나에게 그 방에서 하룻밤만 자게 해보면 지붕에 있는 구멍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뜻.
■ Nyumba usiyolala ndani huijui ila yake
   네가 자보지 않은 집의 결점은 알지 못한다.
■ Nyumba usimolala hujui kama inavuja
   네가 자보지 않은 집이 새는지를 알 수 없다. 외양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
■ Tamu ya muwa aijua muonja
   설탕의 달콤함은 맛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
■ Kuishi kwingi kuona mengi
   오래 사는 것이 많이 보는 것이다.
■ Chiriku mzee hakamatwi na makapi
   늙은 새는 덫에 잡히지 않는다
■ Mpofuka ukongweni, hapotewi na njia
   나이 많은 장님은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 Ng'ombe hajui thamani ya mkia wake mpaka umekatwa
   소는 꼬리가 잘리기 전까지는 그것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6.22 운명(Fate)

아프리카인들은 운명에 대해 대부분 순응적인 태도를 보인다. 오랜 시간동안 자연의 힘을 경험적으로 터득한 이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로운 대처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순환적인 자연의 흐름을 통해 생명과 가치를 갖고 있는 것들은 언젠가는 소멸하기 마련이라는 교훈을 간직하고 있다. 이와는 다른 맥락에서 “모든 문에는 열쇠가 있다”식의 비유를 통해 모든 문제에는 그에 맞는 해결책이 존재하며,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동반자가 있다는 적극적인 운명의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 Ajali haibishi hodi
   사고는 미리 노크하고 찾아오지 않는다.
■ Ajali haina kinga
   운명은 막을 수 없다. 불행한 일이나 사고를 당한 사람을 위로할 때 쓰인다.
■ Agali haina kinga likufikalo shukuru
   죽음은 막을 수 없다, 만약 죽음이 찾아오면 고마워해라.
■ Amekipanda chombo mwamba
   그의 배는 벼랑 위에 올려졌다.
■ La kuvunda halina rubani
   망가진 배에는 항해사가 필요 없다
■ Chombo cha kuzama hakina usukani
   가라앉는 배에는 조향장치가 필요 없다
■ La kuvunda halina ubani
   썩은 것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 Mja hafuti landishiwelo
   죽을 운명에 있는 사람은 저승의 명단에서 지워질 수 없다
■ Tbibu hazuii ajali
   의사는 죽음을 멈추게 할 수 없다
■ Chema hakidumu
   좋은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 Chema duniani hakina maisha
   이 세상의 좋은 것은 오래 가지 않는다.
■ Kila mlango una ufunguo wake
   모든 문은 열쇠를 갖고 있다
■ Kila mtu na mtuwe
   모든 사람은 자신의 사람(친구)를 갖고 있다



6.23 두려움(Fear)

자칼이 덤벼들거들랑 하이에나를 보여주고, 하이에나가 덤벼들거들랑 사자를 보여주고, 사자가 덤벼들거들랑 사냥꾼을 보여주고, 사냥꾼이 덤벼들거들랑 뱀을 보여주고, 뱀이 덤벼들거들랑 막대기를 보여주고, 막대기가 덤벼들거들랑 불을 보여주고, 불이 덤벼들거들랑 강물을 보여주고, 강물이 덤벼들거들랑 바람을 보여주고, 바람이 덤벼들거들랑 신을 보여주어야지. [덤벼들거들랑] 전문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프리카인들은 두려움에 대한 인식과 대응에 있어서 힘을 피하고자 하는 것이지 그 힘과 대결하여 이기려고 하거나 정복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프리카인들의 두려움에 관한 속담들은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라는 한국 속담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점은 우선, 비슷한 수의 속담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특히 뱀과 관련된 그들의 속담은 매우 다양하다. 아프리카 인들의 생활에 있어서 뱀은 무척이나 두려운 존재이며, 그래서 항상 경계의 대상이고 그 심정이 이렇게 다양한 속담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인들에게 악어, 뱀 등의 동물은 그들의 몸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적(敵)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인들은 그들에 대해 경계의 마음은 있을지언정 적대의 마음은 없다. 두렵고 피해야 하는 대상이지(그러면서 공존하는), 포획하고 훈련을 시킬 수 있는 대상은 아닌 것이다. 무자비한 포획으로 따로 법을 만들고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동물'을 보호해야만 하는 '현대화'된 지역과는 사뭇 대조적인 관점이 아프리카에 있는 것이다.

두려움을 하나의 상처로 이해하고, 그 상처는 결코 완전하게 치유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관습을 주목해 볼 만하다. 두려움에 관련된 그들의 속담 중 상당수는 '두려움의 상처는 치유되는 않는다'는 일관된 내용을 담고 있다. 언제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생활을 살아가는 아프리카 인들에게 갖가지 두려움들은 평생 유의해야할 일종의 상처로 남을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상처처럼 남은 그 기억으로 자신들의 생명을 보다 현명하게 유지해 나갔던 것이다. 아프리카 인들의 이와 같은 사고는 그들의 역사 속에 상처로 기억된 '식민지사'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너무도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식민지 경험은 그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을 것이며, 그들은 언제든지 그 기억을 떠올리며 경계의 자세를 취할 것이다. 오늘날 아프리카가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 원인에 대한 연구에는 이와 같은 아프리카 인들만의 사고 구조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역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 Mguu ulioumwa na nyoka hawishi woga : hata ukiona kamba hudhania ni nyoka.
   뱀에게 다리를 물린 사람은 항상 그것을 두려워하며, 심지어 줄을 보아도 뱀이라 여기게 된다.
■ Mwenye kuumwa na nyoka akiona jani hustuka.
   뱀에 물려본 사람은, 나뭇잎만 보아도 깜짝 놀란다.
■ Mwenye kuumwa na nyoka, akiona ung'ongo hujituka.
   뜨거운 것에 데인 고양이는 찬 물도 두려워한다.
■ Mtafunwa na nyoka akiona ung'ongo(au ukuti) hushtuka.
   덫에 걸려본 새는 모든 숲을 두려워한다.
■ Mwenye kovu usidhani kapoa.
   상처가 있는 사람은, 그가 완전히 나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Mwenye khovu simuhasibu mepoa.
   상처가 있는 사람에 대해, 나는 그가 완전히 치료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Mwenye kovu haliwai na kidonda.
   상처가 있는 사람은 그 고통을 잊지 못한다.



6.24 어리석음과 지혜(Foolishness/Wisdom)


■ Kuchinja mbuzi kwa ajili ya kinofu.
   한 조각의 고기를 위해 염소를 도살한다.
■ Kuzimisha moto kwa mafuta wilaya.
   기름으로 불을 끈다.
■ Kuuza kapu kwa miwaa.
   야자 나뭇잎을 얻기 위해 야자 나뭇잎으로 만든 바구니를 판다.
■ Chumvi sileteni baharini.
   바다에 갈 때, 소금은 안 가져가도 된다.



'어리석음'에 관한 첫 번째 속담들은 절대 낭비를 하지 않고, 매우 '합리적인' 생활 태도를 지니고 있는 아프리카 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선 아프리카 인들은 아주 중요한 생활 양식(糧食)인 염소를 절대로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여느 사람들과 같이 단지 쇠뿔이나 고기 한 점을 위해 소를 잡지는 않는다. 그것은 그들에게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다. 또한 염소는 그들에게 아주 소중한 동물이므로, 단지 육즙의 헐값에 교환하는 것도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다.

  그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야자나무'에 관련된 일에서도 그들은 합리적인 사고를 지혜롭다고 여긴다. 작은 것을 얻기 위해 보다 큰 것을 소비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을 아프리카인들 역시 생활 속의 지혜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일상 생활에서 빈도 높게 사용되는 '불 난 집에 부채질한다'라는 속담 역시 아프리카인들 사이에서도 쓰이는 속담이다. 즉, 위의 속담들은 아프리카 인들이 지니고 있는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 사람들과 비슷한 특성, 즉 그들 삶의 보편성을 보여주는 속담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 인들이 생각하는 지혜는 다른 사회에서도 충분히 통하고 있는 지혜인 것이다.  


■ Akili ni mali.(Akili yapita mali.)
   지혜는 재산이다.
■ Akili ni bora kuliko mali.
   지혜는 재산보다 더 낫다.



'지혜'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도리나 선악 따위를 잘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슬기.'이다. 한마디로 지혜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잘 분별하고 슬기롭게 대처해 가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논어(論語)에 나오는 지자불혹(知者不惑), '지혜는 항상 부와 똑같다.(Wisdom is a treasure for all time)'라는 일본 속담이 보여주듯, '지혜'는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가운데 매우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역시 지혜는 물질적인 풍요와 똑같거나, 그 이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음을 속담을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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