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사회조직을 이해하는 핵심은 사회적 집단(social groupings)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개인은 매일 매일의 생활속에서 중복되어 집단에 소속된다고 볼 수 있는데 정리하여 본다면 첫 번째가 가족이나 동족, 씨족을 포함하는 친족집단이다. 두 번째는 비 친족 집단인 연령집단, 비의결사, 통과의례, 기술조합 같은 단체들이다. 셋째는 주거하는 지역에 따른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1. 친족(kinship)
1.1 친족집단의 조직과 기능
친족관계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결혼이란 당사자간의 문제가 아니라 신랑의 가족과 신부의 가족, 또는 두 친족집단간의 문제이고 이들간의 상관관계를 의미하고 있다. 이미 모든 사회들이 일정한 범위의 근친들간에는 결혼 및 성관계를 금하는 근친상간금혼제도의 관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바꾸어 말한다면 이것은 사람들이 자기의 친족집단이라고 간주하는 집단의 밖으로 혼인하는 관습, 즉 족외혼의 관습이다.
이 족외혼(exogamy)은 하나의 출계집단을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족내혼(endogamy)의 관습을 취한다면 친족집단은 생기지 않을 것이며 계보를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무질서 할 것이다.
출계를 단계로 따졌을 때 이러한 단계집단(單系集團 ; unilineal descent group)은 그 결합의 범위에 따라 동족(同族 ; lineage), 씨족(氏族 ; clan), 그리고 포족(胞族 ; phratry)으로 나눌 수 있다.
동족은 어느 일정한 지역에 모여 살고 일상생활에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는 집단을 좁은 의미에서 부르는 것이다. 이 집단은 일반적으로 같은 조상의 단계자손들로 이루어진 지역적인 집단이며 하나의 협동집단이기도 하다.
☞ 우리나라의 집성촌, 큰 의미에서의 한민족
씨족은 하나의 족보, 또는 파보를 형성할 정도의 규모로 여러지역에 흩어져 있는 동족들이 공통의 조상을 중심으로 결합된 것을 말한다. 이 씨족의 성원들간에는 주의깊게 족보상의 계보를 따져보지 않는 이상 서로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그들도 단지 같은 조상이라는 점만은 분명히 믿고 있다. 이 씨족은 보통 토템(totem)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동성동본도 이 씨족의 범위에 들어간다.
포족은 몇 개의 씨족이 결합되어 된 것이다. 포족의 구성단위인 씨족들은 분명한 실제인물로서의 공동조상을 갖지는 않지만 막연하게나마 과거에 어떤 식으로든지 친족관련이 있었다고 믿고 있어서 서로간에 혼인하지 않는 풍습이 있다. 즉 포족도 하나의 족외혼 단위로 기능하게 된다. 이렇게 출계를 단계로 따진 단계집단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능적 이점이 있다.
첫째, 결혼을 규제하는 족외혼율은 집단의 단합과 안전을 보장한다.
단계친족집단의 성원들은 대부분 자기 집단의 사람들과 결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는 구성원들간에 일어날 수도 있는 성적인 경쟁관계를 일단 배제함으로서 집단의 응집력을 높이고 단합을 증진하는 하나의 자기방어적인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결과적으로 다른 집단과의 인척관계를 맺게 함으로서 동맹관계(marital alliance)를 넓힐 수 있다.
둘째, 경제적인 협동체로서 기능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규모가 작고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모여 살고 있는 친족원들로 구성된 출계집단에서 더욱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데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상호부조하고 어떤 위기에 직면했을 때 모든 성원들이 한몸이 되어 돕는다.
셋째, 정치적인 기능체로 작용한다.
동족이나 씨족의 구성원들은 자기 친족원이 관련된 분쟁이나 법률적인 문제에서 흔히 친족원의 편을 든다. 친족집단의 우두머리나 장로는 공동소유의 토지를 누가 경작할 것인지 결정하고 집단내부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한다. 또한 친족집단간의 분쟁에서 대표자로서 전쟁을 수행하고 중재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로서 많은 소규모의 단순사회들에서 전쟁은 주로 단계친족집단 단위로 일어난다. 하나의 사건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친족집단들간의 문제이고 행동의 단위가 바로 친족집단이라는 점이다. 개인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우선 그가 의지하고 원조를 청하는 곳은 그가 소속한 친족집단이다.
넷째, 종교적인 기능체이다.
조상신들을 포함하여 독자적이고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가지고 이들에게 집단의 수호을 기구하기도 하고 독자적인 목적을 위해 초자연적인 세계를 통제하려는 종교적인 관습을 가지고 있다.
☞ 우리나라의 부계친족집단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제사집단
☞ 서부 아프리카의 탈렌시(Tallensi)족 : 조상제사 풍습. 출계집단에 기초한 하나의 종교.
1.2. 아프리카의 친족(kinship)
유럽과 미국의 조상들은 그들의 혈통을 단일혈통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그들은 가족 양측의 남성과 여성 모두를 통해서 그들 자신의 혈통을 쌍무적으로 계승한다고 생각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프리카 사회는 약 88%가 단일혈통을 따르고 있다. 그 중 뉘르(Nuer)족과 같은 부계혈통은 74%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모계혈통은 단지 약 24%정도로 남부와 중부 아프리카의 접점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수쿠(Suku)족, 통가(Tonga)족 그리고 벰바(Bemba)족은 대표적인 모계혈통집단이다.
단일혈통의 규칙에 의해 생겨난 집단을 보퉁 씨족(clans)이라 부르며 씨족에서 분화된 것을 가계·혈통(lineages)이라고 부른다. 씨족과 가계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집단들이다. 씨족과 가계는 개인보다는 결국 이러한 조직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 대해 법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법인집단(corporate groups)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개인들이 토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할 지라도 그들이 씨족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에게 땅을 처분할 권리는 제한된다.
씨족의 전설과 신화는 역사의 중요한 자료이다. 그리고 씨족 조상들은 현재 살아있는 구성원들의 일상의 행동과 밀접하게 관련된 영혼의 신, 살아있는 사자(living dead)로서 존재할 것이다. 씨족 조상들은 현존하는 사람들에게 사후에도 중요한 존재로서 실존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씨족 구성원들은 위기나 필요한 의식에서 서로 돕는다. 결국 씨족은 궁극적인 관련집단이다. 그것은 개인의 정체성, 명성, 그리고 자부심이다. 한 아프리카인은 "만약 내가 매우 오랜 길을 걸어서 지쳐 더 걸을 수 없다면 나는 지쳐 쓰러질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내 씨족의 이름을 말한다면 나는 일어나 걸을 것이다"라고 개인에 대한 씨족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는 그의 씨족이 그의 피곤함보다 더 중요하고 그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며 그의 씨족에 대한 기억이 그를 지탱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즉 씨족은 개인에게 물질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지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깊은 친족감은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아프리카 생활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친족관계는 혈연관계와 결혼관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친족관계는 한 공동체 안에 있는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를 통어하며 결혼관습과 규례도 이 친족관계가 다스린다. 또한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태도로 대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도 이 친족관계가 결정한다. 사실 이 친족감은 '부족'의 전체삶을 한데 묶어 놓는 것일 뿐만 아니라 '토템(totem)'의 체계를 통하여 동물, 식물, 생명 없는 물건들에게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씨족은 대체로 토템을 통하여 구별한다. 즉 각 씨족은 동물이나 식물, 돌이나 광물 등의 어떤 것을 그 씨족의 토템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씨족의 구성원들은 자기들의 토템은 절대로 살해하거나 먹지 않는다. 토템은 일체성, 친족, 소속감, 연대감, 공동의 친화감을 가시적으로 나타낸 상징이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와 관련된 거의 모든 개념들은 친족관계의 체계를 통해서 이해될 수도 있고 해석될 수도 있다. 친족관계는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의 행동과 사유 및 삶 전체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족체계는 죽은 사람과 장차 태어날 사람들을 포함하여 수직적으로 확대된다. 많은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그들 가계의 족보(the genealogies of descent)를 공부하는 것이 전통적인 교육의 일부가 되고 있다. 족보는 심원한 역사적인 소속감, 깊은 뿌리를 지니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이 족보를 계승 확대해야 하겠다는 거룩한 의무감을 가지도록 한다. 족보를 통하여 현재에 살고 있는 개인들은 과거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과 굳은 연계를 갖게 된다. 그러므로 족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그 존재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근거인 과거를 향하도록 하는 거룩한 수단이다.
족보를 통하여 과거에 살고 있는 사람과 현재에 있는 사람은 인간의 삶이 지니고 있는 무시간적인 리듬 속에서 '동시대적(同時代的)'이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회에서는 족보를 통하여 신화적인 '최초'의 인간, 혹은 국가적인 영웅에까지 소급해 올라감으로서 사람들로 하여금 긍지와 만족감을 지니게 하기도 한다.
친족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서를 규정하고 있다.
Radcliffe-Brown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친족의 일상적인 모습중의 하나는 집단이 될 수 있는 한 사람의 다양한 친족들이 관계하는 어떤 범주의 인식이다. 권리와 의무 그리고 행동양식등 한 사람과 그의 친족과의 실제적인 사회적 관계는 친족이 속한 범주에 의해 정해진다. 친족의 명명법은 보통 이런 범주들을 만들고 이해하는 수단으로서 사용되어진다. 그러므로 친족은 부모와 아이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를 인식함으로서 생겨나는 것이다. 이 관계는 육체적인 관계와 같은 것은 아니고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Fortes 와 Evans-Prichard가 편집한 African Political Systems이란 책에서 친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큰 사회적 정치적 단위는 친족에 의해 결합된 소규모의 단위를 포함한다. 그리하여 정치적 관계는 경계가 나누어지지 않고 친족관계와 완전히 일치한다. 정치구조와 친족조직은 완전히 융화되어 있다.
Richards, A. I. 는 중앙집권화된 정치권력을 갖지 못한 사회에서는 일종의 '지배씨족(dominant clans)'에 의해 통치된다고 지적했다.
☞ 우리에게 알려진 대부분의 전통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권력(authority)은 특별한 출계(decent line)를 따라 이어진다. 분열된 사회에서는 지배씨족(dominant clans), 귀족혈통, 또는 토지 소유자에 따라 이어진다. 이들 특권화된 출계집단은 평민 뿐만 아니라 귀족들에게 사회적 구조의 한 부분을 구성한다. 출계와 친족에 따라 그들의 삶과 정착양식이 결정된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회에서 친족제도는 개인의 권리, 의무, 주거율, 결혼, 상속과 승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친족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모체이며 사회분야는 친족 분파에 의해 만들어지고 강조되어진다.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친족은 어떤 개인에게 어떤 권리를 주고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불균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권력에서도 같다고 볼 수 있다.
☞ 아샨티(Ashanti)족 : 아이들은 그 지위가 모계혈통을 따라 승계 된다. 그러나 왕족은 부계혈통을 따른다.
사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회에서 상속은 간단하다. 왜냐하면 경제환경으로 인해 축적된 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 동부 나이지리아의 야코(Yak )족 : 상속의 형태가 부계와 모계 모두를 따른다. 주거지, 경작을 위한 토지, 과일의 첫 수확과 관련된 의례행사, 그리고 중요한 임산자원은 부계를 따라 상속된다. 그러나 화폐나 가축, 그리고 출산에 관련된 의례행사는 모계에 따라 승계 된다. 즉 부동산은 아버지에서 아이로, 동산은 어머니에서 아이로 상속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친족의 강조는 호칭에 있어서도 확대발전되어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형제들에게 사용되는 용어를 다른 친척들에게 확대시켜 사용함으로서 형제를 창출하고 만드는 효과를 갖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는 "형제", "자매"라고 부르는 용어는 우리가 "사촌"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도 사용됨을 의미한다. 물론 개인들은 영어화자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통해서 관계된 사촌과 자기 아버지를 통해 관계된 사촌의 차이를 알고 있는 것처럼 진짜 형제와 아버지의 형제의 아들과의 차이점을 알고 있다.
아프리카의 전통적 관습은 그런 용어가 다른 친척들에게 확대되었기 때문에 형제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제도는 그것이 모든 개인에게 근원적인 혈족관계를 제공하기 때문에 주목할 가치가 있으며 개인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사용되는 고립용어형태와는 반대로 밀접한 협동에 의존하는 사회에서 그것은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종종 친족용어는 비친족들에게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관계가 매우 친근하고 깊다는 것을 나타낸다. 비록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할지라도 나이든 노인을 "할아버지"라고 호칭하고 동료를 "형제자매"라고 부른다.
1. 친족(kinship)
1.1 친족집단의 조직과 기능
친족관계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결혼이란 당사자간의 문제가 아니라 신랑의 가족과 신부의 가족, 또는 두 친족집단간의 문제이고 이들간의 상관관계를 의미하고 있다. 이미 모든 사회들이 일정한 범위의 근친들간에는 결혼 및 성관계를 금하는 근친상간금혼제도의 관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바꾸어 말한다면 이것은 사람들이 자기의 친족집단이라고 간주하는 집단의 밖으로 혼인하는 관습, 즉 족외혼의 관습이다.
이 족외혼(exogamy)은 하나의 출계집단을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족내혼(endogamy)의 관습을 취한다면 친족집단은 생기지 않을 것이며 계보를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무질서 할 것이다.
출계를 단계로 따졌을 때 이러한 단계집단(單系集團 ; unilineal descent group)은 그 결합의 범위에 따라 동족(同族 ; lineage), 씨족(氏族 ; clan), 그리고 포족(胞族 ; phratry)으로 나눌 수 있다.
동족은 어느 일정한 지역에 모여 살고 일상생활에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는 집단을 좁은 의미에서 부르는 것이다. 이 집단은 일반적으로 같은 조상의 단계자손들로 이루어진 지역적인 집단이며 하나의 협동집단이기도 하다.
☞ 우리나라의 집성촌, 큰 의미에서의 한민족
씨족은 하나의 족보, 또는 파보를 형성할 정도의 규모로 여러지역에 흩어져 있는 동족들이 공통의 조상을 중심으로 결합된 것을 말한다. 이 씨족의 성원들간에는 주의깊게 족보상의 계보를 따져보지 않는 이상 서로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그들도 단지 같은 조상이라는 점만은 분명히 믿고 있다. 이 씨족은 보통 토템(totem)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동성동본도 이 씨족의 범위에 들어간다.
포족은 몇 개의 씨족이 결합되어 된 것이다. 포족의 구성단위인 씨족들은 분명한 실제인물로서의 공동조상을 갖지는 않지만 막연하게나마 과거에 어떤 식으로든지 친족관련이 있었다고 믿고 있어서 서로간에 혼인하지 않는 풍습이 있다. 즉 포족도 하나의 족외혼 단위로 기능하게 된다. 이렇게 출계를 단계로 따진 단계집단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능적 이점이 있다.
첫째, 결혼을 규제하는 족외혼율은 집단의 단합과 안전을 보장한다.
단계친족집단의 성원들은 대부분 자기 집단의 사람들과 결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는 구성원들간에 일어날 수도 있는 성적인 경쟁관계를 일단 배제함으로서 집단의 응집력을 높이고 단합을 증진하는 하나의 자기방어적인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결과적으로 다른 집단과의 인척관계를 맺게 함으로서 동맹관계(marital alliance)를 넓힐 수 있다.
둘째, 경제적인 협동체로서 기능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규모가 작고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모여 살고 있는 친족원들로 구성된 출계집단에서 더욱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데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상호부조하고 어떤 위기에 직면했을 때 모든 성원들이 한몸이 되어 돕는다.
셋째, 정치적인 기능체로 작용한다.
동족이나 씨족의 구성원들은 자기 친족원이 관련된 분쟁이나 법률적인 문제에서 흔히 친족원의 편을 든다. 친족집단의 우두머리나 장로는 공동소유의 토지를 누가 경작할 것인지 결정하고 집단내부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한다. 또한 친족집단간의 분쟁에서 대표자로서 전쟁을 수행하고 중재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로서 많은 소규모의 단순사회들에서 전쟁은 주로 단계친족집단 단위로 일어난다. 하나의 사건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친족집단들간의 문제이고 행동의 단위가 바로 친족집단이라는 점이다. 개인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우선 그가 의지하고 원조를 청하는 곳은 그가 소속한 친족집단이다.
넷째, 종교적인 기능체이다.
조상신들을 포함하여 독자적이고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가지고 이들에게 집단의 수호을 기구하기도 하고 독자적인 목적을 위해 초자연적인 세계를 통제하려는 종교적인 관습을 가지고 있다.
☞ 우리나라의 부계친족집단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제사집단
☞ 서부 아프리카의 탈렌시(Tallensi)족 : 조상제사 풍습. 출계집단에 기초한 하나의 종교.
1.2. 아프리카의 친족(kinship)
유럽과 미국의 조상들은 그들의 혈통을 단일혈통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그들은 가족 양측의 남성과 여성 모두를 통해서 그들 자신의 혈통을 쌍무적으로 계승한다고 생각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프리카 사회는 약 88%가 단일혈통을 따르고 있다. 그 중 뉘르(Nuer)족과 같은 부계혈통은 74%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모계혈통은 단지 약 24%정도로 남부와 중부 아프리카의 접점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수쿠(Suku)족, 통가(Tonga)족 그리고 벰바(Bemba)족은 대표적인 모계혈통집단이다.
단일혈통의 규칙에 의해 생겨난 집단을 보퉁 씨족(clans)이라 부르며 씨족에서 분화된 것을 가계·혈통(lineages)이라고 부른다. 씨족과 가계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집단들이다. 씨족과 가계는 개인보다는 결국 이러한 조직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 대해 법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법인집단(corporate groups)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개인들이 토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할 지라도 그들이 씨족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에게 땅을 처분할 권리는 제한된다.
씨족의 전설과 신화는 역사의 중요한 자료이다. 그리고 씨족 조상들은 현재 살아있는 구성원들의 일상의 행동과 밀접하게 관련된 영혼의 신, 살아있는 사자(living dead)로서 존재할 것이다. 씨족 조상들은 현존하는 사람들에게 사후에도 중요한 존재로서 실존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씨족 구성원들은 위기나 필요한 의식에서 서로 돕는다. 결국 씨족은 궁극적인 관련집단이다. 그것은 개인의 정체성, 명성, 그리고 자부심이다. 한 아프리카인은 "만약 내가 매우 오랜 길을 걸어서 지쳐 더 걸을 수 없다면 나는 지쳐 쓰러질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내 씨족의 이름을 말한다면 나는 일어나 걸을 것이다"라고 개인에 대한 씨족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는 그의 씨족이 그의 피곤함보다 더 중요하고 그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며 그의 씨족에 대한 기억이 그를 지탱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즉 씨족은 개인에게 물질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지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깊은 친족감은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아프리카 생활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친족관계는 혈연관계와 결혼관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친족관계는 한 공동체 안에 있는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를 통어하며 결혼관습과 규례도 이 친족관계가 다스린다. 또한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태도로 대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도 이 친족관계가 결정한다. 사실 이 친족감은 '부족'의 전체삶을 한데 묶어 놓는 것일 뿐만 아니라 '토템(totem)'의 체계를 통하여 동물, 식물, 생명 없는 물건들에게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씨족은 대체로 토템을 통하여 구별한다. 즉 각 씨족은 동물이나 식물, 돌이나 광물 등의 어떤 것을 그 씨족의 토템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씨족의 구성원들은 자기들의 토템은 절대로 살해하거나 먹지 않는다. 토템은 일체성, 친족, 소속감, 연대감, 공동의 친화감을 가시적으로 나타낸 상징이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와 관련된 거의 모든 개념들은 친족관계의 체계를 통해서 이해될 수도 있고 해석될 수도 있다. 친족관계는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의 행동과 사유 및 삶 전체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족체계는 죽은 사람과 장차 태어날 사람들을 포함하여 수직적으로 확대된다. 많은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그들 가계의 족보(the genealogies of descent)를 공부하는 것이 전통적인 교육의 일부가 되고 있다. 족보는 심원한 역사적인 소속감, 깊은 뿌리를 지니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이 족보를 계승 확대해야 하겠다는 거룩한 의무감을 가지도록 한다. 족보를 통하여 현재에 살고 있는 개인들은 과거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과 굳은 연계를 갖게 된다. 그러므로 족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그 존재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근거인 과거를 향하도록 하는 거룩한 수단이다.
족보를 통하여 과거에 살고 있는 사람과 현재에 있는 사람은 인간의 삶이 지니고 있는 무시간적인 리듬 속에서 '동시대적(同時代的)'이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회에서는 족보를 통하여 신화적인 '최초'의 인간, 혹은 국가적인 영웅에까지 소급해 올라감으로서 사람들로 하여금 긍지와 만족감을 지니게 하기도 한다.
친족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서를 규정하고 있다.
Radcliffe-Brown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친족의 일상적인 모습중의 하나는 집단이 될 수 있는 한 사람의 다양한 친족들이 관계하는 어떤 범주의 인식이다. 권리와 의무 그리고 행동양식등 한 사람과 그의 친족과의 실제적인 사회적 관계는 친족이 속한 범주에 의해 정해진다. 친족의 명명법은 보통 이런 범주들을 만들고 이해하는 수단으로서 사용되어진다. 그러므로 친족은 부모와 아이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를 인식함으로서 생겨나는 것이다. 이 관계는 육체적인 관계와 같은 것은 아니고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Fortes 와 Evans-Prichard가 편집한 African Political Systems이란 책에서 친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큰 사회적 정치적 단위는 친족에 의해 결합된 소규모의 단위를 포함한다. 그리하여 정치적 관계는 경계가 나누어지지 않고 친족관계와 완전히 일치한다. 정치구조와 친족조직은 완전히 융화되어 있다.
Richards, A. I. 는 중앙집권화된 정치권력을 갖지 못한 사회에서는 일종의 '지배씨족(dominant clans)'에 의해 통치된다고 지적했다.
☞ 우리에게 알려진 대부분의 전통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권력(authority)은 특별한 출계(decent line)를 따라 이어진다. 분열된 사회에서는 지배씨족(dominant clans), 귀족혈통, 또는 토지 소유자에 따라 이어진다. 이들 특권화된 출계집단은 평민 뿐만 아니라 귀족들에게 사회적 구조의 한 부분을 구성한다. 출계와 친족에 따라 그들의 삶과 정착양식이 결정된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회에서 친족제도는 개인의 권리, 의무, 주거율, 결혼, 상속과 승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친족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모체이며 사회분야는 친족 분파에 의해 만들어지고 강조되어진다.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친족은 어떤 개인에게 어떤 권리를 주고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불균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권력에서도 같다고 볼 수 있다.
☞ 아샨티(Ashanti)족 : 아이들은 그 지위가 모계혈통을 따라 승계 된다. 그러나 왕족은 부계혈통을 따른다.
사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회에서 상속은 간단하다. 왜냐하면 경제환경으로 인해 축적된 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 동부 나이지리아의 야코(Yak )족 : 상속의 형태가 부계와 모계 모두를 따른다. 주거지, 경작을 위한 토지, 과일의 첫 수확과 관련된 의례행사, 그리고 중요한 임산자원은 부계를 따라 상속된다. 그러나 화폐나 가축, 그리고 출산에 관련된 의례행사는 모계에 따라 승계 된다. 즉 부동산은 아버지에서 아이로, 동산은 어머니에서 아이로 상속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친족의 강조는 호칭에 있어서도 확대발전되어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형제들에게 사용되는 용어를 다른 친척들에게 확대시켜 사용함으로서 형제를 창출하고 만드는 효과를 갖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는 "형제", "자매"라고 부르는 용어는 우리가 "사촌"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도 사용됨을 의미한다. 물론 개인들은 영어화자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통해서 관계된 사촌과 자기 아버지를 통해 관계된 사촌의 차이를 알고 있는 것처럼 진짜 형제와 아버지의 형제의 아들과의 차이점을 알고 있다.
아프리카의 전통적 관습은 그런 용어가 다른 친척들에게 확대되었기 때문에 형제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제도는 그것이 모든 개인에게 근원적인 혈족관계를 제공하기 때문에 주목할 가치가 있으며 개인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사용되는 고립용어형태와는 반대로 밀접한 협동에 의존하는 사회에서 그것은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종종 친족용어는 비친족들에게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관계가 매우 친근하고 깊다는 것을 나타낸다. 비록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할지라도 나이든 노인을 "할아버지"라고 호칭하고 동료를 "형제자매"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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