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200

아프리카 만들기

오리엔트는 서양의 눈에 비친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타자(他者)"라는 정의를 내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오리엔트에 대한 이 정의를 아프리카에 적용시켜 보려 합니다. 하나의 대상이 "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침묵과 복종을 필요로 합니다. 시몬느 드 보봐르의 말을 빌리면 존재란 "자기를 본질적인 것으로 주장하고 타자를 비본질적인 객체로 설정함으로써 자신을 확립시켜 나가려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데 서양이 스스로를 확립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서양에 대비시킬 수 있는 타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오리엔트와 아프리카는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주었습니다. 저명한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아프리카는 서양의 어두운 심성을 표현하는 것이라 했고 프란츠 파농은 흑인은 "외부세계에 의해 화석화된 인종"이라고 단언한 것..

수단 남부의 누바족

누바족은 수단의 남부 코르도판 지역에 위치한 Nuba 산맥의 원주민이라고 일컬어지며 주로 기독교와 정령 신앙을 숭배한다. 아랍어를 사용하는 바가라족과 젤라바족 등 다른 종족들이 그 지역을 차지한 이후, 비아랍계인 누바족은 누바 산맥에 거주하는 인구의 60%에만 이르게 되었다. 그 곳 사람들은 "누바"라는 말로 불려지기는 하지만, 단일한 누바 종족이란 없다. 그 대신, 그 용어는 같은 환경을 공유하고 주변 부족들과는 두드러지게 구별되는 사람들의 지역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많은 누바 부족들은 각각이 그 자체 언어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종족집단이 된다. 사실, 누바 산지에서는 거의 100개의 다른 방언들이 사용된다. 이것 때문에 한 공동체는 바로 이웃 공동체와도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다. 다행..

오리엔탈리즘과 상상의 공간 그리고 아프리카

오늘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아프리카"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워밍업에 들어가겠습니다.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미국의 문학 비평가인 에드워드 사이드가 쓴 책으로, 1978년에 출판한 이후 인문학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명저이지요. 국내에도 번역이 되어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프리카의 문화를 이야기하는데 『오리엔탈리즘』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문화의 다른 모습을 읽어 볼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때문입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리엔탈리즘』에서 사이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오리엔트'라는 개념이 사실은 얼마나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만들어져" 왔는지를 방대한 자료를..